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지원자들이 후기 일반고를 중복, 지원할 수 없도록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헌법재판소가 받아들였다.
헌재는 28일 자사고 입학을 희망하는 전북지역 중학생과 학부모들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81조5항 등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과 함께 낸 가처분 신청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지역의 후기학교에 입학하려는 자는 교육감이 정하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 학교를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특수목적고와 자사고는 제외하고 있다.
헌재는 "자사고에 진학하고자 하려는 학생들은 이 시행령 개정으로 평준화 지역의 경우 자사고 불합격시 지원하지 않은 일반고에 추가로 배정되거나 지역에 따라선 해당 학교군 내 일반고에 진학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사고 진학을 희망해도 이 같은 불이익을 감수하지 못하면 자사고 지원 자체를 포기하게 되고 불합격 시 해당 학교군 내 일반고에 진학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내년도 고교 입학전형 실시가 임박한 만큼 손해를 방지할 긴급성도 인정했다.
헌재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자사고 지원자도 후기 일반고에 중복으로 지원할 수 있게 돼 시행령 개정으로 이루려는 입법목적 달성의 효과는 감소하게 된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종전과 같이 자사고에 불합격한 학생들에게 후기 일반고에 지원할 기회를 주면서 자사고와 일반고 중복지원 금지의 시행을 본안심판의 종국 결정시까지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가처분을 받아들인 뒤 (헌법소원심판) 종국 결정에서 청구가 기각됐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보다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29일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전기에 신입생을 선발하던 자사고를 후기에 선발하는 학교로 변경하고 자사고와 후기 일반고에 대한 중복 지원을 금지했다.
이에 자사고 측과 학부모들은 개정 시행령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로서의 학생 선발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 청구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함께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