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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세균 "불체포특권이 필요한 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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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체포특권 없애자...무기명 전환 반대
판문점 선언 지지 결의안, 왜 안되나
퇴임 후 대권도전? '욕심 없습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균 (국회의장)

 

[녹취: 정세균 국회의장 (2016.12.9.)]
투표 결과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총 투표수 299표 중 가 234표, 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서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여러분, 이 목소리 기억하시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켰던 정세균 국회의장의 목소리. 2016년 12월 9일의 그 목소리입니다. 그동안 참 수없이 영상으로 음성으로 우리가 접했는데, 바로 오늘 정세균 의장이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을 합니다. 그래서 어제 국회의장실로 마이크를 직접 들고 찾아가봤어요. 그동안의 소회. 특히 탄핵, 개헌 참 굵직굵직한 일들, 논의들이 많았는데 여기에 대한 소회들이 좀 듣고 싶었고요. 또 불체포특권 이런 것들에 대한 국회의장의 생각은 어땠는지도 궁금해서 제가 꼼꼼하게 짚어봤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 만나러 국회의장실로 가보시죠.

◇ 김현정> 정세균 의장님, 안녕하세요.

◆ 정세균> 반갑습니다.

◇ 김현정> 오늘이면 의장실 비우시는 거네요.

◆ 정세균> 그렇습니다. 마지막 날입니다.

◇ 김현정> 감회가 어떠세요?

◆ 정세균> 참 보람도 있었지만 많이 힘들었어요. 제가 재임하는 동안에 큰일들이 많았고. 또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걱정을 많이 하셨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할까요? 시원하냐, 섭섭하냐 묻는 분들이 계신데 앞쪽이 더 큰 것 같아요.

◇ 김현정> 시원 쪽이십니까? (웃음)

◆ 정세균> 그렇습니다. (웃음)

◇ 김현정> 사실 제가 퇴임 인터뷰를 많이 했어요, 여러 분들. 그런데 퇴임 인터뷰한다고 그러면 막 자료를 뒤집니다. 이분이 계실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찾아보게 되는데. 정세균 의장님은 찾을 필요가 없더라고요. 그냥 딱 하면 떠오르는 가장 큰 그 일. 2016년 12월 9일의 그 일. 지금도 생생하시죠?

 


◆ 정세균> 정말 참담한 때였죠. 사실 어떻게 보면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었고. 그 당시에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또 지방에서 해외에서까지 ‘안 된다, 이거 제대로 밝혀라라’ 요구를 했잖습니까? 국회는 정말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는데 정파 간의 의석수를 보면 탄핵 가결이 쉽지 않은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요. 참으로 어려운 그런 의사봉을 쥐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때 그러면서 너무 힘들었고요.

◇ 김현정> 힘드셨던 거 맞아요? 그런데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을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하고 탕탕탕 치시는데, 사실은 표정은 굉장히 담담하고 평온한 표정으로 보였 거든요. 속은 좀 다르셨어요?

◆ 정세균> 정말 참담했죠. 사실 탄핵은 좋은 탄핵이 있고 나쁜 탄핵이 있는 거 아니거든요. 탄핵이 부결되었다면 엄청나게 더 큰일이 일어날 수 있었겠죠, 그래서 안도할 수는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는 불행한 일이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겠다. 그래서 사실은 그때 제가 헌법 개정을 꼭 해야 되겠다고 하는 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때 그 순간?

◆ 정세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전날 밤에 잠도 못 주무셨을 것 같아요.

◆ 정세균> 정말 제가 원래 잠꾸러기로 유명한 사람이거든요.

◇ 김현정> 그러십니까?

◆ 정세균> 그리고 아무 때나 누우면.

◇ 김현정> 바로 잠들고?

◆ 정세균> 금방 잠이 들고. 커피 한 사발을 마셔도 문제가 없는 사람인데. 그날은 자다가 깨다 자다가 깨다를 반복하는 고심의 하룻밤이었죠.

◇ 김현정> 맞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 하면 그 일. 제일 먼저 꼽으실 수 있을 테고. 지금 개헌 얘기 잠깐 하셨습니다만... 정말로 가장 안타깝고 가장 후회스럽고 어떻게 보면 가장 화가 나고 하는 일 꼽으라면, 개헌 못 이룬 거 그 일 아니세요?

◆ 정세균> 화가 나지는 않아요. (웃음)

◇ 김현정> 그건 아닙니까? (웃음)

◆ 정세균> 예. 원래 2016년에 국회의장에 취임을 했잖아요. 그래서 제헌절 경축사를 하면서 개헌을 주창을 했지만. 그게 제 임기 중에 될 가능성보다는 20대 국회에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았기 때문에, 제가 화를 안 내는 거예요.

