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게 갑시다'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왼쪽)과 세계캐롬연맹 바르키 회장이 15일 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대한당구연맹)
최근 중계권 등을 놓고 희대의 갈등 양상을 보였던 대한당구연맹과 세계캐롬연맹(UMB)이 손을 잡았다.
대한당구연맹(KBF)은 16일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한국 개최 국제당구대회 문제와 관련해 15일 밤 KBF 남삼현 회장과 UMB 파룩 엘 바르키 회장이 서울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만나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합의문에는 스포츠 당구의 미래를 위해 양 단체가 동등한 위치에서 모두의 이익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력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크게 세 가지 사안으로 다음과 같다.
▲KBF는 UMB의 정관과 각종 규정을 존중할 것이며 UMB의 회원국으로서 그 역할을 다할 것임을 확인한다. ▲ UMB는 정관과 각종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 KBF의 재정과 종목의 이익에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을 확인한다. ▲ 양 단체는 향후 어떠한 분쟁 상황에서도 신의 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해 협의할 것으로 확인한다.
남 회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어떠한 협의든 100% 만족스러우면 좋겠지만 우리나라와 세계 당구의 미래를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UMB와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바르키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11일 "UMB는 언제든 KBF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화해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초 두 단체는 국내에서 열리는 월드컵과 'LG U+ 3쿠션 마스터스' 등의 국제대회 중계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KBF는 지난 2015년 2월 빌리어즈TV와 3년 7억5000만 원의 중계권 계약을 맺었는데 연맹 주최의 국내 대회는 물론 10년 넘게 열린 UMB 주최의 국내 3쿠션 월드컵까지 대상이 됐다. 그러나 UMB가 코줌과 독점 콘텐츠 계약을 맺으면서 2016년 8월 구리 3쿠션 월드컵을 빌리어즈TV가 중계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지난해 12월 UMB가 이사회에서 코줌과 5년 독점 계약을 맺으면서 연맹과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남 회장도 이사회에 참석했지만 UMB는 만장일치로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KBF는 UMB가 사전 고지 없이 안건을 통과시켰다며 강경하게 맞섰다.
이에 KBF는 UMB가 11일부터 서울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개최한 '제 1회 3쿠션 당구 챌린지 월드 마스터즈 대회'에 국내 선수들의 출전을 불허했다. UMB가 'LG U+ 3쿠션 마스터스' 개최를 막은 데 대한 반발이었다. 이에 선수들은 피해를 호소하며 두 단체의 화해를 주장했다.
결국 두 단체가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KBF는 국내 국제초청대회에 대한 기존 권리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됐고, 그동안 UMB와 문제로 인해 정체됐던 각종 국제 사업들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