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삼성 노조 문건' 속 직원 "해고 6년…극단적 생각까지"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 노조 와해 문건 6천 건? '삼성 스타일'
- 계열사, 미전실 등 매일 노조 동향 보고
- 인사팀, '원하는 고과, 연봉 주겠다' 회유
- 복직해보니…사실과 다른 악의적 소문 돌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장희(금속노조 삼성지회 부지회장)

삼성그룹 19개 계열사에도 노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수도 정확히 파악이 안 될 정도로 만들어졌다 없어 졌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까 삼성은 이른바 노조 와해 문건을 작성하고 노골적으로 노조를 탄압해 왔던 정황이 문건으로 드러난 거죠. 지난 2013년에 한 차례 문서가 발견이 됐었는데요. 그때는 출처가 불분명하다 해서 무혐의가 났죠. 그런데 이번에는 검찰이 다스 소송비 대납 문제로 삼성을 압수수색 하다가 문건이 발견된 거고 게다가 6000여 건에 이르기 때문에 그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그렇다면 이 문건들은 그저 문건 차원으로만 존재했던 걸까요? 아니면 실제로 실행까지 됐던 걸까요? 이분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삼성에서 노조 설립 주동자로 몰려서 해고를 당하고 6년간의 법정투쟁 끝에 작년 3월에 복직하신 분이세요. 조장희 씨. 금속노조 삼성지회 부지회장 연결을 해 보죠. 조장희 씨, 안녕하세요?

◆ 조장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 어디 소속이십니까?

 

◆ 조장희> 저는 삼성 에버랜드로 알려진 회사에 근무를 하고 있고요. 제일모직과 같이 합병된 삼성물산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에버랜드에. 그래요. 우선 이번에 검찰이 삼성의 노조 와해 문건 6000여 건을 발견했다. 뉴스 듣고는 어떠셨어요?

◆ 조장희> 글쎄요. 2013년에 저희와 관련된 노사 전략 문건에서 저희들이 고소도 하고 많은 조사를 받았었는데 제대로 된 어떤 조사나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굉장히 답답하고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문건 공개 소식을 듣고 많은 기대감도 있었고 반가운 마음, 한편에는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노조에 대해서 탄압을 하고 와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좀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6000여 건이나 될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 조장희> 저도 6000건이라는 얘기를 듣고 처음에는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는 게 제가 삼성에서 오래 근무하다 보니까 삼성의 관리 방법, 방식을 생각해 보면 무리한 숫자는 아니다.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관리 방법을 되새겨보면 6000건 나올 수 있다'?

◆ 조장희> 저희들이 노조라는 것이 삼성에서는 불문율처럼 금기시 됐던 것이기 때문에 소송을 준비하면서 과거의 사례들을 조사도 해 보고 다른 계열사의 사례들도 연구를 해 봤는데 삼성에서는 매일 보고 형식 아니면 주간 단위 보고 형식 그걸로 노조를 와해하고 탄압하기 위해서 배치된 인력들이 굉장히 많은 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 김현정> 노조 탄압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인력들이 있다고요, 많은 수가?

◆ 조장희> 네. 각 계열사에도 있고 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래전략실에도 존재하고.

 

◇ 김현정> 오로지 그 일만 해요, 그 사람들은?

◆ 조장희> 그렇죠. 이제 표면적으로는 뭐 팀명이나 이런 것들은 좋은 뜻을 가지고 있죠. 예를 들어 신문화팀 이렇게 해서. 노사 관계를 새롭게 만든다. 이렇게 공식적으로는 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들이 하는 일들은 각 노동자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뭐 문제 사원이라든지 친사장 사원이라든지 분류를 해 놓고 관리를 하고 그리고 노조가 설립되거나 설립되기 전에 막는 역할들을 하고 있죠.

◇ 김현정> 그러면 이번에 나온 6000여 건의 문건도 아마 그 소속된 사람들이 만들었을 것이다. 6000건 충분하고 더 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조장희> 매일매일 보고서 형식의 보고도 있었을 것이고 관계기관들 뭐 경찰이나 검찰, 법원 또 저희 같은 경우 소송을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언론이라든지 이런 거에 대해서 관계된 자료들을 정리하고 하면 아마 그 정도 숫자는 충분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이번에 검찰이 발견했다는 그 6000여 건은 지금 다 공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마는 2013년에 심상정 의원이 공개했던 문건을 좀 들여다보면 '노사 전략의 기본 방향을 조기 와해 또는 고사화.' 이렇게 써있고요. 직원들을 건전 인력, 문제 인력 나누어 놨어요. 거기에 조장희 씨 페이지도 하나가 있더라고요. 얼굴 사진이 있고 주동자다. 노조 설립의 주동자다. 노사위원 3선을 시도했으나 낙선한 것에 앙심을 품고 노동조합 설립을 결심했다라든지 등등의 뭐라고 할까요? 성향 분석이 쫙 써있더라고요. 보셨죠?

