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황천길 갈 거, 덕분에 이승에서 꾸역꾸역 살고 있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 3월, 도박으로 빚더미에 앉게 된 A씨는 넥타이에 목을 맸다.
30분쯤 지났을까.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이 그의 집을 찾아왔고, 덕분에 그는 현재 택시기사로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생명줄을 잡아준 이는 놀랍게도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커뮤니티 회원이었다.
신고자는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A씨의 자살예고 글을 발견 한 뒤 경찰에 신고했던 것.
1년 5개월이 지난 24일, A씨는 생명의 은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당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 글에는 그 당시 신고자가 올린 글도 캡처해 첨부했다.
첨부된 캡처 글은 신고자가 경찰에 신고한 뒤 이틀 후에 작성한 글로, A씨를 걱정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글이었다.
A 씨의 자살 예고 글을 접하고 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한 뒤 커뮤니티에 올린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글에서 신고자는 "자살 예고 글을 보고 수십 번을 망설였다. 괜히 나섰다가 출동할 경찰관이나 구급 대원분들의 헛걸음을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운을 뗐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신고를 한 이유는, 그런 불편함과 헛걸음의 사회적 비용이 님의 목숨보다는 아깝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세월호가 1000일이 지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건져졌다. 삶과 죽음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이 원했던 삶은 아주 대단한 삶이 아니라, 소박하고 행복한 보통의 삶이었을 거다"라며 인생의 의미를 되짚기도 했다.
그러면서 "인생을 살다 보면 기쁨과 좌절은 늘 공존하기 마련이다. 기쁨에 겸손하고 좌절에 용기를 내다보면, 한고비 한고비 넘어가지고 조금씩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라고 A씨의 삶을 응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가끔 진심 어린 호소를 통해 다른 분의 도움을 받고, 희망을 얘기하는 분들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처럼 기쁘곤 한다. 님께서도 꼭 새로운 희망의 주인공이 되시길 기원한다"고 끝맺었다.
A씨는 이 캡쳐본과 함께 "현재 한 달에 300만 원이 조금 안 되는 수입을 가지고 빚을 갚고, 남는 돈을 조금씩 모으며 살고 있다"며 도박을 끊었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러면서 "회원님 덕분에 황천길 갈 거 이승에서 꾸역꾸역 살고 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