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찰청 제공)
[편집자주] 경찰 채용에 대한 특혜 의혹은 경찰행정학과 특채만이 아니라 전경·의경 출신을 대상으로 한 특채에 대해서도 제기되고 있다. 광주 CBS 연속기획보도 '경찰 채용, 이대로 괜찮나'. 두 번째로 전·의경 특채 제도의 실태와 주먹구구식으로 산정되고 있는 특채 선발 인원 등에 대해 살펴본다.경찰청은 지난 2009년부터 전투 경찰이나 의무 경찰로 복무한 사람을 대상으로 특별 채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2018년 일반 채용으로 3000여 명, 전·의경 특별 채용으로 150명의 순경을 선발한다. 그런데 전·의경 특채를 두고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의경 특채는 우수 군 입대 자원들이 의무 경찰에 지원하도록 해 더 안전한 치안을 국민들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의경은 애시당초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의경 고시'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또 지난 2013년을 마지막으로 전경 제도가 폐지된 데다 여성들은 애초에 지원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경찰시험을 준비 중인 최 모(24·여) 씨는 "상대적으로 편한 군 생활을 위해 의무 경찰 시험을 보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전·의경 출신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또 다른 의미의 군 가산점 제도라고 볼 수 있다"라고 했다.
또 다른 여성 임 모(25·여) 씨는 "전·의경 특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경찰 업무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는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할 것 같다"며 "여성들뿐만 아니라 전·의경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군 생활을 한 사람들에게도 차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이 전·의경 출신과 경찰행정학과 출신들만을 대상으로 특별 채용하는 인원은 2018년 기준 300명으로 일반 공채로 선발하는 전체 인원의 10%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특채 선발 인원을 정하는 합리적인 기준 없이 엉터리로 채용 인원이 결정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명확한 근거를 갖고 특채 인원을 산출하는 것은 아니다"며 "선발 인원에 대한 큰 변화가 없는 경우, 이전 공채의 경쟁률 등을 토대로 특채 인원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특채 지원 자격을 갖춘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도 관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행정학과나 전·의경 출신들이 얼마나 특채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지 등 최소한의 정보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채 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찰행정학과 내부나 전·의경 출신 중에서도 현행 특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행정학과의 순기능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경찰행정학과 특채 제도는 다른 수험생들에게는 차별이 될 수 있다"며 "다른 수험생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면 특채 제도 폐지 논의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여기다 특채와 일반 공채를 통해 선발되는 경찰에게 주어지는 업무가 동일하고 업무 능력의 차이를 증명할 만한 근거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대착오적인 특채제도는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