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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연주 강은일 "두 줄 해금처럼 남북 화음 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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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연주, "가장 작은 무대였지만 일생에서 가장 큰 공연…너무 떨렸다"

- 같은 듯 다른 남과 북의 만남, 해금과 옥류금 협연과 닮아
- "해금은 웃음줄과 울음줄로 된 두 줄 악기…평화와 자유를 이야기해"
- 남북 문화교류에서 소외됐던 국악… "평양 가서 연주하고 싶어요"
- "노무현 전 대통령, 무대 위로 달려 올라와 칭찬도 해주셨던 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5월 2일 (수)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해금 연주자 강은일 (단국대 교수, 남북정상회담 만찬 해금 연주)
 
◇ 정관용> 방금 들으신 소리 지난 남북 정상회담 첫 문을 열었던 우리 악기 해금, 또 북한 악기 옥류금 합주 소리를 들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남북 연주자가 합주를 했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계시죠. 그런데 사실 그렇지가 않다 그러네요. 그래서 그날 해금을 연주하셨던 우리를 대표하는 최고의 해금 연주자죠. 단국대학교 강은일 교수 연결해서 그 뒷얘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강 교수님, 안녕하세요.
 
◆ 강은일>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옥류금을 연주한 연주자가 북한 연주자가 아니에요?
 
◆ 강은일> 네, 아닙니다. 옥류금은 1970년대 김정일 위원장의 진두지휘 아래 새로 개량된 악기예요. 그런데 북한에서 지금 한국으로 악기가 넘어와서 그 악기를 연주하시는 연주자들이 있습니다.
 
◇ 정관용> 국내에도?
 
◆ 강은일> 네.
 
◇ 정관용> 그러면 해금과 옥류금의 합주라고 하는 게 어떻게 이루어지게 된 거예요? 청와대 아이디어였습니까, 어떻게 된 겁니까?
 
◆ 강은일> 저한테 해금 외에 다른 국악기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남한의 해금이라면 북한에 어떤 악기가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고요. 그래서 아, 북한에 옥류금이 있구나. 우리나라에 지금 옥류금이 들어와 있구나. 그리고서는 옥류금 연주자를 막 찾아봤죠. 그랬더니 옥류금을 가지고 있는 연주자가 있더라고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27일 환영 만찬에서 잔을 부딪히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 공동 사진취재단

 

◇ 정관용> 그래요?
 
◆ 강은일> 그래서 아, 잘됐다. 그럼 남과 북이 지금 만나는 거니까 이렇게 악기도 같이 만나서 노래를 부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정관용> 강 교수님 아이디어군요, 이게?
 
◆ 강은일> 네, 그렇죠.
 
◇ 정관용> 옥류금이 우리한테 도입되게 된 과정, 배경은 어떻게 됩니까?
 
◆ 강은일> 연변을 통해서 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 정관용> 옥류금 연주자들이 그러면 여럿 있어요? 아니면 몇 분밖에 안 계세요?
 
◆ 강은일> 몇 분 밖에 안 계세요. 옥류금은 33줄로 되어 있는 악기인데요. 손으로 뜯어서 소리를 내는 발현악기입니다.
 
◇ 정관용> 해금과 완전히 다른 악기로군요.
 
◆ 강은일> 그렇죠. 해금은 찰현악기죠. 줄을 긁어서 내는 악기고요. 그래서 이 찰현악기와 발현악기가 만나는 것처럼 남과 북도 같은 민족이지만 조금 다른 그래서 같이 만나서 같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그런 의미를 담았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청와대에서는 왜 꼭 집어서 해금 연주를 부탁했을까요?
 
◆ 강은일> 해금이 두 줄 악기입니다.
 
◇ 정관용> 두 줄 악기예요, 해금이?
 
◆ 강은일> 두 줄 악기인데요. 두 줄 사이에 활이 끼어 있어서 자유롭지 못한 악기입니다. 그래서 늘 자유를 꿈꾸는 그런 악기죠. 그래서 제가 그 두 줄에 의미를 담았었는데. 남과 북 그리고 전쟁과 평화 그리고 웃음줄, 울음줄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남과 북이 만났고 전쟁과 평화에서 평화를 선택하게 됐고 울음줄과 웃음줄인데. 이제는 옛날에는 울었다면 이제부터는 웃음만 웃을 수 있는 그런 평화를 이야기하는 그런 악기가 아닌가. 그래서 아마 해금이 선택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 정관용> 해금이 딱 두 개 줄로 돼 있어요? 저는 그것도 몰랐네요. 그리고 보통 해금 연주자들은 그것을 웃음줄, 울음줄 이렇게 부르는군요?
 
