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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지도가 성추행 둔갑, 사립학교 치졸한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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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당한 교사와 학생들…서울미술고②] 악의적 징계·소송 남발

성(城)이다. 중세시대 영주들은 성을 쌓고 그 안에서 전권을 휘둘렀다. 적지 않은 학교의 장들은 말그대로 '영주'였다. 학교구성원들은 안중에 없었다. 오직 자신과 족벌로 일컬어지는 몇몇만이 존재했다. CBS 노컷뉴스는 대한민국의 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사학비리의 '민낯'을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파면까지 속수무책'…공익제보 교사의 눈물
② 학생지도가 성추행 둔갑, 사립학교 치졸한 보복
계속

 

사학법인들이 공익제보 교사들에게 징계와 소송을 남발하며 징계권을 보복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서울미술고 회계부정을 공익제보한 정미현 교사는 학교측으로부터 두 차례 직위해제에 이어 파면까지 당했다.

정 교사는 지난 14일 교육부 소청심사위로부터 파면 취소 결정 통보를 받았다. 작년 3월 1차 직위해제된 지 1년 만이다.

정 교사는 학교측이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마음을 놓지 못했다.

그는 "파면 취소 결정이 나온 지금까지도 학교측이 졸업생들을 학교로 불러들여 또다른 공작을 펼치고 있는 걸 뻔히 알고 있다. 많은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를 동원해 음해하고, 개인적 공격을 하고 있다는데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리 많은 사학일수록 바른 말 하는 사람을 못보아 넘기는 그런 경향이 대단히 많은 것 같다. 제 경우도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교사를 지지하는 학생들도 있다. 졸업생 김모양은 학교측이 정 교사 징계 사유로 삼은 성추행 혐의에 대해 "학생 지도 차원의 가벼운 행위였다. 색조화장을 한 학생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던 정도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또 "수업 자료를 다 준비해 오시고 제일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셨고, 점수 떨어지면 더 안타까워했던 선생님인데 파면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사학법인의 회계부정과 횡령을 공익제보했던 서울 동구마케팅고 안종훈 교사 역시 공익제보의 대가는 처절했다.

4년여 동안 파면과 재파면, 세차례 직위해제를 당했고, 재파면 취소결정에 대해 학교측이 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 당하자 상고해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안 교사는 현재 복직은 했지만 구 법인이사진의 복귀로 상당히 불안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사학법인들은 자기들이 생각했을 때 괘씸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교사에게 철저한 보복 응징을 해야만 다른 사람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며 "행위의 정당성과 상관 없이 다른 사람의 본보기로 반복적 징계도 하고 괴롭히고 불이익 처분을 주기도 하고 탄압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교사는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립학교의 공공적 성격을 강화해야 한다"며 "교원 징계권 등 공적 통제 기능을 관할 교육청에 부여하는 법적 제도적 보완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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