◇ 김현정> 왜 자신이 없으셨어요? 대통령이 공약까지 했던 사안이고, 국회의원들도 다들 동의하는 사안, 국민들도 지지하는 사안이었는데.

◆ 정세균> 그런데 개헌을 성공시키는 일은 다른 법 정비나 제도 개선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거든요. 그리고 그때는 국회에 개헌특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화가 나는 일이 하나 있어요.

◇ 김현정> 뭡니까?

◆ 정세균> 1년 반 동안이나 개헌특위를 운영했으면 국회 안을 만들어야지. 1년 반 동안 허송한 게 이게 뭐냐? 아직도 단일안을 만들지 못하고, 대통령 안은 표결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요즘 국회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것 아니냐. 부끄럽기도 하고 화도 나고 그런 대목입니다.

◇ 김현정> 왜 그게 1년 반 동안 아무것도 안 됐는가? 국회에 어느 정도 권한을 줄 것인가, 결국 그 부분이 쟁점으로 남은 거잖아요.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해서는 누구나 문제 있다는 건 아는데. 그렇다면 국회에다 이 권한을 줄 것인가 말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청와대 생각, 국회 생각, 국민들 생각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균> 그러나 그 간극이라고 하는 게 도저히 넘을 수 없이 뭔 간극이 아니고, 지금 좌절하거나 포기할 일은 아니다. 이제야말로 각 정파의 지도자들은 결단을 하자. 원래 이게 6월 30일까지가 개헌특위가 만료일이에요. 가능하면 6월 30일까지 합의안을 도출해 보자. 그러면 금년 연내 개헌이 가능하거든요. 만에 하나 이게 안 되더라도 20대 국회 임기 전에 개헌이 성사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해야 된다. 국민적인 관점에서 서로가 한 발씩 양보하면서 국회에 단일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게 책임있는 정치 지도자의 자세이고 역할이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말씀은 참 이상적인데 정말로 될까요? 현실성 있다고 보세요?

◆ 정세균> 국민들께서 혼을 내주셔야죠. (웃음)

◇ 김현정> 어떻게 혼을 내셔야 합니까? (웃음)

◆ 정세균> 정치인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게 뭔지 아시죠?

◇ 김현정> 뭔가요? 선거입니까?

◆ 정세균> 표. 표죠.

◇ 김현정> 표, 표. 그렇죠.

◆ 정세균> 시시비비를 잘 가리셔서 혼을 내주셔야 돼요. 그래가지고 정말 국가의 백년지대계인 개헌을 많은 국민들이 찬성하고 있고. 또 거의 뭐 열에 아홉 명의 국회의원들이 개헌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 김현정> 거기까지는 다 동의하잖아요?

◆ 정세균> 그러면 구슬을 꿰야죠. 이것은 좋은 정치인들이 할 태도가 아니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새로운 국회의장이 이제 오실 텐데. 그분의 가장 큰 사명도 결국은 20대 국회 내에 개헌 통과시키는 문제?

◆ 정세균>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이거 성사시키는 문제. 이게 가장 큰 과제라고 보세요?

◆ 정세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세비 반납하셨어요, 의장님 그나저나?

◆ 정세균> 했습니다.

◇ 김현정> 하셨어요, 결국?

◆ 정세균> (웃음) 외롭게 했죠.

◇ 김현정> (웃음) 혼자 하셨어요? 사실 세비 반납 약속하셨는데, 보통 약속하시고 다들 안 지키시잖아요. 저는 국회의장님도 약속만 하고 안 지키신 줄 알았는데 하셨군요?

◆ 정세균> 앞으로 우리 의원들이 만약에 정치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그 문제로 싸울 건 싸우면서 일은 하는 국회... 그렇지 않으면 우리 의원들도 세비 반납해야 될지도 모른다. 그런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 제가 실천을 해버렸어요.

◇ 김현정> 그러셨군요. 진짜로 세비 반납을 하셨군요. 여러분, 이게 무슨 일인지 기억하시죠? 드루킹 특검 둘러싸고 무려 40여 일 동안 국회가 공전을 하면서 국민들 분노가 극에 달했고. 국회의장께서는 ‘정말 의원들 계속 이럴 거면 우리 세비 반납합시다’ 이렇게 하셨던 거예요. 결국은 세비 반납을 홀로 하셨고.

◆ 정세균> 그렇게 말씀드리고 수일 후에 제가 세비를 반납을 했는데. 그랬더니 그 다음 날 정상화가 됐어요. (웃음)

◇ 김현정> 세비 반납이 먼저였습니까? (웃음)

◆ 정세균> 그렇죠. 세비 반납하고 그다음 날 정상화가 됐어요.

◇ 김현정> 조금 억울하셨겠네요.

◆ 정세균> 그렇기도 하지만, 세상에 억울한 일 당하는 사람이 한둘입니까.

