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오늘부터 진행이 됩니다. 물론 오늘은 날씨가 조금 좋지 않아서 당장 할 것 같지는 않고 하루 이틀 정도 미뤄질 수도 있다. 이런 관측이 나오고는 있는데요. 여하튼 아직까지는 우리 취재진 단 한 명도 풍계리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일부 원자력 분야의 전문가들은요. 북한의 이 핵실험장 폐쇄 계획 자체에 대해서 의구심을 표하기도 하는데요.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지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 연결을 해 보죠. 양무진 교수님, 안녕하세요?
◆ 양무진>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저는 그래도 마지막에는 들어와라. 그럴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결국은 우리 기자들 아무도 풍계리에 가지 못한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양무진> 그 이유야 무엇이든 간에 남북 실무자 간의 합의사항도 아니고 남북 정상 간의 합의사항을, 그것도 정상 합의가 한 달도 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행하지 못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좀 우려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정상 간의 합의사항이었는데 이것을 이행하지 못했다는 건 사실은 첫 단추 같은 건데 그게 끼워지지 않았다는 데서 우려스럽다는 말씀.
◆ 양무진>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핵실험장 폐쇄 계획 자체를 연기하거나 무산한 게 아닌 상황에서 우리 기자만 콕 찍어서 들어오지 말아라 하는 건 어떻게 해석하세요?
◆ 양무진> 북한 체제라는 것은 체제와 존엄을 중시하는 아주 특이한 국가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양무진> 그런 차원에서 지금 북한도 그렇게 밝히고 있습니다마는 한미 군사훈련 그리고 태영호 건의 발언.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화가 단단히 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공보를 통해가지고 밝힌 것도, 일기 상황 이런 것을 고려해가지고 23일부터 26일까지 하는 것으로 밝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날씨를 봐서.
◆ 양무진> 지금 북한도 날씨가 그렇게 꽤 좋은 편 아니기 때문에 아마 그런 것을 감안해서, 오늘부터 진행하는 것보다 내일부터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다소 시간이 있기 때문에, 특히 또 통일부도 밝혔잖아요. 비록 이렇게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유감 표명했지만 아직까지 시간이 여유 있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보겠다. 그런 측면이니까 뭐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기는 아직 이르다.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저도요, 저도요. 약간의 가능성은 남아 있지 않는가 보는데. 가능성 있는 거죠, 교수님?
◆ 양무진> 그렇죠. 북한 체제라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만 있다면 가능하고 또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까지 빈말은 하지 않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약속 사항이고 또 김정은 위원장의 목표 중에 하나가 정상 국가의 정상인 지도자상을 각인시키는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양무진> 그런 차원을 봐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 기대를 접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일단 기자들 건은 그렇고요. 아직까지는 좀 기대를 걸어보기로 하고 핵실험장 폐쇄 얘기를 해 보죠. 이게 뭐 긍정적으로 보자면 한없이 장밋빛이고 부정적으로 보자면 또 의심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 긍정적으로 진행이 되는 경우야 문제될 게 없으니까요. 오늘은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 시각에서 한번 점검을 해 보겠습니다, 교수님. 전문가들이 회의론으로 꼽는 첫 번째. 북한이 이미 여섯 차례 핵실험을 마쳤기 때문에 더 이상 핵실험이 필요하지가 않다. 6번 실제 폭발 시험했으면 그 다음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만 돌려도 되기 때문에 원래 폐쇄해도 되는 걸 그냥 폐쇄하는 것뿐이다. 이렇게 보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풍계리 핵실험장 (사진=38노스 화면 캡처)
◆ 양무진> 구소련은 카자흐스탄에서 수백 번의 핵실험을 했습니다. 또 세계 최강의 핵 보유국에 속하는 미국은 아직도 핵실험을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심지어 UN의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인 그 CTBTO가 있습니다. 여기에 가입은 했지만 비준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구소련이나 미국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몰라서 3중의 벽을 만들고 수백 번의 핵실험을 했거나 지금도 하고 있나, 이렇게 우리가 볼 때, 우리가 간단히 말해서 핵실험이라는 것은 기술적인 실험도 있지만 정치적 실험의 의미도 있기 때문에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정치적으로도 핵실험을 하는 것인데 6번 했다고 해서 '그래, 문 닫자, 우리 끝났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 그래요. 그러면 회의론 두 번째는 뭐냐 하면 방사능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폐쇄하려면 폭파 정도가 아니라 콘크리트를 들이부어야 된다. 그런데 지금 보면 폭파 정도를 한다고 하지 않느냐. 이거는 좀 의도를 의심해 봐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 양무진> 전문가들 의견이 좀 분분합니다마는 지하 갱도에 콘크리트를 퍼부으면 차후에 콘크리트만 걷어내면 다시 핵실험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아, 오히려.
