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화재 현장서 일곱 생명 지켜낸 '민중의 지팡이'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7명 생명 지키고도 "경찰관에게는 당연한 일"
집 잃은 80대 "가족과 이웃 지켜준 경찰에 감사"

신속한 대처로 7명의 생명을 지킨 신영환 경위(왼쪽)와 구경은 경사(오른쪽). (사진=전북 고창경찰서 제공)

 

야심한 시각 주택가를 순찰하던 경찰관들이 화재 현장에서 기지를 발휘해 대형 인명피해를 막았다.

지난 26일 오전 3시. 고창경찰서 소속 신영환 경위와 구경은 경사는 순찰을 마치고 상하치안센터로 향하던 중 한 주택에서 일렁이는 불빛을 발견했다.

작은 불빛은 이윽고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신 경위와 구 경사가 부리나케 달려가 보니 주택 한편에 놓인 LPG통 호스에서 '취이익' 소리와 함께 불길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미리 챙겨간 소화기로 불을 꺼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불에 그을린 LPG통과 호스. (사진=전북 고창경찰서 제공)

 

둘은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불이 난 주택 양 옆으로 민가 한 채와 상하우체국이 붙어 있고, 왕복 2차로 길 건너편에는 주유소도 있다. 자칫 불이 번지거나 LPG통이 터지기라도 한다면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신 경위 등은 우선 주택에 있던 김모(80) 할아버지 부부를 깨워 대피시킨 뒤 119에 지원을 요청했다.

불이 주택을 집어삼키는 사이 신 경위 등은 곧장 또 다른 민가로 달려갔다. 유리창을 두드려 파자마 바람의 여성과 6살·4살 난 남매, 할머니 등 4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당직 중이던 상하우체국장도 신 경위 등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건물 밖으로 빠져 나왔다.

신 경위 등이 진화 작업에 나선 모습. (사진=전북 고창경찰서 제공)

 

이들의 활약은 소방 지원이 도착한 뒤에도 빛났다. 소방대원을 도와 직접 소방호스를 잡는 등 불이 완전히 꺼질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신 경위 등의 예상대로 불은 당초 화재가 발생한 108㎡ 주택을 완전히 태운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상하우체국 다용도실 일부가 불타고 인근 민가의 유리창도 깨져 소방서 추산 총 3500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화재 규모에 비해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다. 집주인 김 할아버지의 부인인 A(72·여)씨만이 손등에 경미한 화상을 입었을 뿐이었다.

7명의 생명을 지켜내고도 신 경위 등은 "경찰관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다"며 담담히 말했다.

김 할아버지도 신 경위 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비록 집은 완전히 불탔지만 경찰관들을 활약으로 가족과 이웃이 소중한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