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남편과 맞짱 뜨는 이라크 여성들 늘어나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 2005-04-04 15:09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이라크 풍속도 변화 (9) 장영재통신원의 현지 생생리포트

 


전통적 이슬람국가에서 여성은 모든 부분에서 남성과 구별되고 차별화 된다.


그러나 같은 이슬람국가인 이라크에서는 대부분의 가정이 1부1처를 유지하고 있으며 도시여성들의 경우 남성과 대등한 위치에서 생활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가 있다.

순종은 옛말..여성도 대등 권리 가져

손님이 방문한 자리에서도 서슴없이 남편과 맞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이제 바그다드의 일반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동시에 시골지역 여성들 중에는 아직도 강한 이슬람식 전통에 따라 온몸을 모두 다 가린 채 집 안팎에서 가사 일을 하는 모습도 찾아 볼 수가 있다.

이처럼 전후 이라크 여성들의 모습은 사는 곳이 어디냐(도시냐 시골이냐)에 따라 크게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바그다드와 같은 도시지역 여성들의 경우 남성들에 비해 집 안팎에서의 주도권 행사에 훨씬 더 적극적이며 변화에 빠른 적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쟁과 계속되는 폭탄테러 등으로 인해 발생한 수많은 가장들의 사망과 부상, 그리고 엄청난 실업사태로 인해 경제적으로 무능해진 남성가장들의 좁아진 입지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나빠진 치안 사정으로 인해 가장을 대신해 직접 생활전선에 나서는 일부 여성들을 위한 남편들의 신변보호활동(보디가드)과 집안일 거들기가 일상화 되면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가정 내 의사결정권 행사도 자연스레 커져 가고 있다.

한편 많은 이라크 주부 여성들의 경우, 악화된 치안상황으로 인해 장기간 좁은 집안에서만 지내야 하는 현실이 큰 어려움 중 하나이다.

시골 지역에서는 아직도 여성들 권리 찾기 어려워, 일부 다처제도 존속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외출이나 이웃, 친척방문을 손쉽게 할 수 있었던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많다. 이로 인해 많은 여성들의 스트레스와 불만이 높아진 것도 여성들의 가정 내 목소리를 키우는데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두 세 명의 부인들이 한 남편을 따라 사는 전통이 아직도 남아 있는 시골지역의 여성들의 경우는 도시지역과는 정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편가장의 권위와 입지가 여전히 강하고 오히려 강한 이슬람식 가부장문화에 더욱 길들여져 가고 있는 모습이다.

금번 이라크 총선 이후 여성들의 의무적 희잡(무슬림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것) 착용을 강하게 부르짖고 나선 것도 바로 이라크 여성들이었는데 이러한 주장은 선거에서 승리한 시아파 원리주의 쪽으로 갈수록, 그리고 시골지역으로 갈수록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현상을 보더라도 잘 알 수가 있다.

이는 농업과 자연을 중심으로 한 시골지역의 생활환경이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한 도시지역의 혼란, 대량실업과 같은 전쟁의 악영향을 적게 받도록 만들었고 사람들의 생활패턴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기존의 가부장중심 생활을 지속할 수 있게 한 것으로 보여 진다.

전쟁이 가져온 남녀 역할 변화... 여성들 영향력 갈수록 커질듯

여기에는 지난 24년간 수도 바그다드에만 모든 투자와 발전을 철저히 집중시켰던 사담후세인 정권의 편중된 개발정책도 크게 한 몫을 거들었다.

전쟁 전에도 이라크에서는 여성노동인구가 전체의 17%에 까지 달했을 정도로 여성들의 비중과 역할이 컸었지만 정부나 국영기업체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주요 요직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남성들의 강한 영향력으로 일상생활과 가정 내 주도권은 전통적으로 남성가장들이 대부분 쥐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쟁의 여러 가지 영향들로 인해 여성들의 입지와 가정 내 영향력은 사는 지역에 따라 급변해 가고 있으며 이라크 여성들은 오늘도 전쟁의 후유증 가운데 자신들이 처한 곳에서 각각의 삶과 그 변화를 빠른 속도로 적응해 나가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장영재 통신원

특파원보다 빠른 뉴스 글로벌노컷뉴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