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연휴인 21일 파주 임진각을 찾은 관광객들이 경의선 증기기관차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윤철원 기자)
"(한국) 전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통일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이산가족도 다시 만날 수 있잖아요."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난생 처음 임진각을 찾은 정예린(10)양처럼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이후 접경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징검다리 연휴인 21일 임진각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손자 손녀까지 3세대가 함께 나온 가족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노모를 모시고 어린 딸과 함께 'DMZ(비무장지대) 생태 관광'에 참여한 김명원(40)씨는 "DMZ 만큼은 후손들에게 있는 그대로 물려줬으면 좋겠다"며 "하루 빨리 통일이 돼서 어머니가 다니셨던 DMZ를 딸아이가 보면서 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진각 전망대에 오른 이산가족들도 북녘을 바라보며 한반도의 진정한 봄을 간절히 바랐다.
황해도가 고향인 황은성(91) 할아버지는 "고향가고 싶은 마음은 태산같지만 가지 못하는 게 한이다"라며 "이번에 이렇게 돼서 통일이 되면 고향에 한번 가서 지금이라도 집터만이라도 봤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 정상회담 이후 접경지 관광객 두 배 가까이 급증
경기도 파주시에 따르면 접경지 대표 안보관광지인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찾은 관광객 수는 올해 1월 10만8360명이었지만,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 20만754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의 제3 땅굴 역시 관광객이 1월 1만6261명에서 지난달 3만631명으로 두 배 늘었다. 반환 미군기지를 활용해서 만든 안보체험 교육장 등도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징검다리 연휴인 21일 파주 임진각을 찾은 관광객들이 전망대에 올라 북녘땅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윤철원 기자)
파주시 최현식 관광진흥센터 담당자는 "안보관광을 문의하는 전화가 폭증하고 있고 실제로 주말에는 관광객들이 많아서 셔틀버스가 조기 매진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경기 북부 접경지역에 국내외 이목이 쏠리자 이 지역의 '통일경제특구' 지정 추진과 DMZ 주변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음 달 임진각 주변 야영장이 문을 여는 등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DMZ 관련 전시나 자전거 투어 등 이벤트도 다양하게 열릴 예정이다.
경기도 조장석 DMZ 정책팀장은 "관광 활성화 또는 생태계를 보전하는 방향으로 더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파주나 연천, 김포뿐만 아니라 강원도하고도 연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황해도 코앞에서 보는 '연평도 전망대' 등 서해5도 안보관광지 조성 탄력
남북 해빙 무드에 발맞춰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최북단 섬들도 잇따라 안보 관광지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옹진군은 올해 18억 원을 들여 북한 황해남도 육세미 지역 등을 코앞에서 볼 수 있도록 연평도 북단 지역에 안보 전망대를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옹진군은 군부대 측과의 협의를 통해 부지가 확정되면 곧바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해 5도에서는 백령도 끝섬 전망대에 이어 2번째로 지어지는 전망대다. 현재 연평도에 망향 전망대가 있지만 전망 시설은 없고 높은 지역에 망향비만 세워져 있다.
강화군 역시 올해 사업이 33억 원을 투입해 민통선 지역을 포함한 강화도 북단 지역을 안보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 지역은 강화군 송해면 승천포와 양사면 산이포 등 총 4개 지역. 승천포 마을에는 1만㎡ 규모의 고려 천도 공원을 조성하고 산이포 마을에는 농산물 판매 시설과 만남의 마당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