여야 3당 원내대표들(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이 3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인터넷전문은행법,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에 대해 본회의에서 원만히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상임위별로 법안들에 대한 충분한 협의가 뒷받침되지 못해 본회의 처리가 어렵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노컷뉴스)
규제혁신 법안과 상가임대차호법안 등 민생법안들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데 실패하면서 정부 여당은 처리 실패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3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각 상임위별로 법안들에 대한 충분한 협의를 뒷받침 하지 않아 부득이 처리가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그 동안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완화법 등을 주문했지만, 결국 처리에 실패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집권 2기를 맞아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혁신성장에도 중점을 두며 규제혁신의 필요성을 언급해 왔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법은 문 대통령이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빅데이터 산업의 유기적 발전을 위해 보다 적극 대응하겠다"며 직접 언급하고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반대해 오던 서비스발전기본법, 인터넷전문은행법 등 규제관련 법안 통과로 무게추를 옮긴 것도 이같은 사정을 반영한 것이었다.
하지만 은산분리 원칙을 일부 완화하는 인터넷은행법의 경우 지금까지의 민주당이 지켜온 원칙을 허물어야 하는 터라 진보진영은 물론 당내 일부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야만 했다.
실제로 전날 있었던 민주당 정책의총에서 인터넷은행법 관련 당론을 모으는 데 실패했고, 규제프리존법 등도 소관 상임위에서 야당 뿐 아니라 여당 위원들의 반발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당내 반발까지 이는 민주당의 약한 고리를 이용해 협상 과정 내내 우위에 설 수 있었고, 거리를 좁히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내대표들이 30일 오후 합의처리 실패를 선언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민주당 내부 의견 정리가 안 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며 협상 과정 내내 민주당 내부 사정을 들기도 했다.
앞으로 여야는 9월에 관련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야 각 당과 민주당 내부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아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당장 '은산 분리 완화'와 관련해 당내 이견이 계속되고, 규제프리존법 관련 60여개에 이르는 특례들에 대해 입장 차를 좁혀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8월 국회에서 쟁점법안 처리가 무산됨에 따라 민주당 홍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또 한번의 상처를 얻게 됐다.
청와대 초청 5당원내대표 회동 이후 이뤄진 민생.규제개혁법안 처리에 발을 걷어 부치고 나섰지만 이마저도 불발에 그쳤기 때문이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이후에 일부 장관들에 대한 개각을 하려던 문 대통령을 설득해 협치내각을 구성하겠다며 개각시기를 늦췄지만, 야당의 반발과 외면속에 개각 시기만 늦췄다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이해찬 대표도 비록 당대표 당선 뒤 불과 며칠만에 접한 문제지만 여당인 민주당이 문 대통령의 규제혁신 행보와 발을 맞추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일정정도 짊어져야 하는 처지가 됐다.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의 처리 무산에 대해 범 여권을 분류되는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상가임대차보호법마저 처리가 불발되면서 자영업자의 한숨만 늘게 생겼다"며 "교섭단체 3당은 민생으로 거래하는 정치놀음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야당 뿐 아니라 민주당에도 책임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