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바른미래당의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인사(人事) 작업'에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 세종시장 출마 의사를 밝혔던 인사가 돌연 잠적하는가 하면, 최근 대구 지역 영입인사를 두고도 자격성 논란이 불거졌다.
당 안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기류가 감지되는 한편, 서울시장 경쟁구도에서 안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기대 만큼 상승 기류를 타지 못하면서 내우외환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안 예비후보는 당초 12일 세종시장 후보로 이충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영입했다고 발표할 계획이었다. 기초단체장으로 내세울 인사들과 함께 이 전 청장을 소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첫 광역단체장 후보 인사 영입인 만큼 그를 단독으로 발표하기로 하는 등 기대감이 컸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최근 안 예비후보와 직접 대면해 입당 의사를 전했던 이 전 청장은 돌연 전날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누군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은 뒤 돌연 출마 의사를 접었다는 게 그를 안 예비후보에게 추천한 김중로 최고위원(바른미래당 세종시당위원장)의 설명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지역 관계자로부터 이 전 청장이 갑자기 불출마 의견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전 청장에게 전화했더니 '못 하게 돼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더라"라며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그건 말할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출마 이유는 본인만 알고, 사실은 드러난 게 없다. 주변에선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그런 행동을 했다고 하니 의심이 가지 않느냐"며 "뭔가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영입 발표 직전 이 전 청장 불출마 건을 보고 받은 안 예비후보는 "그럴 수도 있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외압론'을 펴며 이 전 청장 영입이 틀어진 원인을 외부로 돌렸다. 김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전 청장은 선거캠프 구성은 물론, 출마에 대비한 선거 사무실 임차계약까지 진행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악질적인 정치공작에 의한 출마포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당 차원에서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체면 지키기식 외압론"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대구 영입 인사도 도마에 올랐다. 안 예비후보는 지난 1일 여성인재 영입 발표를 하면서 5명의 대구 지역 인사를 소개했다. 이 가운데 한 인사가 대구 북구갑 공동지역위원장의 부인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영입의 적절성을 두고 말이 많았다. 또 다른 인사는 대구시당 예비후보자들의 자격을 심사하는 심사위원이어서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본인 요청으로 심사위원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조차 "인재영입의 원칙이 뭔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인사 잡음'과는 별개로 안 예비후보의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과 박빙구도를 형성하지 못하는 건 또 다른 고민거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MBN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8~9일 서울시장선거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 박원순 시장, 박영선·우상호 의원 누가 나서도 안 예비후보를 크게 앞섰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안 예비후보는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박빙 경쟁 양상을 보였다.
이런 현상과 관련해 당 관계자는 "좌우 진영이 최근 세게 맞붙으면서 분위기가 좀처럼 뜨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선거가 임박하면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답답한 속내를 내비쳤다.
안 예비후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앞서 출마했던 두 번의 총선에서도 모두 제가 진다고 나왔지만 실제로는 더블 스코어로 이겼다"며 "민주당 후보들은 3명 모두 지지율이 정당 지지도보다 낮게 나왔는데, 저만 정당 지지도를 뛰어 넘었다. 민주당 후보들은 소속 정당 말고는 아무런 장점이 없다는 뜻"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