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 상원 외교위 청문회 영상 캡쳐
북한이 여전히 플루토늄과 농축 우라늄 등 핵물질을 생산 중이라고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확인했다. 그러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북한이 '퇴보(walking back)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25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느냐는 민주당 에드 마키 상원의원의 질의에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그렇다...그들(북한)은 핵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답했다.
마키 의원이 이어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인가...북한의 핵무기와 핵시설에 대한 목록을 미국이 갖고 있는가"를 묻자, 폼페이오 장관은 "공개석상에서 답변할 수 없는 문제"라며 피해갔다.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느냐"는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공화)의 질문에 대해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공개된 청문회가 아닌) 다른 형식으로 말씀드리는게 좋겠다"고만 답변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청문회 답변과 태도로 미뤄보면 아직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본격적인 비핵화 조치에 들어갔다고 평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고 그 결과 수십년간 이어져왔던 북한의 도발이 중단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의 정의와 범위를 북한이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고 북한은 비핵화에 동의했다"며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의 범위에는 핵무기와 핵물질, 핵시설, 그리고 생화학 무기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에 들어간 것은 "진전된 조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해당 시험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계속 운용가능한 시설이었다"며 북핵 문제에 있어서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보다 더 진전됐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울러 "미군 전사자의 유해 송환은 물론 북한에서의 추가 유해 발굴 작업도 빠른 시일 내에 시작될 것으로 본다"며 낙관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이 여전히 핵물질을 생산하는 등 핵프로그램을 가동 중이지만 비핵화 협상은 계속 진전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이 협상에서 퇴보하고 있다(walking back)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기 힘들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의 협상을 설명하면서 대북제재 유지와 인내심 있는 외교(patient diplomacy)를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미국은 독자제재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를 계속 유지하면서 북한과의 협상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그는 그간 비핵화와 관련해 사용했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항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 그리고 '최종적이고 전적으로 검증된 비핵화(FFVD)'는 "정확히 같은 용어"라며 다른 점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CVID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가 끝나기까지 완수한다는 것이 여전한 목표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 "가능한 더 빨리 (하는 것이 목표)"라고 대답해,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가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언제쯤 구체적이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향해 움직일 것으로 보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그것은 언제가 될지는 가늠할 수 없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금까지 북한과의 협상 성과를 과대포장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할 일이 아주 많다"면서도 "우리는 상당기간 회담을 계속 이어갈 것을 자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