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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전 靑실장 "이팔성 비망록, 정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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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뇌물 양복' 집무실에서 치수 쟀다" 폭로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 (사진=자료사진)

 

이명박(77) 전 대통령 비서 역할을 했던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검찰 조사에서 '이팔성 비망록' 내용이 정확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재판에서 드러났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관한 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 김 전 실장의 진술조서 내용이 공개됐다.

진술 내용을 공개한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실장에게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과 관련해 물었다. 비망록에는 2008년 2월23일 날짜로 '대통령 통의동 사무실에서 MB만남. 김희중 항상 고마웠음' 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면담 일정을 제가 잡아줬고 이 전 대통령을 기다리면서 저랑 대화를 나눴다"며 "이 전 회장으로부터 산업은행장과 국회의원을 희망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이어 "이 전 회장의 비망록 내용은 제가 아는 한 전부 정확하다"고 털어놨다.

김 전 실장은 이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을 위해 맞춤정장을 주문하고 치수를 재기 위해 집무실까지 찾아왔던 내용도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이팔성이 연락해 '정장 치수를 재러 언제 가면 좋겠나'고 물었다"며 "당시 서울 종로의 유명한 맞춤정장 가게 직원이 서울시장 집무실에 왔었다"고 진술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까지 산업은행 은행장이나 국회의원 공천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이 전 회장으로부터 19억여원을,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 대가로 2010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3억원 등을 뇌물로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맞춤양복 값 1230만원도 포함해서다.

이 전 회장은 수십억원 상당을 지원했지만 인사청탁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이 전 대통령 측을 '파렴치한 인간들'이라고 비망록에 표기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비망록에 인사 청탁을 목적으로 금품을 전달했다는 자세한 경위가 포함된 만큼 이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는 주요 증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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