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금융감독현신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융권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언급하며 감독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독 역량을 '소비자 보호'에 집중하면서 금융회사들과의 전쟁을 불사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윤 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금융감독 혁신 과제'를 발표하며 이같은 금융 감독의 방향을 밝혔다.
다음은 기자들과 윤 원장의 일문일답이다.
▶경영실태 종합검사 부활한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명분과 당위성은?
= 감독과 검사 기능은 동전 앞뒷면 같다. 감독이란건 그 어떤 기본 방향과 틀 잡아나가는 것이고, 검사는 감독이 제대로 현장에서 시행이 됐는가 확인하는 절차다. 발표에서도 말했지만 확인 통해서 당사자들에게 잘 수행해나갈 수 있는 유인같은 것을 제공해줄 수 있다.
종합검사가 경우에 따라 금융회사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확인 절차 또는 감독의 마무리 차원에서 반드시 중요하다 말씀 드리겠다.
▶불완전 판매에 대해 금감원 내부적으로 방향 잡은 게 있나?= 불완전 판매는 여러 금융권에서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정 어떤 방법에 의한다기보다는 사전적인 소비자 보호장치의 틀을 만들고 그 다음에 사후적으로 소비자 보호장치의 틀을 만들고 그런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 쪽으로 감독의 역량을 이끌어감으로써 어떻게 보면 금융회사들과 전쟁을 해나가야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저희들의 감독 역량을 불완전판매에 집중하고자 한다. 금융이 발전하면 이런 부분도 발전·확대되게 마련이다. 해외의 경우에도 감독 당국의 주된 업무로써 부각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사법적인 시스템의 뒷받침 이전에 감독 당국이 이런 부분을 소비자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불완전 판매를 줄이는데 많이 도움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선 금융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금융위원회와 협의했나?= 직접적으로 도입을 하라기 보다는 공청회 통해서 여론을 들어보겠다 입장이다. 아마 금융위원장께서는 저보다 조금은 더 보수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현시점에선 금융위원장이 생각하시는 걸 지지를 히드려야 한다 생각이다. 빨리 나간다 이게 좋은건 아니다.
제 생각을 말씀 드리면,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현재 노사의 문제가 그렇게 쉽지 않다. 그 부분을 잘 해결해나가기 위해서 서로가 서로를 좀 더 이해해야 한다. 상대방의 생각들을 알아야 하니까 이사회라는 장에서 그런 것들을 논의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개인 생각이다.
다만 최 위원장께서 말한 부분은 사회적으로 수용될 자세가 덜 돼 있다, 이런 점을 지적해주는 것으로 안다. 그 부분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공청회 한다든지 세미나 한다든지 소통의 장을 열어서 이런 이슈들 논의 해나가고 추이를 지켜보는 그런 정도로 속도를 늦춰 가는 것이 적절하다 생각한다.
▶증선위가 금감원에 삼바 조치안 수정안 거부를 했다고 보도가 됐는데 실제 원장의 생각은?= 먼저 팩트에 대해선 몇 가지 말하자면, 증선위 쪽에서 수정 요구를 해온 것은 사실이다. 저희가 이 부분에 대해서 "원안 고수가 저희 생각이다" 이런 입장을 밝혀드린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제 증선위 쪽에서 그런 요구가 있었을 때 그 쪽에서 보는 견해가 있기 때문에 조금 도움을 드릴까 참고 자료 형식으로 만들어서 제출을 하려고 하는 상황에 있다.
잘 아시다시피 당초 안은 2015년 이슈에 집중돼 있다. 증선위는 그 이전 문제를 봐달라 요구 사항이었는데 절차적으로 저희가 그 부분까지는 검토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경우에 따라선 저희 들여다보는 이슈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서 일단 저희는 원안에 집중해서 심의를 해달라 부탁드리는 입장을 밝혔다. 증선위 논리 이해는 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여러가지 이슈에 확대해나가는 것이 좀 부담스럽다.
(삼바 조치 통보 사전 공개) 시장 혼란 끼친 점 이 자리 빌어 사과한다. 그럼에도 불구 그게 필요하다 생각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충분히 고민했다 이 말 같이 드린다.
