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싱가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이 성사됐다. 70년만에 북미간 정상이 마주한 것이다.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한 가운데 두 정상은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을 둘러싼 세기의 협상을 시작했다.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찌감치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고, 경호원들과 정부 관계자, 취재진들이 분주함 속에서 두 정상을 기다렸다.
오전 9시 54분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회담장에 도착했다. 세단에서 내린 김 위원장은 인민복을 입은 채 왼손에 서류를 끼고 오른손에 안경을 든 채 내렸다. 긴장감 탓인지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5분 뒤에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했다. 빨간색 넥타이 차림의 트럼프 대통령도 심각한 표정을 짓고 회담장으로 들어섰다.
성조기와 인공기가 교차돼 깔려있는 레드카펫.
오전 10시4분 드디어 두 사람이 양쪽 끝에서 걸어나오며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키 차이가 상당한 두 사람은 약 12초간 악수를 하면서 서로의 눈을 마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손을 잡자마자 인사말을 건넸고 김 위원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악수를 마친 뒤 카메라 앞에서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한 두 사람의 표정은 여전히 긴장감이 묻어났다.
이후 단독회담장으로 이동할때 트럼프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김 위원장의 등을 감싸며 안내했고, 김 위원장도 말하는 중간 트럼프 대통령의 등을 터치하는 등 친밀감을 보였다.
10시 5~6분 쯤 회담장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기자들 앞에서 간단한 소회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주 굉장히 (회담이) 성공할 걸로 믿는다. 만나게되서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가 훌륭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전혀 의심없이 좋은 관계를 맺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게 그리 쉬운길은 아니었다"며 솔직한 심경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한텐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기도 했는데, 우리는 모든것을 이겨내고 이자리까지 왔다"고 회담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를 밝혔다.
김 위원장의 말을 전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맞는 말(That's true)"이라며 호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평범한 인사말을 준비한 반면 김 위원장은 '발목을 잡는 과거'. '그릇된 편견과 관행'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 것이 눈에 띄었다.
두 정상은 10시10분 통역만을 배석한 채 단독 회담을 시작했다. 이들의 회담은 한국시간으로 2시~2시반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