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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주제로 첫 남북정상회담···남북 정상 함께 걸으며 '화합'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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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식수·도보다리 산책으로 남북 화합 강조···靑 "비핵화, 결국 정상들 몫으로 남아"

 

한반도 비핵화를 주요 의제로 열리는 2018 남북정상회담의 날이 밝았다.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25 전쟁 이후 북한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남측 땅을 밟는만큼 전세계의 이목이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 남북 정상, MDL에서 만나 손 맞잡고 공식환영식장까지 함께 걸어서 이동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역사적인 첫 만남은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앞 군사분계선(MDL)에서 오전 9시 30분 이뤄진다. 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군사정전위 본회의실과 소회의실 사이에서 군사분계선을 넘는다.

문 대통령도 이 곳 군사분계선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한다.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 앞에서 남북 정상이 손을 마주잡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은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식 환영식장으로 함께 걸어서 이동한다. 100m 남짓한 거리를 걷는동안 양국 정상의 친밀한 모습이 생중계될 전망이다. 양국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도 관심사다.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환영식은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 판문점 광장에서 열린다.

환영식 후 남북 정상은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이동하는데, 이 곳 1층에서 김 위원장이 방명록에 서명하고 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남측 땅을 밟은 소감을 밝힐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남북 정상은 사전환담을 가진 뒤 본격적인 정상회담은 10시 30분부터 시작한다. 오전 정상회담 후 오찬과 휴식시간은 따로 진행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방한시 청와대 전통의장대 사열 모습 (사진=청와대)

 

◇ '남북 화합' 강조한 세부 일정···공동식수·도보다리 산책도

남북 정상은 오찬 후 오후에는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공동기념식수를 한다.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의 상징인 소나무를 심는다는데 의미가 있다.

기념식수 장소는 고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고향으로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 길'이다. 기념 식수목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다.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섞어 사용하고 대동강물과 한강수를 함께 주게 된다.

이번 정상회담이 비핵화 논의 뿐 아니라 남북 화합에 있어 큰 의미가 있는만큼 우리 정부가 공동식수를 제안했고 북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식수를 마치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양 정상이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눈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 감독위가 판문점을 드나들 때 동선을 줄이기 위해 판문점 습지 위에 만든 다리다.

산책 후 평화의집으로 이동해 오후 회담을 가진 뒤, 회담을 모두 마치면 합의문 서명과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합의 내용에 따라 형식과 장소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6시 30분부터는 양측 수행원이 참석하는 환영만찬이 평화의집 3층 식당에서 열린다. 만찬이 끝난 후에는 환송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에서 양 정상은 판문점 평화의 집 전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하나의봄'이란 주제의 영상을 감상한다.

판문점 평화의집 정상회담장 (사진=청와대)

 

◇ '비핵화' 합의 수준 어떨까···북미정상회담까지 연결돼 '초미의 관심'

이날 남북정상회담 의제 중 전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는 것은 비핵화 합의 수준이다. 이날 비핵화 의제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5월 말, 6월 초쯤 열릴 북미정상회담의 성패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다른 의제들은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어느정도 있어야 이뤄지는만큼 비핵화가 최우선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북한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선언하며 비핵화 의지에 힘을 더했다. 우리 정부 역시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는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크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관련 북측의 입장이 합의문에 명시되면 북한 최고지도자가 비핵화에 대해 직접 서명하는 최초의 합의문이 된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이라는 핵심의제에 집중된 회담"이라면서 "북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고도로 발전한 이 시점에 비핵화 합의를 하는 것은 1990년대 초와 2000년대 초 이뤄진 비핵화 합의와는 근본적으로 그 성격이 다르다. 이 점이 이번 회담을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핵화의 명시적 합의가 있다고 해도 이 것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정상들 사이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지는 참모들이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핵심은 내일 정상들 사이 몫으로 고스란히 남았다"면서 긴장감을 드러냈다.

김지윤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정상회담에서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지만, 북한이 진정성있게 비핵화를 보여주는 차원의 선언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은 또 종전 선언을 하거나 혹은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이날 종전 관련 진일보된 합의점이 나오면 남북미 3자 회담을 추진해 확실하게 마침표를 찍는다는 방침이다.

비무장 지대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를 선언하고 비무장지대 내 병력을 차츰 축소해 나가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또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와 판문점 공동연락사무소 운영,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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