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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다리 놓을 수 있을까?···방북 후에는 미국 방문해 방북 결과 설명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좌로부터. 자료사진

 

1박2일의 일정으로 5일 오후 북한을 방문하는 대북특별사절단이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대화 성사를 위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5명의 대북특사단 명단을 발표했다. 서훈 국정원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 실무진 5명도 포함돼 모두 10명이 방북한다.

이들의 방북 목적은 일단 평창동계올림픽 국면에서 서로 '대화는 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한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성사되도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설득하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대화의 전제로 '비핵화'를 내걸고 있지만 북한은 핵 문제를 대화 테이블에 올릴 수는 없다는 입장으로, 북미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4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되면 북한이 이에 반발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더 고조되고 북미 비핵화 대화 역시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는 판단 하에 우리 정부가 '중재자' 역할에 더욱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대북사절단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하고,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 '미국통'인 정의용 실장이 북미대화와 관련한 상황을 설명하고 '북한통'인 서훈 국정원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이 북한 측 이야기를 듣고 설득하는 형식으로 북미대화를 위한 총력 외교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김정은 위원장.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특히 청와대는 대북특사단이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서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현 단계에서 (방북해) 누구를 만날지 최종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김여정 제1부부장이 방남했을 당시 문 대통령을 직접 만났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결과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북특사단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전달될 문 대통령의 '친서'에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관련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문 대통령의 친서에는 지난 김여정 일행의 방남 당시 오고간 많은 이야기와 관련해 우리 측 입장을 한번 더 강조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다. 미국은 비핵화에 대한 성의가 없는 대화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지켜왔다.

결국 대북특사단이 방북해 북한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고 북미 간 신뢰가 바닥인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를 벗어나기 위해 어떤 형식으로든 대화에 나설 것이며, 이를 우리 정부가 촉진할 틈이 남아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는 대북특사단 파견으로 어떻게든 터닝포인트를 마련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만일 대북특사단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미국을 설득할 카드를 찾아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면, 문 대통령의 목표인 항구적 한반도 평화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서는 셈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4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미룰만한 북한 측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선으로 축소된 한미연합훈련을 (북에) 제안하며 '대화 가능'의 틀을 유지하는 가운데 북미가 탐색대화부터 시작하는 방향으로 설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북특사단 방북동안 남북관계에 대한 논의도 있을 전망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친서로 제안했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좀더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산가족 상봉이나 민간교류 등 구체적인 남북관계 개선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높다.

한편 정의용 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돌아오면 이후 상황은 더 바쁘게 돌아갈 전망이다.

청와대는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방북 후 미국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는 한편, 북미대화를 설득하는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미국도 대화의 문턱을 낮추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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