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 (사진 제공=KBL)
3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울산 현대모비스의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 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품은 삼성은 '라건아'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이관희의 활약으로 3쿼터 중반 61-50으로 앞서갔다.
이관희의 속공 패스를 받은 마키스 커밍스의 360도 회전 덩크가 터지면서 홈팀 삼성의 상승세는 절정을 향했다.
이때 누군가 찬물을 끼얹었다. 현대모비스의 베테랑 가드 양동근이었다. 양동근은 3점슛을 포함, 연속 5득점을 올려 흐름을 바꿨다. 현대모비스는 순식간에 63-63 동점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양동근은 박경상의 3점슛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이후 경기는 시소 양상이었다. 양동근이 다시 균형을 무너뜨렸다. 양동근은 팀이 85-86으로 뒤진 4쿼터 종료 2분 전 전준범의 3점슛을 어시스트했고 이어 자유투로 1득점을 보탰다. 현대모비스가 89-86으로 앞서갔다.
이후 레이션 테리의 득점이 더해지면서 현대모비스는 삼성을 97-93로 눌렀다.
현대모비스에게는 중요한 승리였다. 연승 행진을 8경기로 늘렸다. 32승17패를 기록해 단독 3위를 굳게 지켰다. 4위 서울 SK(31승18패)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에게도 의미있는 승리였다. 그는 프로농구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 600승을 달성한 사령탑이 됐다.
유재학 감독이 새로운 금자탑을 세운 날 양동근이 누구보다 힘을 냈다. 양동근과 유재학 감독은 현대모비스 전성시대를 함께 이끈 주역이다. 유재학 감독은 2004년부터 지휘봉을 잡았고 양동근은 그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현대모비스는 둘과 함께 정규리그 5회 우승, 챔피언결정전 5회 우승을 달성했다. 양동근은 군 복무로 자리를 비운 2시즌을 제외하고 이 기간 현대모비스가 이룬 업적을 이끌었던 주역이다.
양동근은 이날 17점 8어시스트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 6개를 던져 4개를 넣었다. 3쿼터 삼성의 상승세를 꺾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4쿼터에는 포인트가드로서 팀을 잘 이끌었다.
자신도 유재학 감독을 따라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날 스틸 2개를 추가한 양동근은 통산 883개를 기록해 이상민 현 서울 삼성 감독(통산 881개)을 제치고 프로농구 정규리그 통산 스틸 부문 단독 3위가 됐다(1위는 주희정으로 1,505개, 2위는 917개를 기록한 김승현).
한편, 삼성은 이날 패배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