◇ 김현정> 그때 정말 돌이켜보면 국민들이 세비 반납 정도 아니라, 국회 해산하라고 국민청원이 올라갔을 정도예요.

◆ 정세균> 지금도 그런 걱정하시는 국민들이 많아요.

◇ 김현정> 어떤 심정이셨어요, 국회를 이끄는 분으로서?

◆ 정세균> 부끄럽기 짝이 없었고 여기는 진짜 화가 났어요. 우리 국회 이러면 안 되는데 얼마나 더 국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으려고 이러는가.

◇ 김현정> 얼마나 버림받으려고 이러는가?

◆ 정세균> 극약 처방을 한 거예요.

◇ 김현정> ‘이거 아니면 안 되겠다’하는 생각이 드신 거예요. 정말 국민들은 지금도 국회 해산을 말씀하고 계실 정도예요. 그런데 그런 와중에 가까스로 국회는 정상화가 됐습니다마는 자유한국당의 염동열, 홍문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이 됐습니다.

◆ 정세균> 그렇죠.

◇ 김현정> 여기서 또 한 번 국민들이 크게 분노하셨어요. 아니, 다른 평범한 우리 일반 국민들처럼 판사 앞에 가서 구속이 맞는지 아닌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라는 건데. 그것조차 막는 게 과연 맞는 것이냐? 이렇게 감싸기 해도 되는 것이냐? 국민들은 이 부분에서 분노하셨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의장님?

◆ 정세균>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의결을 국회가 한 부분에 대해서 유감스럽습니다. 그런데 이건 방탄 국회하고는 질이 다른 겁니다.

◇ 김현정> 지금 방탄 국회라고 다들 비난하시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 정세균> 그렇습니다. 원래 방탄 국회라고 하는 것은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도달했음을 본회의에서 보고를 하고 72시간 내에 의결이 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부결된 것으로 간주하는.

◇ 김현정> 사라져버리는 거죠?

◆ 정세균> 그 조항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제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를 통해서 이 법을 고쳤잖아요.

◇ 김현정> 그러셨죠.

◆ 정세균> 그래서 72시간 내에 의결 절차를 밟지 못하더라도, 다음 첫 번째 본회의에서 의결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원래 의미의 방탄 국회는 없어진 것인데. 이번에는 국민들의 기대와 다른 의결을 결정을 의원들이 한 것이죠. 그래도 그 의결 절차조차 없애던 방탄 국회는 이제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국회는 발전하고 있다. 이 점은 좀 말씀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 조금 나아지는 것을 정세균 의장님이 바꾸신 거잖아요?

◆ 정세균> 그런 노력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런 부분에서 쫌 뿌듯한 면도 있으실 텐데, 어쨌든 속상한 면도 있으실 것 같아요.

◆ 정세균> 거기에 대해선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무튼 예전처럼 바른 소리 하는 국회의원들을 군부 독재 시절에 정권이 억압한다든지, 이런 시절이 사실 지금 아니지 않습니까? 이번에 죄명도 보면 혐의도 보면 무슨 횡령이니 배임이니... 그래서 불체포특권을 이대로 살려두는 게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 국민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세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헌법 개정 차원에서 여야 간에도 그렇고 또 학자들도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하고 충분히 논의해서, 거기에 대한 보고서가 작성은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습니까?

◆ 정세균> 그래서 그것은 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선택의 문제가 될 것입니다.

◇ 김현정> 개인적으로 이제 국회의장실 떠나실 거니까요. 개인 차원에서 정세균 의원의 생각으로는 어떠십니까?

◆ 정세균> 저는 그 조항이 꼭 필요한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났다고 보세요?

◆ 정세균> 없애도 괜찮습니다.

◇ 김현정> 괜찮다 이쪽. ‘만약 이게 국회의원들 다수가 막아서 안 된다면 하다못해 기명 투표라도 바꾸자.’ 이런 의견도 올라와 있더라고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세균> 기명 투표는 저는 사실 부정적이에요.

◇ 김현정> 그건 또 반대세요?

◆ 정세균> 왜 그러냐면 우리가 국회가 개원된 지 금년이 70년입니다. 지난 70년 동안 인사에 관한 사항은 무기명으로 하는 것이 우리 국회의 모든 법률이나 제도에 일률적으로 되어 있는 거예요.

◇ 김현정> 그건 왜 그렇습니까?

◆ 정세균> 예를 들어서 나하고 같은 정파에 속하는 사람이 체포동의안이 올라왔다. 그랬는데 내 양심은 가결에 해야 되는데 그 얼굴 때문에 가표를 찍지 못하고.

◇ 김현정> 반대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 정세균> 그렇죠. 그럴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이걸 화난다고 해서, 이걸 선용하면 되지 악용하는 것 때문에, 다시 말해서 빈대 잡기 위해서 초가삼간을 태울 필요가 있냐?

