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6%, 네이버 통해 뉴스 기사 접해
- 네이버 댓글 개편안? 점수 주자면 'C-'
- 아웃링크제, 여론 조작 방지 효과 적어
- 적극적 모니터링으로 매크로 탐지율 높여야
- 포털 뉴스 편집 시 투명성·책임감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이제 그 화살은 포털사이트 네이버로 향하고 있습니다.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에 동원한 유령 아이디가 한 2000여 개 된다고 그러죠. 자체적으로 서버까지 구축을 해서 운영했다고 하는데 이런 조직의 매크로 조작을 네이버가 정말 몰랐을까. 혹시 알고 방치한 거 아니냐. 이런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는 겁니다. 그러자 네이버가 어제 1차 댓글 시스템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한 기사당 이제 1인이, 한 사람이 달 수 있는 댓글을 3개까지로 제한하겠다. 그리고 24시간 동안 공감, 비공감 누를 수 있는 것도, 클릭수도 제안을 하겠다, 이런 내용이죠. 이 개편안이 발표되자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곳이 자유한국당입니다. 땜질식이다. 이건 아무 소용없는 처방이다. 아웃링크제, 댓글 실명제 해야 한다면서 어제 네이버 항의 방문을 했습니다. 다른 당에서도 집단적인 움직임까지는 아니지만 개인적인 의견들이 나오고 있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문가의 의견 확인해 보겠습니다.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김승주 교수 연결을 하죠.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승주>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우선 네이버가 우리나라 포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 김승주> 일단 지금 논란이 되는 게 언론에 대한 영향력이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네이버를 통해서 뉴스 기사를 접하는가. 이것을 볼 때 한 67.6% 정도가 네이버를 통해서 기사들을 접한다라고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67.6%가 네이버 통해서 뉴스 본다. 그러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까 네이버를 대표적으로 우리가 주목을 하게 되는 건데 어제 네이버가 여론조작 막겠다, 제2의 드루킹 사태 막겠다 하면서 자체적으로 발표한 이 댓글 시스템 개편안. 교수님은 A부터 F까지 점수 있다면 몇 점 정도나 주시겠어요.
◆ 김승주> 저는 'C-' 정도 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C에서 플러스도 아니고 마이너스입니까?
◆ 김승주> 그러니까 저는 사실 네이버라면 댓글 개수를 20개에서 3개로 줄이겠다. 이런 지엽적인 것이 아니고 매크로와 관련해서는 네이버가 그동안 뭘 제대로 발표한 게 없단 말이죠. 그러니까 투명하지 않단 말이죠. 투명하지 않으니까 공감대 형성이 안 되고 음모론의 중심에 네이버가 서게 된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번 발표에서 차라리 네이버가 앞으로 우리가 댓글을 차단하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인력을 투입하겠다라든가 얼마만큼의 예산을 투입하겠다라든가. 앞으로 댓글조작이 발견이 되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서 무조건 수사당국에 의뢰를 하겠다든가. 아니면 어떤 매크로 조작으로 의심되는 통계수치를 정기적으로 발표하겠다라든가 이런 기본 원칙이 일단 발표되고 그것을 통해서 좀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먼저 보여야 되는 게 우선적이 돼야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엽적인 것을 먼저 발표한 데 대한 유감,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승주> 그렇죠. 어차피 모든 매크로 조작을 막을 수 있는 단 하나의 기술이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우회할 수 있는 건 시간이 지나면 또 나오거든요.
◇ 김현정> 지금 한 사람당, 한 아이디당 기사에다가 댓글 3개씩밖에 못 달게 했는데 이렇게 해도 매크로 뭔가 여론조작 하려면 할 수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 김승주> 더 많은 아이디를 구입하면 되죠.
◇ 김현정> 지금 드루킹은 아이디 2000개 유령 아이디 가지고 막 매크로를 돌린 건데 아이디를 더 많이 만드는 방식으로?
◆ 김승주> 그렇죠. 우리나라가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많이 나지 않습니까? 그 개인정보 유출된 거 사들이면 됩니다. 그걸 이용해서 또 하면 되거든요.
◇ 김현정> 돈은 조금 더 들겠지만 못 하려면 못 할 일도 아니다.
