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특사 성과, 문재인 정부 운전대론 성패 가를듯
- 평창조직위의 IOC훈장 4개 독식? 최문순 강원지사도 자격있어
■ 방송 : CBS 라디오 <굿모닝뉴스 박재홍입니다=""> FM 98.1 (06:05~07: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보도국 안성용 정치부장
◇ 박재홍 : 오늘 아침 신문들, 문재인 정부의 대북 특별사절단 소식 비중 있게 전하고 있는데 오늘 오후에 출발하죠?
◆ 안성용 : 대북특별사절단이 오늘 오후에 서해직항로를 통해 북한을 방문합니다. 이번 대북특별사절단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수석으로 하고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단원으로 참여합니다. 이 밖에 5명의 실무진도 따라갑니다. 남한 고위 당국자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말 이후 11년만입니다.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대선 하루 전인 2007년 12월 18일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 박재홍 : 서훈 국정원장이 특별사절단 단장, 그러니까 수석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정의용 안보실장이 수석을 맡았는데 왜 그런건가요?
◆ 안성용 : 정의용 실장은 명실상부한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로서 특사단 수석을 맞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정 실장을 수석 특별사절로 보내는 것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이인 김여정 부부장을 내려 보낸 데 대한 화답의 성격이 있어 보입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나눈 얘기 등을 미국에 설명해야 하는데, 정 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에 미국을 방문해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측 최고위인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또 청와대에서 확인은 안 해주고 있지만 한미정상회담 직후에도 한차례 더 미국을 방문해 한중미 3국의 주요 뇌관이었던 사드 문제를 협의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할 뿐 아니라 북미대화도 주선해야 하는 만큼 미국과 관계가 깊고, 미국통으로 불리는 정의용 실장을 특사단의 얼굴로 내세운 것 같습니다.
◇ 박재홍 : 단장은 아니지만, 물론 서훈 국정원장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겠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서훈 국정원장은 참여정부 시절에 이뤄졌던 2차 남북정상회담에 일정한 역할을 했을 것이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수립에 큰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평창올림픽 폐막식때 내려왔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따로 조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드러난 것이고, 평창을 계기로 한 남북접촉에서 우리쪽 창구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랫동안 남북관계에 종사해 온 만큼 북한이 대화상대로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하겠습니다.
◇ 박재홍 : 그런데 서훈 국정원장이 특사단을 맡아서는 안된다. 그런 주장이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서 나왔었는데, 그 주장은 어떻게 봐야할까요?
◆ 안성용 : 한국당 논리는 이겁니다. 국정원은 간첩을 잡는 곳으로, 국가안보의 보루여야 할 곳인데 여기의 수장이 대북 특사로 거론되는 현실이 참담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렇지만 국가 안보와 관련한 정보 수집 분석 및 대응을 핵심 업무로 하는 국정원을 간첩 잡는 곳으로 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남북관계에서 국정원이 나섰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박재홍 : 그런 측면에서 서훈 국정원장 특사단 파견은 큰 문제는 없다고 해석할 수 있겠군요. 그런데 우리 특사단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뭔가 구체적인 성과가 나야하지 않겠습니까?
◆ 안성용 : 네, 남북관계와 북미대화를 가로막고 있는 게 북한 핵과 미사일입니다.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받은 바탕 위해서 미국과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지만,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목표를 갖고'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 양자 간에 간극이 어느 정도 해소돼야만 대화테이블에 마주 앉게 되는데 북한은 핵.미사일 활동을 당분간 유예하고, 미국도 문 대통령 말대로 대화의 문턱을 낮춰서 북한이 이 정도로 나오면 4월 한미군사 훈련 수위와 강도를 약화시키면 북미대화의 입구가 만들어지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북한을 먼저 설득하고 이걸 갖고 미국에 가서 미국의 협조를 구하겠다는 것인데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을지,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 박재홍 : 대북특사단에 대한 정치권반응. 일단 자유한국당 입장은요?
◆ 안성용 :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어제 청와대가 특사단 명단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에 SNS에 글을 올렸는데, "문재인 정권의 대북 대화 구걸정책과 대북특사 운운도 북한의 핵 완성 시간만 벌어주는 (영국) 체임벌린의 대독(對獨) 유화정책과 유사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홍 대표의 주장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북한과 대화는 있을수 없고 대결만이 해법이라는 것으로 이명박, 박근혜정부 9년 동안의 대북정책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9년동안 남북관계는 파탄났고,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 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습니다.
◇ 박재홍 : 또 다른 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의 입장은 어떤가요?
