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전 대한태권도협회 이사가 관장을 했을 당시 미성년자였던 선수들을 돌아가며 추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자는 남녀를 불문하고 10여 명이 넘는다.
피해를 주장하는 이지혜 씨는 29일 폭로 기자회견을 통해 "전 대한태권도협회 이사가 체육관을 운영하며 관장을 맡았을 당시 있었던 일로 미성년자였던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추행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20여 년 전 일이지만, 당시 상황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가 주장하는 피해 내용을 보면 당시 관장은 몸통보호대 착용 시 상의 탈의한 채로 바닥에 눕게 하고 가슴을 훑어보거나 품새를 검사한다며 동작을 틀릴 때마다 탈의를 지시했다.
대회에 나가려면 2차 성징 여부를 알아야 한다며 여자 선수들의 가슴을 만지고 체중을 잴 때도 속옷 차림을 강요했다는 일도 피해 사례로 들었다.
이 밖에 대회 출전을 위해 묵었던 숙박 장소에서 여자 선수들의 성 경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며 몹쓸 짓을 하는 등 더 큰 피해 사례가 있다고 이씨는 주장했다.
이씨는 사건 당시 관장은 피해자 모두가 두려워하는 대상이었다고 했다.
이씨는 "운동부라는 특수한 권력 구조 안에서 미숙한 미성년자들의 의사결정을 완전히 제압했다"고 말했다.
이제야 용기를 낸 이유에 대해서는 "저희는 이 사건의 피해자이자 목격자이고 암묵적 동의자였다"며 "일련의 용기 있는 행동들을 보면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명을 듣기 위해 가해자로 지목된 전 태권도협회 이사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받지 않았다.
다만 그는 "체중을 측정하기 위해 탈의를 시킨 적은 있었지만, 성추행은 없었다"며 "과거 지도 방식이 현시점에서 용납이 안 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를 포함해 피해를 주장하는 10여 명은 현재 피해자 연대를 조직해 대응할 계획을 밝혔다.
때에 따라서는 수사기관의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씨는 "2차 피해를 우려해 연대에 합류하지 않은 피해자들이 더 있다"며 "성폭력 관련 단체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