◆ 조장희> 네.

◇ 김현정> 문제 인력으로 분류가 되셨던 거예요?

◆ 조장희> 네.

◇ 김현정> 그때가 노조 설립하려고 하던 그때입니까?

◆ 조장희> 그렇죠. 저는 노조 설립 전에도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으로 6년 동안 활동을 했었는데 사실은 노사협의회라는 게 삼성에서는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좀 더 이렇게 잘못된 방향으로 많이 가고 있어서 저 나름대로는 좀 변화를 모색했었는데 그런 모습들이 회사의 기준에서는 문제 사원, 문제 인력 이렇게 분류가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회사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뭔가를 하려는 것에 대해서 문제인력으로. 그러면 이렇게 분류가 된 후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습니까?

◆ 조장희> 일반적인 노사위원들은 어느 정도 고과나 성과 평가가 보장이 되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최저고과를 받기 시작했고.

◇ 김현정> 일단 최저고과를 받기 시작했다.

◆ 조장희> 그렇게 괴롭히기만 하지는 않고요. 회유도 하죠.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 조장희> 저 같은 경우에는 저를 담당하는 인사팀의 직원들이 수시로 연락을 해서 술을 먹자거나 밥을 먹자거나 얘기를 하고 노조만 하지 않으면, 노조를 만들지 않으면 원하는 고과와 원하는 연봉과 원하는 부서에서 일을 시켜주겠다. 그걸 제가 거부하면 그다음에는 직장 생활이 맞지 않는 것 같은데 회사를 차리면 에버랜드 협력사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든지.

◇ 김현정> 나가서 회사를 차려라. 그러면 우리가 협력사로 이렇게 키워줄게. 나가라.

◆ 조장희> 네, 그런 회유가 굉장히 많았고 그게 통하지 않을 때마다 계속적으로 조건을 바꿔가면서 회유를 했죠.

◇ 김현정> 그렇군요. 문건에 나온 계획을 보면 '문제 인력 감축을 위해서 즉시 징계할 수 있도록 비위 사실을 채증한다.' 이런 것도 적혀 있어요. 이런 것도 겪으셨습니까?

◆ 조장희> 저의 해고 사유는 17가지가 됐었고 그 징계 사유들은 사실관계와 부합하지 않는 부분들이 대부분이어서 법원에서도 그렇고 대법원에서도 그렇고 인정되지 않아서 복직을 할 수 있었던 건데.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말이 안 되는 비위 사실이라고 캐낸 거 있어요?

◆ 조장희> 제가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볼 수 있었던 매입, 매출 자료 같은 것들을 저희들이 나중에 노사를 만들고 나서 이건 돈이 좀 잘못 쓰여졌다고 문제 제기를 하려고 했던 자료들을 제 개인 이메일로 보냈었는데 삼성그룹 홍보팀에서는 언론에 제가 경영 이메일을 26만 건이나 유출했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특허가 있는 기술, 산업스파이처럼 이렇게 포장해서 저를 나쁜 사람으로 하고 심지어 형사고소까지 했었던 거거든요. 그것도 무죄를 받았고.

◇ 김현정> 또 어떤 거요? 예를 들어서 제가 적혀 있는 거 보니까 개인 취향, 자산, 주량 이런 것까지 다 문서화해서 꼬투리를 잡았다. 이런 얘기도 있네요?

◆ 조장희> 개인 취향이나 이런 것들을 조사하는 이유는 그런 것들을 잘 알게 되면 그런 것이 약점이기 때문에 주변인들이라든지 이런 사람들하고 접촉해서 힘든 해고 싸움을 포기하도록 하는 수단으로 삼을 수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그런 개인 취향이나 재산, 주량 이런 것들을 파악하고 있는 걸로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2011년에 해고 당하셨어요.

◆ 조장희> 네.

◇ 김현정> 그런데 6년 동안 소송을 해서 결국은 지난해에 복직이 된 건데 그 6년 어떻게 버티셨어요?

◆ 조장희> 해고 생활이 길어질수록 경제적인 문제와 심적인 고통도 가중되었었는데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부분이 가족들을 부양을 해야 되는 가장의 입장으로서 2년, 3년 이렇게 삼성이 저희들과 노조원과 노조에 대해서 무더기로 고소 고발을 진행하고 해고소송뿐만 아니라 일상이 이제 재판과 관련된 경찰, 검찰조사, 재판, 변호사 면담 이렇게 이어지다 보니까 별도의 생계활동을 하기가 굉장히 힘들었고 그래서 솔직히 공사장에서도 일을 하고. 그렇게 했지만 역부족이었었고 해고 한 3년차쯤에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그래서 힘든 것들이 누적이 되다 보니까 나중에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너무 힘든 상황이 됐었죠.