◆ 김승주> 그렇죠. 모든 매크로 대응 기술, 해킹 대응 기술은 그것을 좀 더 복잡하게 하고 어렵게 하고 돈이 많이 들게 하는 거지 원천적으로 막는 건 불가능하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기술이란 건 계속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이런 식이니까.
◆ 김승주>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그 부분보다 다른 부분에 대한 지적을 합니다. 정치권에서 대안으로 얘기되고 있는. 이번에 꼭 들어갔었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첫 번째는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의 법안으로 나오기도 했던 건데 아웃링크제. 그러니까 뉴스 기사를 딱 눌렀을 때 해당 언론사의 홈페이지로 이동해서 보게 하는 방식. 그러니까 포털에 머물면서 거기에다 댓글 쓰는 거 말고 CBS면 CBS, MBC면 MBC로 가가지고 보게 하고 댓글도 거기에서 쓰게 하는 방식으로 하자.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승주> 저는 지금 정치권에서 여러 가지 얘기를 하는데 정치권에서 어떤 안을 내놨을 때 좀 고민을 하고 내놨으면 좋겠거든요.
◇ 김현정> 고민? 고민의 흔적이 안 보이세요?
◆ 김승주> 저는 아웃링크제를 통해서 댓글이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나 사례를 본 적이 없거든요. 예를 들면 지금 아웃링크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게 페이스북이죠. 페이스북 같은 경우에는 기사 링크를 담벼락에 올리면 실제 그걸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로 갔다가 다시 페이스북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김승주> 아웃링크 방식이죠. 그럼 제가 제 페이스북 담벼락에 어떤 기사를 걸었습니다. 그러면 그 기사를 보고 사람들이 해당 언론사 가서 댓글을 다냐는 말이죠. 안 그렇거든요. 제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거든요.
◇ 김현정> 다시 돌아온다. 아웃링크 했다가 다시 인링크 안으로 들어온다.
◆ 김승주> 그렇죠. 왜 그러냐면 댓글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들이 많이 보는 데 노출 시키고 싶은 욕구가 있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 김승주> 그러면 사람들이 많이 있는 네이버나 페이스북 가서 댓글을 달지 해당 언론가 가서 달겠냐는 거죠. 또 해당 언론사로 갈 경우에 댓글을 달려고 하면 또 사용자 인증하라고 그러거든요. 그거 귀찮아서 안 할 확률이 훨씬 높단 말이에요. 그런데 왜 아웃링크를 주장하냐고요.
◇ 김현정> 그래서 나오는 얘기가 뭐냐 하면 그럼 아예 포털의 댓글란을 폐지해 버리자. 아예 포털에서는 댓글 못 달게 해 버리자는 주장도 나와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 김승주> 그건 교통사고가 많이 나니까 자동차를 없애자는 얘기하고 똑같거든요.
◇ 김현정> 교통사고 날지 모르니까 자동차 쓰지 말아라.
◆ 김승주> 그렇죠. 굉장히, 굉장히 극단적인 방식이고 그런 방식을 인터넷에 자꾸 접목하려고 하면 안 되죠. 인터넷이라는 데는 자발적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운데 문화를 만들어가는 공간이거든요. 그런데 거기다 그런 극단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한다고 그러면 인터넷의 기본 정신하고도 저는 맞지 않다고 봅니다.
◇ 김현정> 이건 지금 정치란에 한해서는 댓글 폐지하자. 이런 주장을 한 적이 있는데 교수님이 보시기에 그건 상당히 극단적인 방법, 불가능한 방법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 김승주> 그렇죠.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보는 겁니다.
◇ 김현정> 댓글 실명제 하자는 법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김승주> 일단 실명제라는 건 예전부터 논란이 많이 됐었잖아요.
◇ 김현정> 됐었죠.
◆ 김승주> 그렇죠? 그리고 실명제를 한다고 치더라도 어떻게 실명제를 할 거냐는 겁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을 이용해서 신원을 확인하겠다. 그럼 예를 들어 대포폰을 왕창 사서 그 실명제를 우회하는 방법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는 거죠. 또 공인인증서를 통해서 실명 확인을 하겠다. 지금 공인인증서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생겨서 이거 폐지하겠다는 얘기 나왔잖아요. 그런데 실명제 때문에 공인인증서를 다시 부활시킬 거냐는 거죠. 그러니까 실명제를 한다면 뭐로 실명제를 할 거냐는 겁니다.