다만 그것이 표현대로 정제된 절차에 따랐으면 시장에 주는 혼란이 줄어들었지 않았을까 싶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금융감독현신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감독 혁신 과제에서 독립성 강화 방안이 빠졌다. 일부러 뺀건가 변화가 생긴건가?= 우선 금감원 독립성 부분에 대해선 제가 학자로 있을 때 여러가지 얘기를 했던 부분이 있고 그 부분에 대해 언론이 인용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제가 원장이 되고 나서는 과거에 했던 얘기를 제가 자꾸 생각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금 현재 주어진 법과 제도적 틀 안에서 감독원이 감독 업무를 어떻게 잘 할 수 있는가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금감원의 독립성이란 부분도 잘 들여다보면 그 감독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가져갈 수 있다 이렇게 말씀 드릴 수 있다. 금융감독 체계 개편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금감원장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는 일이다. 국회나 정부라든지 때가 되면 할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제가 맡고 있는 금융감독 업무를 가급적이면 감독이라는 글자에 충실하도록 끌고 나가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 부분에 대해서 입장이 바뀐 거 아니냐 말씀 주실 수도 있는데 입장이 바뀌고 안바뀌고 중요한게 아니고 제가 맡은 기능 수행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중요하다 생각한다.
▶은행권의 부당한 금리 산정 검사를 전 은행에 확대한다고 했는데, 이번에 적발한 것도 제재 근거가 마땅하지 않다고 했는데 어떤 식으로 처리할 건가= 금리 관련해선 금융당국 TF 작동하고 있다. 그 쪽에서 체계 문제를 보고 있고 그 안에 금융권도 들어와 있다. 거기서 합의된 내용 중심으로 이 문제 풀어갈 생각이다.
이게 현 시점에선 내규 문제이기 때문에 제재 하는 것이 어려울 지 모르지만 TF에서 어떤 좋은 아이디어 있을 수 있고, 제가 알기론 국회서 움직임 있는 거로 알고 있다. 적절한 방법 찾겠다.
▶금융사와 전행한다고도 했는데, 기존 검사 제재 혁신 방향이 잘못됐고 그로 인해 금융권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고 보는가? 검사 강화하는 방향으로 틀겠다는 뜻인가?= 감독 철학의 문제인데, 감독 강화 의미하는 것이냐 묻는다면 단기적감독 강화라고 말씀 드릴 수 밖에 없다. 잘 아시다시피 최근에 금융권에서 사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나. 삼성 배당 문제 등.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IT나 이런 것들이 발전하면서 P2P 대출 등 새로운 것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 것들을 다루다보니까 전쟁 이란 표현은 좀 과한거 같은데. 그런 부분이 필요한게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피해보는 건 소비자다. 저희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산업 발전도 중요한 이슈로 다가올 것이고, 그러한 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챙겨지는 터전 위에서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감독이 어떤 역할 해야 한다 생각한다.
단기적으로 강화되는 측면 불가피하다. 그걸 넘어서 금융이 새로운 틀을 자리를 잡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감독이 그야말로 자율 토대로 한 업그레이드 한 감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대출금리 부당 산정, 은행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졌다고 보는가 일탈이라고 보는가?
= 대출금리 산정이 잘못된 관행이냐 일탈이냐 이 부분은 제가 쉽게 답하기 어렵다. 일단 일부 은행의 경우 숫자가 상당히 많고 다른 은행의 경우 대출 금리 낮게 받은 경우도 있다. 당연히 그것은 일탈 내지 오류다 볼 수 있지만, 만건이 넘는 경우에 대해선 이것이 그냥 일탈이라고 보기엔 문제가 있다고 보고 현재 잘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발표에서도 말했지만 다른 거론돼지 않았던 다른 은행의 경우 들여다보겠다 이런 입장이다.
기준금리, 가산금리가 있는데, 가산금리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까지 들여다보는게 맞다. 기준금리야 시장에서 다 아는 거 아니겠나. 그 부분에 대해 혼란의 여지가 없고 가산금리 들여다 보겠다는 뜻인데, 이렇게 되면 개별 은행 영업 노하우, 기밀 사항을 자칫 건드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런 것들을 유념해서 추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