◆ 안성용 : 유승민 대표가 정의용 안보실장이 수석 특사로 북한에 가게 된 데 대해 "국정원장 한 사람으로 결정된 것보다 차라리 낫다"면서 "(정 실장은) 미국의 입장을 비교적 정확히 알고 계신 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왕 (북한으로) 간다면 김정은의 분명한 답을 꼭 듣고 오길 바란다"고 주문했습니다. 유 대표는 또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과 미국은 비핵화가 대화의 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대화와 북미대화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가 전제돼야 된다, 그 말씀을 분명히 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보수진영의 의견으로 경청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 박재홍 : 한편, 유승민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마디 했습니다. 한 마디로 출마 결정 빨리하라는 거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안 전 대표는 얼마 전 네덜란드에서 귀국한 뒤에 "당이 제안하면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유 대표가 어제(4일)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문제에 대해 "결심을 너무 늦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안 전 대표는 당이 요청을 하면 고민해 보겠다는 것이지만 유 대표는 나갈 생각 있으면 빨리 결정하라는 것으로 강조점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몇 주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는 카드를 선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바른미래당으로서는 지방선거에 간판으로 내세울 사람이 필요한데, (당선이) 되든 안 되든 안 전 대표 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 박재홍 : 자연스럽게 지방선거 얘기로 넘어갑니다. 오늘로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야가 내부적으로 지방선거 준비에 들어갔지만 뭐랄까요. 아직까지는 국민들의 큰 관심을 못 끌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 안성용 : 우선, 평창올림픽과 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진 남북대화 국면이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구요, 평창올림픽이 끝났지만 대북 특사단이라는 대형 이슈가 국민적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여야 간에 지지도나 인물 면에서 팽팽하면 그나마 관심이 쏠릴 텐데 여당인 민주당은 지지율이 높고, 사람도 몰리는 반면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지지율도 낮고 인물난도 겪고 하다보니까 아직은 관심이 덜한 것 같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 박재홍 : 예. 아직은 예비후보들이 활동을 시작한 단계이니까 시간이 좀 더 필요할 텐데, 향후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어떤 걸까요?
◆ 안성용 : 우선 한반도 정세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2010년 지방선거는 천안함 침몰 사건 뒤에 안보국면 속에서 치러졌습니다. 선거전까지만 해도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민주당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이나, 어떻게든 북미대화를 성사시켜보려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구요. 개헌 문제, 야권연대, 부동산 문제 등도 지방선거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 조사와 사법처리 문제. 이 부분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안성용 :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평창올림픽 이후에 소환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만 이 전 대통령 소환은 다음 주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구속영장이 발부되든, 불구속 기소하든 4월 중순에는 모든 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큽니다.
얼마 전에 MB를 구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대 의견을 압도했다는 여론조사도 있었지만 친형 이상은씨가 다스가 자신의 것이라던 2012년 검찰 조사 때의 진술과 다르게 진술하고 있고, 다스 소송비용을 삼성이 대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국정원 특활비 17억 5천만 원도 결국 이 전 대통령에게 간 것 아니냐는 게 검찰의 의심입니다.
◇ 박재홍 : 이번 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수사 경과를 보고한다고 하는데, 일단 검찰은 신중한 모습이군요.
◆ 안성용 : 그렇습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이기 때문에, 몇 차례 소환하고 할 수는 없습니다. 구속영장을 신청한 뒤에 혹시 법원에서 기각이라도 되면 다시 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다 갖춰놓고 마지막 절차로서 MB를 소환해야 하는데 아직 검찰 포토라인에 세울 만큼 수사가 진척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인사 청탁 명목으로 20억원이상을 건넸고, 김소남 전 의원이 공천헌금 명목으로 4억원을 건넸는데 이 돈의 최종 기착지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물증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박재홍 :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 증거인멸의 가능성 등이 핵심이 될 텐데 일단 검찰의 소환 시기를 일단 지켜봐야겠군요. 이번 주 정치기상도 관전 포인트 짚고 마무리 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안성용 : 오늘 오후 4시에 원 포인트 국회가 열려서 6.13 지방선거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을 담은 공직선거법이 처리됩니다. 2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에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한국당 소속 인천의 안상수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광역의원은 줄고 민주당 의원인 윤관석 의원의 지역구는 늘었다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시간을 끌어서 결국 자정을 넘기는 촌극이 빚어진 바 있습니다.
◇ 박재홍 : 한국당 안상수 의원과 나경원 의원의 반대, 두 사람 때문이었는데, 오늘은 확실히 통과가 되는 겁니까?
◆ 안성용 : 네, 한 가지 사안을 위한 원포인트 국회이기 때문에 무난히 통과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 그리고 평창 패럴림픽도 이번 주에 개막하죠?
◆ 안성용 : 평창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도 오는 9일 개막되는데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서 패럴림픽에도 국민들의 많은 성원과 관심이 있어야겠습니다.
관련해서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직후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에서 훈장을 줬는데,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금장, 나머지 세 명의 부위원장이 은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의문인 게 과연 조직위원장과 부위원장이 훈장을 싹쓸이해야 할 만큼 조직위가 잘했느냐 하는 점입니다. 여러 허점이 노출됐고, 사실 언론에서도 그런 문제점들을 알면서 국익적 차원에서 '패싱'한 것도 많았는데, 어떻게 조직위원회 인물들만이 IOC훈장을 독차지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 박재홍 : 평창 조직위가 4개 IOC 훈장 모두를 독식하는 것은 과했다?
◆ 안성용 : 그렇습니다. 평창올림픽 성공의 주역은 선수들이고, 자원봉사자들이고 국민들입니다. 굳이 한 명을 특정해서 꼽자면 최문순 강원지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7년간 준비를 해왔고, 북한 대표단 참가를 위해서 막후에서 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 2년 전 리우 올림픽 당시에도 개최지나 정부 관계자들이 훈장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개최지나 정부 관계자는 쏙 빠지고 조직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 네 명이 독차지 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뭘 얼마나 잘 했기에 훈장을 독점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청와대가 이번 주에 여야 대표 초청 청와대 회동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문 대통령의 초청행사에 한 번도 안 갔습니다. 1대 1로 보자는 것이었습니다만 이번에는 교섭단체의 대표들만 불러서 안보만을 주제로 얘기한다면 갈 수도 있다고 청와대에 공을 넘겼습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비교섭단체도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홍준표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 참여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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