◇ 김현정> 그러니까 아예 불체포특권을 없애면 없애지, 지금 무기명 투표를 기명 투표로 바꾸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 부분에 대해서 아주 정확한 소신을 가지고 계십니다. 알겠습니다. 그거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 퇴임 인터뷰, 여러분 지금 함께하고 계십니다. 이제 내일부터 얘기를 해 보죠. 이제 국회의장실 떠나고 나서 내일부터. 먼저 국회 이야기.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는 결의안,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거?

◆ 정세균> 왜 그게 안 되는지 저는 알 수가 없어요.

◇ 김현정> 왜 안 되는지 모르시겠다고요? 왜 안 되냐면 홍준표 대표가 그러셨어요. ‘이거는 위장쇼다. 좌파만 지지하는 남북 정상회담이었다. 지금 한미 대통령이 다 김정은한테 속아 넘어가고 있다.’ 이런 얘기했는데요?

◆ 정세균> 그런데 국민들은 그렇게 보시지 않잖아요. 정치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해야지 자기 중심적으로 해서는 안 되죠. 어느 국민인들 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 북한 핵문제가 제대로 잘 다루어지고 해결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제안을 했잖아요.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결의안을 통과시키자고 문안까지 만들어서 각 정당에 다 보냈는데. 이게 안 되는 것에 대해서 정말 저는 참담하고 부끄럽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당황스럽습니다.

◇ 김현정> 사실 이건 정말 우리 국회의장 계실 때 이것만큼은 통과시키고 떠나고 싶으셨을 것 같아요.

◆ 정세균> 그렇죠.

◇ 김현정> 결국은 안 된 부분이 당황스럽다.

◆ 정세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정세균 의장의 미래를 한번 얘기해 보죠. 이제는 국회의장직 떠나고 나면 어떻게 되시는 거예요?

◆ 정세균> 지난 2년 동안 소홀했던 지역구 관리도 좀 더 열심히 할 터이고요. 그리고 저는 우리 국민들로부터 또 의회로부터 정당으로부터 굉장히 혜택을 많이 본 사람이에요.

◇ 김현정> 무슨 혜택 보셨어요?

◆ 정세균> 제가 6선에 이 어려운 의장직도 대과없이 수행하고. 정말 그게 국민 여러분들이나 언론이나 정당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터죠. 그렇기 때문에 그 빚을 갚는 노력을 할 텐데요. 어떻게 갚을 거냐? 품격 있는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그리고 좋은 정치인들을 발굴하고 후원하고 밀어주는 이런 역할을 할 책무가 저한테 있다. 보은 차원에서 그런 일들을 적극적으로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 김현정> 국민들께 그 많은 혜택을 받으신 거에 대한 어떤 보은 차원에서... 대권, 거기에도 어떤 뭔가 좀 임무를 하셔야 되는 거 아니냐? 대권 도전에 대한 이야기도 계속 나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균> 욕심이 없습니다.

◇ 김현정> 없으세요? 아니,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게 대통령 아닙니까? 당연한 거고.

◆ 정세균> 저는 어떤 자리에 지금은 별 관심이 없다고 할까, 연연하지 않는다고 할까. 그래서 어떤 자리를 향해서 힘을 모으고 그럴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그러신데 나중은 어떠실까요?

◆ 정세균> 집요하십니다. (웃음)

◇ 김현정> 아니라고 말씀은 안 하시네요, 의장님. (웃음)

◆ 정세균> 하여튼 아닙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치인의 품격, 우리 국회의 품격을 이제 의장직은 떠나시지만 계속하셔야 될 숙제가 많으실 것 같습니다.

◆ 정세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스스로에게 점수를 주신다면?

◆ 정세균> 그래도 후하게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고, 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그래도 어렵고 힘든 일들도 잘 감당을 했으니까. 그랬으면 그래도 평균 이상은 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A?

◆ 정세균> 국민이 A를 주셔야죠. 제가 줘가지고 뭐하겠습니까? (웃음)

◇ 김현정> 제가 드리겠습니다. (웃음) 끝으로 국민들께 짧게 한 말씀해 주시죠.

◆ 정세균> 국민 여러분들께 힘이 되는 국회가 되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2년 동안 정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이유가 어쨌든 간에 아직도 우리 국회가 국민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저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많은 의원들이 좀 더 잘해야 되겠다고 하는 그런 결심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우리 정치에 대해서 관심도 가져주시고. 또 좋은 정치인들은 후원도 해 주시고 밀어주시고, 또 그렇지 않고 혼내야 될 경우에는 정말 호되게 회초리를 들어주시면 우리 정치가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도 그런 좋은 정치가 우리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 김현정> 오늘 감사드리고요. 그동안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정세균>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정세균> 고맙습니다.

◇ 김현정> 정세균 국회의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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