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과 다른 '김정은 리더십'의 3가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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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에도 셔틀 정상외교 시동…왜 하필 4월말?

정의용 특사 만나 악수하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 (사진=청와대 제공)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트럼프 미 대통령의 수용 여부가 아직 결론나지 않았다. 그러나 대북특사 방문 결과로 북미대화 트랙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는 양상이다.

과거 25년 동안 북핵협상은 결과적으로 '공전'됐지만, 협상이 일단 돌아가면, 이른바 '9.19 합의'나 '제네바 합의'처럼 공동성명을 도출하는 관성과 탄력성을 갖는다. 과거의 협상 기록은 그것을 증명한다. 그 과정은 6개월이 될지, 1년이 될지 알 수 없다.

'북한이 핵을 궁극적으로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또 속는건가'라는 의문은 매우 '합리적 의심'이다. 하지만 북한의 '기만전술' 때문에 협상을 아예 하지말아야 한다는 논리는 별개의 문제이다.

전문가들은 북핵문제가 비관도 낙관도 허용하지 않는 게임이라고 말한다. 한반도의 비핵화 없이는 '평화'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서 '시지프스의 형벌' 처럼 갈 수 밖에 없는 형극의 길인지 모른다.

남측의 대북특사단을 만난 김정은 위원장은 새로운 협상문을 열었다. 특히 남북대화에서 전례없는 방식으로 미국과 대화의지를 명시적으로 밝혔다. 대북특사단 면담과정에서 새롭게 읽히는 '김정은 리더십'의 코드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 트럼프를 움직일 수 있는 큰 선물을 왜 남측에?

북한은 그동안 핵문제는 남측과 흥정대상이 아니라고 고집했다. 늘 미국과의 문제라며 북핵협상에서 남측 역할을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크게 달랐다. 미국과 협상할 명분과 카드 보따리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에게 안겨줬다.

정의용 특사단장은 "북미대화를 위해 미국을 설득할만한 요건을 갖췄나"라는 질문에 "미국에 가게 되면, 다 밝힐 수 없지만 미국에 전달할 북한의 입장을 '추가적'으로 저희들이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추가적인 선물 보따리'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중매자가 중간에서 '선물 보따리'를 가로채거나 김을 뺄 수 없는 법이다. 중매자는 선물을 그들이 사용하도록 정확하게 전달해줘야 한다. 그것이 신뢰있는 중매자의 역할이다.

현 단계에서 북한이 미국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카드는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 3명의 석방을 빼놓을 수가 없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미국인 억류자 석방은 북미협상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밖에 없다. 북미대화의 시작점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억류자 석방을 결정하면 트럼프 미 행정부는 송환을 위해 평양에 누군가를 보내야 한다. 틀림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신뢰하는 명망가가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 억류자 송환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 인사가 평양에 갈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북미대화가 시작될 수 있을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자국 국민의 송환이라는 큰 명분을 얻게 된다"고 밝혔다.

정의용 단장이 미국에 가져갈 또다른 선물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탄도미사일 테스트 중단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생색 낼 수 있는 좋은 물건이다. 북한은 아직 6천도, 7천도를 넘는 탄도 재진입 기술능력을 완성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는 현상태에서 북한의 미사일 기술적 능력을 '동결'시킬 수 있는 담보물이다.

◇ 남북간에도 셔틀 정상외교 시동…왜 하필 4월말?

남북은 당장 다음달 말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그렇다면 판문점 정상회담을 누가 제안했고 왜 하필이면 4월 말일까?

이에대해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기본적으로 김여정 제 1부부장을 통해 조기 남북정상회담을 원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여건을 성숙시켜 나가자'며 뜻을 모았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대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서 자연스럽게 4월 말로 귀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4월 말 판문점 정상회담은 남측 정치일정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4월 말과 5월 초를 놓고 고민하다 남측의 6월 지방선거를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소식에 밝은 한 관계자는 "4월 말에는 한미군사훈련이 끝나고, 북미대화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일단 고려한 것"이라며 "그러나 5월 초는 6월 지방선거와 시간적으로 임박해 있기 때문에 국내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4월 말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방선거를 고려했다고 여야대표회담에서 밝혔다.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열기로 한 것은 남북정상회담을 '셔틀 정상외교'로 만들겠다는 남북의 의지도 포함돼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공식적인 의전보다는 '성과'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정상회담을 실무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남북정상회담은 북핵협상과 맞물려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고, 핵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 정상간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청와대 제공)

 

◇ 김정일과 다른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

대북전문가들은 그동안 북한 내부 변화와 대북특사단에 대한 북한의 의전과 형식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 체제는 과거 김정일 시대와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은 공개적인 것, 투명한 것을 좋아하고 ,신년사에서 육성으로 얘기하는 것 좋아하고, 그다음에 공식적인 제도와 공식적인 룰에 따라서 움직이는 측면이 굉장히 강하다"고 진단했다.

할아버지·아버지와 다른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다른 대북 전문가도 "부인 리설주의 등장이나 여러가지를 보면 의전과 형식이 김정일 시대와 많이 다른 것 같다"며 "확실히 김정일 체제에 비해 제도와 절차를 중시하고 남북대화도 그런 리더십이 발휘되고 있는 인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 안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북한 외교가 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판문점 정상회담도 매우 '실용적 회담'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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