◇ 김현정> 그 수단에 대한 문제 또 그것도 우회해서 이거 마음먹고 조작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도 있다는 말씀.
◆ 김승주> 그렇죠.
◇ 김현정> 사실 2012년에 이 실명제 같은 경우 위헌 판결이 나지 않았어요?
◆ 김승주> 맞습니다. 주민번호를 수집해서 그걸 장기간 보관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없게 돼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댓글 실명제도 또 어려운 얘기다. 그러면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대안, 개선책은 역시 아까 말씀하신 포털이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모니터 해야 한다, 이런 말씀.
◆ 김승주> 일단 포털은 기본적으로 기술 개발도 하고 인력도 투입해서 적극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되고요. 예를 들어 매크로를 열심히 탐지를 해서 댓글 조작 같은 게 발견이 되면 몇 건이 발견됐는지. 또 그걸 수사 의뢰해서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이런 정보들을 투명하게 공개를 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 김현정> 거기서 잠깐만요. 아까 매크로를 막을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이라는 건 불가능하다고 하셨잖아요.
◆ 김승주> 100% 잡을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은 없다라고 그랬죠.
◇ 김현정> 그러면 매크로를 감지는 할 수 있습니까, 기술적으로? 그건 가능합니까?
◆ 김승주> 탐지율을 올릴 수는 있죠. 지금 50%라면 60%, 70%, 80% 계속해서 올릴 수는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보다 그러려면 인력을 더 써야 하고 그 분야에. 돈을 더 써서 기술적으로 뭔가를 더 늘려야 하고 이런 투자를 해야 된다는 말씀이군요.
◆ 김승주> 그렇죠. 그런데 거기서만 그치면 안 되고 우리가 몇 퍼센트나 탐지해서 수사 의뢰를 몇 건을 의뢰했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도 투명하게 공개를 하라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그 수치를 보고 '이거 댓글 함부로 했다가는 내가 잡혀갈 수도 있겠네', '이게 그렇게 재미 삼아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네' 이런 생각이 들 거잖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 김승주> 그러면 스스로 억제하려고 들 거라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이제 이런 반론도 나올 수는 있어요. 지금 교수님 말씀하신 방법이 상당히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지금 당장 그게 어렵다면 해 볼 수 있는 거부터 해 보자. 그래서 아웃링크제를 한다든지 댓글 실명제를 한다든지 조금이라도 복잡하게 만들면, 여론 조작하기 복잡하게 만들면 그게 방법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승주> 저는 물론 그런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봐요. 그런데 제가 묻는 건 아웃링크제가 효과적이었다는 어떤 근거가 있어야 그걸 하자고 그러잖아요.
◇ 김현정> 조사된 게 없어요?
◆ 김승주> 저는 아웃링크가 어떤 효과를 줬다는 걸 페이퍼, 논문이라든가 이런 걸 본 적이 없고요.
◇ 김현정> 댓글 실명제도 마찬가지입니까?
◆ 김승주> 실명제는 실제로 그 실명제를 어떻게 그 수단을 확보할 것이냐가 예전부터 논의됐잖아요.
◇ 김현정> 거기부터 막힌다.
◆ 김승주> 그렇죠. 어떤 방법으로 실명제를 지탱할 거냐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고려대학교 김승주 교수와 지금 말씀 나누고 있는데 그나저나 교수님, 네이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포털 사이트들의 책임감 문제가 강하게 제기가 되고 있어요. 사실 언론사는 아니에요. 언론사는 아닌데 사실상의 언론사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 동의하십니까?
◆ 김승주>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뉴스에 접속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은 건 사실이니까요. 그게 언론사냐 아니냐. 이걸 저는 판단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그 관문의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편집부터, 뉴스 편집부터 댓글 관리까지 지금보다 훨씬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되는 근거가 되는 거죠.
◆ 김승주> 그렇죠. 그런데 그 책임감에는 사실은 어떤 투명성, 그러니까 투명성 있게 일을 해야 된다는 것도 따라 붙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고 나니, 전문가 말씀을 듣고 나니까 정리가 되네요. 그리고 앞으로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 사이트들이 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가에 대해서도 정립이 좀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승주>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려대학교 김승주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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