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로 수사 대상에 오른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가 지난 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물벼락 갑질' 의혹을 받던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건 발생 50일 만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4일 조 전 전무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조 전 전무에게 적용한 혐의는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다. 당초 쟁점이었던 특수폭행 혐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관계자는 "피의자는 범행에 대해 변명하는 등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 및 참고인 진술, 녹음파일 등 수사사항을 종합 검토했다"며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증거인멸에 대한 우려도 했다. 경찰관계자는 "(압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결과, 대한항공 측에서 수습방안을 논의하고 피해자 측과 접촉 및 말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이 확인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한 광고대행업체의 직원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 한다는 이유로 고함을 지르며 얼굴에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로 인해 당일 회의도 중단됐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내사에 들어가 '조 전 전무가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음료를 뿌렸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같은 달 17일 조 전 전무를 피의자로 입건, 출국정지시키며 수사에 착수했다.
대한항공 본사와 조 전무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대한항공 측의 말 맞추기나 회유, 협박이 있었는지 살폈다.
이후 지난 1일에는 조 전 전무를 소환해 15시간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조 전 전무는 경찰서에 들어가기 앞서서는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울먹거리기도 했지만 조사에선 "물컵을 사람에게 던진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