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3회 포옹', 비쥬일까 형제키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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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3번 양볼에 키스, "金 스위스 유학 영향"
사회주의 형제포옹, "사회주의 형제키스 변형"

지난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후 헤어질 때 문 대통령을 세 차례 포옹한 김 위원장. 사진=청와대 제공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 달 전 1차 정상회담 때보다 친밀해 보였다.

회담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이 "1차 회담 이후 한국에서 김 위원장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다행"이라고 화답했다. 회담장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문 대통령이 방명록을 작성할 때 북한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으로 쓰자 옆에 서 있던 김 위원장이 미소를 띄우고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양국 정상이 회담을 마치고 헤어질 때 포옹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김 위원장은 악수를 나눈 다음 문 대통령을 왼쪽, 오른쪽 번갈아 가며 3번 껴안았다.

안나 파이필드 트위터 캡처

 

김 위원장의 인사법은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워싱턴포스트 도쿄 지국장 안나 파이필드 기자는 26일 트위터에 양국 정상이 3번 포옹하는 영상을 올린 뒤 "이상한 3번의 포옹을 확인해보라"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왜 문 대통령을 3번 껴안았을까.

첫 번째, 김 위원장이 스위스 유학파라서 유럽식 인사를 구사한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15세 때인 1998년 9월부터 2000년 가을까지 스위스 베른의 한 공립학교를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거주민의 말을 종합하면, 유럽에서는 친분 있는 사이에서 '비쥬'(bissou)가 통용된다. 비쥬는 상대와 볼을 맞대는 인사법을 말한다. 각 나라마다 볼을 맞대는 횟수가 다른데, 스위스는 통상 3번 볼을 번갈아 가며 맞댄다.

스위스의 한 트위터리안은 안나 파이필드 기자의 트윗에 "스위스에서는 양쪽 볼에 번갈아 3번 키스한다"는 답글을 남겼다.

두 번째,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뢰와 존중의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과거 냉전 시절, 사회주의 국가 정상들은 독특한 인사를 나눴다. 이른바 '사회주의 형제 키스'(The socialist fraternal kiss)로, 서로 포옹한 상태에서 양 볼에 번갈아 3번 입맞춤했다.

브레주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이 1979년 동독 수립 30주년 행사에서 한 형제키스 장면은 전설처럼 내려온다. 베를린 장벽에 벽화로 그려져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당시 사회주의 형제 키스는 격식 있는 인사법이었다. 사회주의 국가 간 특별한 관계와 서로에 대한 정중한 태도를 상징했다. 한 소련 전문가는 "사회주의 형제 키스 생략은 두 나라 관계가 친밀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며 "소련 붕괴 후 중국 정상은 소련 정상과 인사할 때 '형제 포옹'을 나누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회주의 형제 키스는 아시아의 사회주의 국가 정상 사이에서 '사회주의 형제 포옹'(The socialist fraternal embrace)으로 변형됐다. 아시아인은 볼키스가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동유럽에서 공산주의가 붕괴한 뒤 사회주의 형제 키스는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사회주의 형제 포옹은 김 위원장 같은 아시아 지도자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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