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특구 배우고 싶다"는 北 학자들…개방 의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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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열린 국제 학술회의에 북한 학자 10여명 참가
남북중 경제협력 주제로 열띤 토론
北 학자들 “시장경제화 되고 있고 세수도 증대”
복수의 참석자 "내부적으로 대외 개방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
현대아산도 남북중 크루즈 관광상품 토론 참가

(사진=자료사진)

 

최근 중국에서 열린 국제 학술회의에 참석한 북한 학자들이 '중국의 경제특구를 배우고 싶다'며 대외 개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중 접경지역을 방문해 '공장 현대화'를 독려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북한이 남한과 중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와의 경제협력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 1일 중국에서는 남-북-중 경제협력을 초점을 맞춘 국제 학술회의가 열렸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한국내 북한 전문가들과 중국 학자들은 물론 북한 사회과학원과 김일성대학 교수 등 북한 학자들이 10여명이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연구원 정은이 북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주로 북한의 관광자원 개발이나 경협 등 경제관련 주제가 논의됐다"고 밝혔다.

정은이 위원은 "북한측은 북한 내 기업들의 책임관리제의 성과를 발표했는데 북한 내부에서도 개혁이나 개선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정 위원은 "북한은 90년대 이후 아래로부터 자생적인 시장이 발생했다면 김정은 위원장 이후에는 사회주의 계획경제 내에서 시장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 최근의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생각했는데, 북한 학자 두 사람이 모두 그런 내용을 발표했다"며 "내부에서 (개혁 개방과 관련해)뭔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북한 기업들의 경우 기존에는 중앙계획위원회의 지침을 그대로 따르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생산 품목과 가격, 판로까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의 분위기도 예전처럼 경직되지 않고 북한 학자들은 매우 유화적인 분위기속에서 합리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하고, 참석자들과 사진도 자유롭게 찍었다고 한다.

특히 상당수 북한 학자들은 그동안 북한에서 금기시 돼왔던 '중국을 배우자'는 표현도 많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관계 전문가인 경상대 박종철 교수는 "예전에는 북한에서 중국을 배우자고 하면 수정주의자로 내몰렸다"며 "조선사회과학원 교수들이 토론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경제특구를 배우자'는 말을 많이 해서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에 따르면 북한 학자들은 그동안 북한이 경제부문에서 내세웠던 '주체 자력갱생', '자립경제'에는 대외개방 이라는 의미가 포함돼있던 것이라며 지금 북한의 변화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박 교수는 "북한 학자들은 '북한이 계속해서 시장화되고 있고, 세수도 많이 증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며 "그들도 대외 개방에 대한 의지와 시장화에 대한 의지를 얘기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특히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강조하고 있는 '현대화'는 개혁·개방과 동일한 의미라고 해석했다. "등소평 시기에 중국도 처음에는 개혁·개방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현대화라는 말을 썼다"며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 행보는 1992년 등소평의 '남순강화'와 흡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준비하고 있는 대북 경제협력 사업들이 구체적으로 소개되면서 북한 학자들이 깊은 인상을 받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이 위원에 따르면 북한, 러시아 등과 교류를 확대하고 북한 지역 해양·수산분야 산업과 연계하는 '부산 항만 플랜' 등이 설명됐다.

또 현대아산 관계자도 참석해 남북중 크루즈 관광상품 관련 토론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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