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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지율에 취했나…원칙없는 공천·허술한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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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공천 반발에 경선으로 돌리기도…"당 지도부가 권한 남용" 지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이 연이은 공천 갈등으로 인해 신음에 빠졌다. 무리한 컷오프와 부실한 검증으로 인해 다수의 선거구에서 논란이 불거지면서 높은 당 지지율에 기인한 지도부의 자만심이 작용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을 전략공천한 것에 불만을 품은 김태균, 김찬곤 두 중구청장 예비후보가 회의장에 난입해 "밀실공천을 없애 달라. 내가 죽을 수도 있다"며 소리를 질렀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성백진 중랑구청장 예비후보가 지난달 30일 류경기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이 전략공천된 것에 항의하기 위해 자해 소동을 벌인 지 불과 이틀 만에 또 한 차례 최고위 회의장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연이어 공천 잡음이 불거지면서 당 지도부의 권한 행사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선 없이 단수나 전략 공천이 이뤄진 곳에서 이의제기가 이어지면서 "단수공천을 하면 무조건 재심의로 간다"는 말이 당내에서 공공연히 들릴 정도다.

일부 지역의 공천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지도부가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8일 광주 서구갑에 여성인 박혜자 전 의원을 전략공천한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의 낙점 이유에 대해 공관위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 반면 추미애 당 대표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하게 반대 여론이 일었다.

이틀 후인 지난달 20일 6·10 민주항쟁을 이끈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까지 당 대표실을 찾아 공천에 항의하자 기존 결정을 번복하고 다시 경선을 실시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박 전 의원은 경선에서 46.48%를 득표해 53.52%를 얻은 송갑석 후보에게 패하면서 경쟁력을 입증하지도 못했다.

민주당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 27일에는 전남 신안군수 후보로 천경배 당 대표 비서실 부실장을 전략공천했다.

경선을 요구했던 임흥민 신안군수 예비후보와 박우량 전 신안군수는 추 대표의 비서실 부실장이 전략공천을 받은데 대해 "적폐 공천"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류경기 전 부시장에 대한 전략공천도 지속적으로 잡음의 원인이 되고 있다. 중랑구을 의원인 박홍근 원내부대표와 당 지도부는 중랑구가 지난 4번의 지방선거에서 모두 패했던 지역인 만큼 승리 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성백진 후보는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공관위에서 전략공천 여부를 고민하는 와중에 최고위가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전략공천을 발표한 점도 잘못된 일이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성 후보는 경선이라도 해달라는 요구다.

중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된 서양호 소장도 당내 김태균 예비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경우 확실하게 승리할 것을 장담할 수 없다는 당내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재선 현역시장인 최성 고양시장과 유영록 김포시장이 공개적이고 객관적인 결격사유 없이 컷오프 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해당 지역에 살지도 않는 사람을 공천한 것은 물론이고 당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지역에 전략공천을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공천 절차가 무시된 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실한 후보자 검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성남시장 후보로 단수공천된 은수미 후보의 경우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로부터 운전기사와 차량 유지비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도덕성 시비에 휘말렸다.

이 사실을 폭로한 운전기사 최모씨가 은 후보의 기사 일을 그만 둔 후 같은 당 소속 이재명 시장이 재직 중이던 성남시청 공무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보은성 채용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서철모 화성시장 후보의 경우에는 폭력 전과를 알면서도 후보자격을 인정해 느슨한 잣대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당 공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서 후보가 과거 술병으로 피해자를 내려치고 병의 깨진 부분으로 상해를 입힌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추 대표 본인을 비롯한 지도부가 상황을 냉정하게 봐야 하는데 대통령과 당 지지율의 고공행진에 취해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야당이 계속 물고 늘어질 수 있는 이런 사건들이 쌓이면 정말 큰일이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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