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0일)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3차 전체회의
"남북 정상, 비핵화 중점 논의할 것" 후속 고위급회담서 의제 조율
실무회담서 김정은 위원장 동선과 안전문제 집중 점검 예정
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와 첫 통화 시기도 큰 관심사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29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공동보도문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다음달 27일로 확정되면서 남북 양측의 움직임이 빨라지게 됐다.
정부는 30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열어 고위급회담 논의 내용을 공유하면서 세부적인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바탕으로 한 항구적인 평화정착 문제를 남북 정상들이 중점 논의할 의제로 상정하고 후속 고위급회담에서 북측과 계속 조율할 방침이다.
고위급회담 수석대표로 나섰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전날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제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 문제 등을 중심으로 해서 남북 양측이 계속 실무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특히 "비핵화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북한도 동의하고 있다는 게 조 장관의 설명이다.
조 장관은 "북측도 (의제와 관련해)저희와 크게 생각이 다르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에 처음 갖는 만남의 자리인 만큼 서로 허심탄회하게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상응하는 체제안전 보장을 선후 차원의 문제로 접근할 경우 실패한 과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북미간 중재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 동결·폐기 협상과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 협상 트랙을 동시에 가동하는 등의 방안이 연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정상회담이라는 변수가 끼어들면서 셈법이 복잡해진 만큼 더욱 창의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북정상회담 자문위원인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비핵화라는 최종목표까지 가는 건 한 번에 안 되고 어느정도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가장 기본적인 전략은 '동시 병행원칙'"이라며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미국과 다른 국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한꺼번에 타결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재래식 무기 군비통제나 상호 적대적 행위 중단 등 주변국의 변수에 상관없이 남북 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는 평화정착 방안을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공존의 제도화를 위해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 등 기존 남북정상간 합의 내용을 집대성한 남북기본협정을 체결하고 남북 양측 의회의 비준을 받는 방안도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굵직한 의제 준비와 함께 남북은 의전과 경호, 보도 문제를 논의할 실무회담도 다음달 4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열기로 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회담장인 평화의 집까지 이동하는 경로와 안전 문제가 북측의 최우선 점검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9일 남북고위급회담 합의 사항 중 이행되지 않고 있는 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도 주요 관심사다. 이를 위한 남북간 통신 실무접촉도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핫라인이 언제 설치될지, 양 정상간 첫 통화가 언제 이뤄질지는 정상회담에 못지않게 큰 의미가 있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