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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김정은은 '부국강병' 패러다임…군부 반발 극복할 명분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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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먼저 나라를 부유하게 만든다음 강력한 나라 만들자" 아버지 김정일과는 달라
"핵-경제 병진노선 종결 선언 이후 군부 반발…미국에 인정받고 중국 투자 등 희망 보여야 극복 가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부국강병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보인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정인 특보는 7일 서울신문이 주최한 제19회 '광화문라운지' 강연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강성대국', 즉 나라를 강하게 만들고 그것을 통해 융성한 국가를 만드는 것을 추구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부국강병'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일본 메이지유신과 박정희 정권, 중국 덩샤오핑 시대 때처럼 먼저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고 그 후 강력한 나라를 만들자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문 특보는 북한이 지난해 11월 29일 화성15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우리는 완전히 핵무장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한 부분을 제시했다.

ICBM의 경우 보통 15번 이상의 시험 발사를 통해 안정성과 통제성, 정확도를 확정 지은 다음에 실전에 배치하는데 북한은 한 번으로 성공했다고 해석하고 그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 평화공세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해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이 판문점 회담에서 '우리가 미국과 자주 얘기해 신뢰를 쌓은 후 미국과 불가침조약을 체결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면 왜 핵무기를 갖고 고통을 받아야 하나'라고 발언한 것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위원장은 올해 미국 중간선거와 연계시켜 (북미 정상회담을) 하는 게 보인다. 조건이 맞으면 핵폐기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은 젊고 스위스에서 교육을 받았던 사람이고 그런 점에서 선대와 리더십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핵무장 자체보다는 이를 지렛대로 체제안전을 보장받고 북미관계 정상화를 통해 경제강국을 건설하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목표 즉 부국강병이라고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끝내고 경제건설에 매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군부를 포함한 북한 내부의 반발 등 난관이 많을 것이라고, 문 특보는 지적했다.

문 특보는 "지난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박봉주 내각총리에게 '경제 문제에 관해서는 절대 복종하라'고 말했고, 신년사에서도 내각 중심의 통일적 지도력이 언급됐다"며 "이처럼 북한에서 상당히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군부를 포함한 북한 보수 세력의 저항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큰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관련해 "이번에 총정치국장과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 등 군부 3인방을 모두 바꿨는데 군부의 저항이 클 것"이라며 "또 재래식 군축과 핵무기 폐기, 개혁·개방을 하고 당과 내각이 우월적 지위에 오르면 군은 완전히 밀려날 텐데 군이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우려했다.

따라서 문 특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군부 등을 설득하고 과감한 개혁·개방으로 나올 수 있도록 명분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성공해야 한다. 미국에 제대로 인정받고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중국에서 투자가 들어오는 등 희망이 보여야 한다"며 "당과 내각은 김 위원장을 강력하게 밀고 있으니, 김 위원장이 군부와 국가보위부에 '봐라. 잘되고 있지 않나'라고 말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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