◆ 강은일> 네, 그렇기도 합니다.
 
◇ 정관용> 거기 이제 강 교수께서 남북의 의미까지 부여하셨고.
 
◆ 강은일> 네.
 
해금연주자 강은일(우)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 정관용> 아무튼 남북정상 앞에서 연주하셨을 때 그때 느낌이 어떠셨어요?
 
◆ 강은일> 굉장히 떨렸어요. 그 무대는 정말 작았거든요. 제가 여태까지 선 무대 중에 가장 작은 무대였을 텐데 제 일생에서 아마 가장 큰 공연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북한 사람들 앞에 연주해 보신 적 없죠?
 
◆ 강은일> 이번이 처음이에요.
 
◇ 정관용> 방금 우리 들었는데. 반갑습니다를 연주하셨고, 그렇죠?
 
◆ 강은일> 지금 들으니까 다시 막 떨리는 거예요, 지금. 그 소리를 듣는데.
 
◇ 정관용> 반갑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곡 연주하셨어요?
 
◆ 강은일> 서울에서 평양까지를 했습니다.
 
◇ 정관용> 그건 우리 노래인데.
 
◆ 강은일> 그렇죠. 그래서 남한의 악기, 북한의 악기 그리고 우리의 노래 그리고 북한의 노래를 연결해서 했죠.
 
◇ 정관용> 그랬군요. 이번에 이설주 여사 또 김정숙 여사 둘 다 음악 전공이시고 해서 대통령도 앞으로 예술 교류 분야에서 좀 많은 활동해 달라, 이런 얘기도 있었고 남북 간의 문화예술 교류도 이제 앞으로 좀 확대되지 않겠어요?
 
◆ 강은일> 맞아요. 그럴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우리 강 교수님도 북한 가서 연주 한번 하실 수 있게 되는 겁니까?
 
◆ 강은일> 네, 가고 싶고요. 평양 가서 제 음악도 연주하고 싶고요. 북한 음악 그런 자료들을 서로 공유하면 지금 한국의 전통음악의 폭이 훨씬 넓어질 것 같아요. 그렇게 된다면 학술적으로도 그렇고 음악적으로도 그렇고 활용 가능 부분도 많을 것 같고요. 서로 이야기할 거리들도 많을 수 있을 것 같고요.
 
◇ 정관용> 그러고 보니까 지난번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예술단 왔을 때 또 그다음에 우리 예술단이 평양 갈 때 보니까 다 대중음악하고 무슨 교향악 같은 그런 전통음악만 있지 우리 국악이 빠져 있네요.
 
◆ 강은일> 네, 빠졌었어요.
 
◇ 정관용> 정작 국악이 들어갔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강은일> 네, 그렇죠. 그런데 이번 첫 만남은 그렇고 앞으로 이제 서로 같이 만나서 교류하면 전통음악 되살릴 수 있는 부분들이 같이 합주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또 그에 못지않게 전통음악뿐만이 아니라 현대적인 음악들도 지금 함께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도 함께 만나서 발전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 정관용> 하실 일이 많네요.
 
◆ 강은일>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리 강 교수께서는 9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작고 하시고 영결식에서도 해금 연주 하셨죠?
 
◆ 강은일> 네, 그래요.
 
◇ 정관용> 그때는 어떻게 하시게 되셨습니까?
 
◆ 강은일> 그때는 제가 청와대에 공연을 가게 됐었는데요. 그때 제 공연이 끝나고 대통령님께서 막 달려서 무대 위로 올라오셨었어요. 그러면서 저한테 악수를 하시면서 너무 잘했다고 칭찬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청와대를 몇 번 더 공연을 하게 됐고요.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해금 소리를 굉장히 좋아하셨었습니다. 그 계기로 제가 영결식에서 공연을 하게 됐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남북 간에 이벤트들이 많을 텐데. 더 많은 활약 기대하면서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강은일>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단국대학교 강은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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