◆ 양무진> 네. 그래서 그 지하 갱도의 폭파 해체가 완전한 폐기에 더 가깝다는 목소리가 더 많다. 저는 이렇게 알고 있고요. 그래서 방사물질이 새어나오는 우려. 이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먼저 지하 갱도에 달팽이관 모양을 해서 2중, 3중의 벽을 만들어놨고요. 아마 이번 폭파시에도 지하 갱도 입구에서 지하 100m까지는 콘크리트로 막는 작업도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나름대로 이러한 방사성 물질의 유출에 대해서 대비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전문가 부르지 않고 취재진들만 이번에 초청한 건 어떻게 보세요? 이것도 전문가들이 오면 혹시 이것저것 다 들여다보고 제대로 폭파하지 않는 것이 들킬까 봐, 들통이 날까 봐 부르지 않는 거다. 뭐 이렇게 보는 분들도 계시던데.
◆ 양무진> 물론 전문가들이 갱도에 들어가서 시료 채취를 통해서 지금까지 핵실험이 플루토늄탄인지 우라늄탄인지 확인하고 핵분열 원자탄인지 핵융합에 의한 수소탄을 실험했는지 실제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풍계리 핵실험장 내에 연구동이 있거든요. 또 관측동에서 자료에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한 그런 부분이기 때문에 북한의 증거 인멸 운운하는 건 좀 지나친 해석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번에는 취재진들만 들어가지만 결국은 전문가들이 들어가서 다시 점검하는 과정이 있겠죠?
◆ 양무진> 그렇습니다. 어쨌든 간에 이번에는 뭔가 북한이 공식적으로 쓸모 있는 것을 나름대로 쓸 수 없도록 이렇게 폭파 해체하는 것. 이것에 대해서 조금 무게중심이 있고 차후에 이런 사찰, 검증 이거는 차후에도 언제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그래서 이번에는 전문가들은 초청하지 않고 기자들 중심으로 해체 폭파하고 있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사실 이거 요구해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지금. 북한이 자발적으로 선제적으로 북미 회담 하기 전에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하는 거라는 점. 우리가 이 부분을 좀 봐야 될 것 같아요.
◆ 양무진> 현재 핵은 현재 가동되고 있는 영변 핵단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고 미래 핵은 핵능력 고도화 관계되는 핵실험이라든지 탄도미사일과 관계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또 과거 핵이라는 것은 이미 만들어진 핵무기입니다. 그래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미래 핵 해체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완전한 비핵화의 출발에서 나름대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바로 그거죠. 다만, 다만 그 와중에 우리 기자들 들어오지 말아라라고 한 부분 이거 때문에 우리가 좀 속이 상한 건데 이것은 강한 경고 메시지. 태영호 공사 발언에 대한 강한 경고 메시지. 그리고 아직은 좀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거, 하루 정도. 이거 이렇게 정리를 해 보도록 하고요. 양 교수님, 나오신 김에 한미 정상회담 결과. 아니,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왜 모두발언에서 30분씩이나 할애해 가면서 북미 회담 깨질 수도 있다. 이런 말을 강조한 걸까요?
◆ 양무진> 한편으로는 지난 번에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정상회담 다시 보류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이야기한 적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김계관 부상이 그 얘기했습니다, 지난주에.
◆ 양무진> 거기에 대해서 일종에 맞대응으로서 대북 협상 카드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차원에서는 미국 내부에서도 상당히 회의론이 좀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강경론자들.
◆ 양무진> 이러한 목소리를 모두 담아서 일종의 국내용이겠죠. 이런 모습을 모두 담고 있다. 그렇지만 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싱가포르에서의 평화 선언. 다시 말해서 비핵화와 평화, 북한의 체제 보장 맞교환을 통해가지고 나름대로 역사에 남는 대통령으로 명시, 기록. 여기에 상당 부분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재선에 있어서 이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국내적으로 봤을 때도 이 판을 깰 수는 없을 거다. 저도 그 쪽에 한 표 던지고 싶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양무진> 감사합니다.
◇ 김현정>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