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선수처럼" 평창올림픽 가상현실에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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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체험관, 인기 관광지 '우뚝'…85대 로봇 편의·재미 선사 '지니톡' 언어 장벽 없애

 

평창동계올림픽이 최첨단 ICT 기술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림픽 개막 60여일 전 평창에 ICT 체험관을 마련한 정부에 이어, 삼성과 KT 등 국내 대표 ICT 기업들도 관련 체험관 운영에 나섰다.

이번 올림픽에서 주목해야 할 번외 경기인 셈이다.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면서 평창을 찾는 관광객들의 또 다른 인기 방문지가 된 이유다.

◇ "VR, so real" 탄성 쏟아지는 '삼성 쇼케이스', "타고 또 탄다"

"와아~으아아악"

강릉 올림픽파크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가는 도중, 비명과 웃음 소리가 새어 나온다. 고개를 돌렸더니, 경기장도 아닌 곳에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삼성전자가 방한 선수와 관람객을 위해 마련한 기술 체험 공간 '삼성 올림픽 쇼케이스'다. 평창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개막일인 지난 9일부터 운영 중이다.

고함의 근원지는 삼성 VR(가상현실) 체험존이었다. 헤드셋을 쓴 방문객들은 스키나 스노보드, 스켈레톤 등 동계올림픽 종목을 4D 플랫폼 VR로 설원과 빙상을 누비는 중이었다.

올림픽 경기 대신, VR 선수로 출전했다. 화면에서 커브를 돌거나 급경사서 활강하고 점프라도 하면, 의자가 사방으로 기울여지고 덜컹거리면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진동을 전했다. '안전벨트'를 반드시 매야 하는 이유다. 주머니 속 소지품도 꺼내두는 게 좋다.

3069㎡ 규모의 삼성 쇼케이스에선 1, 2층 곳곳에 다양한 VR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최대 36명이 한꺼번에 4D 의자에 앉아 즐길 수 있는 동계스포츠 체험존 외에도, 배를 대고 누워서 혹은 보드 위에 서서 직접 스켈레톤, 스노보드 선수가 돼보기도 한다.

특히, 'VR 체험존'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VR 우주 미션: 인류의 달 탐사'는 오전에 이미 오후 시간대 예약까지 마감되는 등 흥행몰이가 대단했다.

360도 돌아가는 의자에서 정글을 시원하게 날며 모험을 즐기는 '플라잉 다이노' 존에서는 비명과 웃음소리가 넘쳐났다. 진짜같은 가상현실에 "정말 무섭다"는 체험객과 이를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체험이 끝난 뒤 배를 잡고 웃는 친구들과 만난 최선경(22) 씨는 "익룡이 돼서 정글을 탐험했는데, 진짜 하늘을 나는 것 같았고 360도 회전할 때도 정말 실감 나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1988년 최초의 삼성 휴대전화부터 갤럭시노트8까지 삼성 휴대전화의 변천사를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알파인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하면서 열량을 소모하는 피트니스 게임도 즐길 수 있다. 갤럭시노트8로 나만의 셀피 사진을 꾸미고, UCC를 만들어 보는 제품 체험존, 사물인터넷을 통한 스마트 홈도 체험해 볼 수 있다.

◇ "한파 속 한 시간 대기도 문제없다" KT 5G 홍보관 '인기'

살을 에는 듯한 대관령 바람과 영하의 날씨에도 줄이 길게 늘어선 곳이 또 한 곳 있었다. KT 5G 커넥티드 홍보관이다. "지금 줄 선 사람이 들어가려면 최소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에도 사람들은 자리를 지켰다. 연신 손난로를 흔든 뒤 얼굴과 목에 대며 추위와 사투를 벌이면서도 "재밌대~"라면서 꿋꿋하게 기다리겠다는 의지다.

평창올림픽 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인 KT는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는 올림픽'에서 '모두가 즐기는 올림픽'으로, 열기를 한껏 달아 올리고 있다.

오륜기와 5G를 상징하는 KT 5G 홍보관 오각형 입구를 지나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3D 통신 역사, 매트릭스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게이트웨이, 실제 불어오는 바람과 웅장한 사운드 등을 통한 4D 스키점프대를 지나 5G 시티로 들어선다.

 

직접 아이스하키 선수처럼 골을 넣어보기도 하고, VR 가상 세계를 통해 성화봉송 주자가 되기도 한다. 실제 성화봉송로였던 광화문을 비롯해 해저 도시, 대관령 양떼목장을 달릴 수도 있다.

올림픽 종목 미션을 수행하면 금메달을 따는 '방탈출 게임' 줄도 끊이지 않았다. 각 체험존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옆 부스까지 연결될 정도. 대기 30분은 기본이다. 밖에서 줄서느라 지쳤을 만도 하지만, 사람들 표정엔 설렘과 흥분으로 가득했다.

정다은(20) 씨는 "아이스하키를 실제 경기장이 아닌 밖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신기했다"면서 "내 뜻대로 잘 되지 않아 좀 힘들긴 했지만 재밌었다"고 말했다. 삼성 올림픽 쇼케이스도 방문했다는 정 씨는 "생각보다 규모도 컸고, 기술 발전에 놀랐다"면서 "올림픽 기간 동안 체험할 수 있어서 좋다"고 덧붙였다.

◇ 춤추고 번역하는 수호랑 로봇 등 85대 활약…언어장벽 없앤 한컴 '지니톡'

올림픽 상품을 파는 평창 슈퍼스토어에서는 한 켠에 마련된 수족관 인기가 구매 열기만큼이나 뜨거웠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보고 있는 것은 물고기가 아닌, '로봇'이었다. 비단잉어와 도미를 본뜬 '관상어 로봇'이다. 진짜 물고기처럼 스스로 장애물을 인식해 자유자재로 헤엄칠 수 있다.

평창-강릉 경기장과 시설 곳곳에는 11대 기종 85대 로봇이 이번 올림픽에서 활약 중이다.

평창 휘닉스파크 스노보드 경기장 고객대기실에는 경기 정보와 시설을 안내하는 인공지능(AI) 로봇 '퓨로'가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외로울 틈이 없다. 수호랑 얼굴을 한 퓨로는 사진도 찍어주고 게임도 하고 춤도 추며 다재다능한 끼를 발휘한다. "따라와" 하고 말하면 꼬리처럼 따라오고 4개 국어 통·번역 서비스도 한다.

강릉 미디어촌 식당과 라운지에는 바닥에 빔을 쏴 경기 정보, 메뉴, 날씨 등을 알려주는 '파티로봇'이 돌아다닌다. 미디어촌 프레스센터에선 '음료 서빙 로봇'이 배치됐고, 그림을 그리며 올림픽 분위기를 돋우는 '벽화로봇'도 경기장 등에 10대가 배치됐다. 모두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것이다.

한글과컴퓨터(한컴)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자동 통·번역 앱 '지니톡'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올림픽 언어 장벽을 허물고 있다.

한컴은 평창과 강릉에 위치한 ICT 체험관에 지니톡 부스를 운영하면서 선수와 관광객에게 '지니톡 프리핸즈' 등 다양한 자동 통번역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지니톡'은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 8개국 언어의 음성 문자, 이미지 자동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림픽에 특화된 정보 제공 서비스도 함께하면서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에 일조하고 있다. '초당순두부', '곤드레밥' 등 강원도 지역의 현지 단어와 스포츠 전문용어, 선수 이름 등 관련 단어 및 문장 10만 여 개를 서비스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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