◇ 김현정> 노가다 하고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이거 뭐 정신과 치료 받고 이 정도 우울증까지 겪으셨던 거예요?

◆ 조장희> 단순히 해고로 인한 스트레스나 분노 이런 걸로 생각을 했었는데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하다 보니까 좀 심각한 상황까지 갔었어요.

◇ 김현정>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면.

◆ 조장희> 저도 모르게 저희 집이 되게 높은 층에 있었는데 베란다에서 자살을 생각하고 그 순간이 지나고 나서 며칠 동안 그 기억이 계속 괴롭게 하고 이런 것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집에서 나가지 못하는 경우. 그런 경우들이 계속 반복이 됐었죠.

◇ 김현정> 그런 세월을 견디고 결국은 대법원까지 승소, 복직에 성공하셨습니다. 복직하신 후에도 노조 활동은 계속하고 계시는데 지금 상황은 좀 나아졌습니까?

◆ 조장희> 전혀 바뀌지 않았고. 바뀌었다고 감지할 수 있는 변화는 쉽게 얘기하면 세련된 방법으로 노조 탄압을 하고 있는.

◇ 김현정> '세련된 방법으로 노조 탄압을 하는 식으로 노조 탄압이 바뀌었다'? 어떻게요? 세련됐다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 조장희> 이런 거죠. 이제 노조를 하지 말라거나 1차원적인 방법으로 노조를 하지 말라 이런 것들을 과거에 했었는데 그것들이 부작용이 있잖아요. 범죄고 불법이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노조와 비노조원들을 분리하고 노조원에 대한 비판도 우회적으로 하고.

◇ 김현정> 회사가 직접 나서지 않고 사원들 사이의 이간질, 왕따 이런 것도 당하세요?

◆ 조장희> 그건 처음부터 있어왔었고. 저는 해고돼서 밖에 있었지만 해고되지 않은 다른 조합원들은 현장에서 근무를 하면서 음해라든지 허위사실들이 많이 퍼져 있었고.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허위사실을 막 퍼뜨려요?

◆ 조장희> 저 같은 경우는 해고됐으면 대부분 해고된 사람들은 많이 언급을 안 하잖아요. 저라는 사람에 대한 관심도가 굉장히 높아 있었고 '범죄자다.' 저도 알지 못하는 근거 없는 사진들이 많이 유포되고 있었고 '이혼을 했다', '바람을 핀다.' 전혀 사실과 맞지 않는 것들.

◇ 김현정> 사생활.

◆ 조장희> 나중에 듣게 되는 거죠.

◇ 김현정> '바람핀다. 저 사람 그것 때문에 이혼했다더라. 사실 아닌데 그런 얘기들이 막 돌아요? 완전 가짜 뉴스가?

◆ 조장희> 네. 그래서 저 사람들하고 엮이면 불이익도 받을 수 있고 인성이 굉장히 안 좋은 사람들이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계속 유포하고 재생산하고 이런 것들이 반복됐었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도 노조 탄압 정책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방법이 좀 달라졌다'는 것이 조장희 지회장의 생각입니다. 이제 어쨌든 수사를 다시 한답니다. 지난번 2013년에는 무혐의로 끝났던 그것을 이제 새로 나온 증거들을 가지고 재수사를 한다니까요. 기대를 좀 해 봐야죠.

◆ 조장희> 네, 삼성이 무노조를 견지하고 유지하는 것은 오너 일가들의 어떤 잘못된 신념이라고 저희들은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노조를 탄압하고 노조를 와해시키려고 했던 처음의 생각들을 누가 했고 그것들을 어디서 실행을 했는지 제대로 밝혀주고 엄벌에 처하는 그런 결과를 좀 만들어냈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 김현정> 이렇게 시작을 했다고 하니까 이번에 다시 재수사를 시작을 했다고 하니까 제대로 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제대로 좀 파헤쳐지기를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조장희> 고맙습니다.

◇ 김현정> 삼성에서 해고가 됐다가 노조를 설립했다는 이유로 해고가 됐다가 6년 만에 복직한 분이세요. 금속노조 삼성지회 부지회장 조장희 씨를 만났습니다. 삼성 측의 입장도 좀 듣고 싶습니다. 오늘 인터뷰에 대한 반론이 있다면 삼성과의 인터뷰도 언제든지 저희가 문을 열어놓겠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