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여정 격 높여 남한보내, 메시지 있을 것
- 北 변화, 서울 찍고 워싱턴 가고 싶은 속내
- 대화 없는 사이 북핵 고도화, 美 대화 나설 것
- 남북·미북대화 같이 가야, 코리아패싱은 기우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평창올림픽 오늘 시작합니다. 당연히 스포츠 축제의 장이 될 겁니다. 그런데요. 이 스포츠 경기의 개막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아주 중요한, 아주 중요한 외교전의 막도 올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어제 중국의 한정 상무위원 만난 데 이어서 저녁에는 펜스 부통령과 만찬을 했죠. 그리고 오늘 김여졍 북한 제1부부장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전용기를 타고 들어옵니다. 이제 관심은 오늘 오는 김여정 보따리에 과연 무엇이 들어 있는가. 남북 대화, 북미 대화 가능성은 있는 건가 없는 건가 이 부분입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지금의 이 평화 무드가 올림픽 때만 반짝 하고 끝나는 건지 아니면 후까지 계속 이어지는 건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그래서 중요한 겁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만나보겠습니다. 정 장관님 안녕하세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자료사진)
◆ 정세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개막식 가세요?
◆ 정세현> 갑니다. 롱패딩도 준비하고 양털 들어가 있는 방한화도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어요. 가면 핫팩은 나눠준다고 그럽니다.
◆ 정세현> 그래도 또 직접 가지고 갑니다.
◇ 김현정> 잘하셨습니다. 뭐 김영남은 누구냐, 김여정은 어떤 인물이냐 이런 설명은 꽤 많이 나왔으니까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여쭐게요, 장관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 오빠의 친서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나 혹은 구두 메시지 들고 올까요 어떨까요?
◆ 정세현> 그거 아니면 올 일이 없는 사람 아니에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냥 개막식 보러 올 수도 있는 거잖아요.
◆ 정세현> 아니, 김영남 위원장은 국가 수반이기 때문에 평창올림픽에 대표단도 보내고 여러 가지 축하한다는 뜻으로 올 수 있어요. 그러나 지금 갑자기 김여정 부부장이 직급이 부부장에서 제1부부장으로 올라갔습니다. 승진한 거예요.
◇ 김현정> 그렇더라고요, 최근에.
◆ 정세현> 그거는 그만큼 이번 대표단 속에서 비중이 높다는 뜻이에요. 높여서 보낸 겁니다.
◇ 김현정> 일부러.
◆ 정세현>그리고 이미 지금 뉴스에 나왔지만 내일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하게 돼 있잖아요? 대통령이 외국 손님이라고 그래서 전부 밥 먹고 그러지 않습니다.
◇ 김현정> 외국에서 온 손님이라고 다 같이 밥 먹어주는 거 아니에요?
◆ 정세현> 아니에요. 다 먹을 수가 없죠. 더구나 북한의 경우에는 청와대에 들어가서 오찬을 할지 밖에서 제3의 장소에서 할지 그건 잘 모르겠는데 대개 이렇게 남쪽에서도 특사가 가면, 저 사람들을 아직 특사라고 성격 규정을 할 수는 없지만, 특사가 가면 무슨 얘기를 가져왔느냐 친서가 있느냐 또는 메시지가 있느냐. 내용 들어보고 그러면 직접 만날 필요가 있겠구나 라고 해서 대개 김정일 위원장 시절이지만 만나게 하고 식사도 같이하고 이렇게 했죠.
◇ 김현정> 우리가 북한 가도 우리가 북한 가도 사전에 친서 있느냐, 메시지 있느냐 확인한 다음에 밥을 누구랑 먹을 거냐 이것도 정해지는 거예요?
◆ 정세현> 그렇죠. 그거 없으면 우리끼리 밥 먹고 구경 잘 하고 가라 이렇게 되죠.
◇ 김현정> 그거 없으면. 그렇군요. 그럼 이번에도 사전에 타진이 됐을 것이다. 뭘 가지고 오는지. 최소한 구두 메시지라도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오찬 약속이 잡혔을 거다라고 보시는 거예요?
◆ 정세현> 그렇죠. 구두 메시지도 어떤 내용인지까지도 확인하고 해야 되지 않겠어요? 가가지고 앞으로 잘해 봅시다라는 원론적인 얘기하려면 뭐하러 그렇게 복잡하게 평창에 있는 사람을 그 이튿날 점심 먹으러 오라고 하겠습니까?
◇ 김현정> 그럼 어떤 내용인지까지 확인한다. 어떤 내용일 거라고 보세요?
◆ 정세현> 저는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친동생을 보내는 거 보면 자기의 속마음을 비교적 진솔하게 전달할 수 있는 통로라고 봐서 보내고 그거는 결국 앞으로 남북 관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얘기했던 정상회담. 정상회담에 대해서 뭔가 답을 보내겠다는 것으로 좀 보는 것 같습니다.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김현정>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요청이 있을 것이다?
◆ 정세현> 요청이 아니라 우리가 얘기를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화답을 하는 거죠.
◇ 김현정> 답변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김여정이라는 인물을 거의 김정은의 복심, 김정은의 아바타 이 정도로 봐도 되는 겁니까?
◆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평양판 문고리입니다. 그것도 유일한 문고리입니다.
◇ 김현정> 왜 우리 박근혜 정부에서 문고리 3인방, 그 사람 거치지 않고 얘기가 안 된다고 했던 그 문고리? 그런데 유일한 문고리예요, 김정은 위원장의?
◆ 정세현> 아니, 지금 북한 체제의 특성상 쉽게 김정은 위원장한테 그렇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요.
◇ 김현정> 그래요. 유일한.
◆ 정세현> 동생이기 때문에.
◇ 김현정> 동생이기 때문에 경호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
◆ 정세현> 그렇죠. 그런 셈이죠. 행사 때 보니까 상당히 높은데도 불구하고 결제서류인지 서명할 것인지를 앞에다 펴놓고 하는 걸 보니까 상당히 신뢰가 높고 또 웬만한 건 다 자기가 처리한다는 식으로 정리를 하기 때문에.
◇ 김현정> 알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유일한 문고리. 아바타, 김여정이 와서 남북 정상회담 하자는 얘기를 할 거다. 그러면 저는 이제 궁금한 게 지금까지 북한의 입장은 남한 패싱이었잖아요. 우리는 미국만 상대하겠다, 북미 대화하자 항상 이거였는데 왜 이제는 남한과 대화하겠다라고 하는 걸까요.
◆ 정세현> 작년에 우리가 제안한 대화에 대해서 일언반구, 대꾸도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작년까지는 미국이 최대 압박과 제재를 통해서 북한이 자발적으로 비핵화를 약속하고 회담에 나오게 만들겠다고 그랬는데 그게 안 되지 않았어요?
◇ 김현정> 안 됐습니다.
◆ 정세현> 1년 동안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데 북한도 마찬가지죠. 이렇게 핵 실험하고 미사일 계속 발사해대면 미국이 뒤로 슬그머니 만나자고 얘기를 할 줄 알았는데 그런 움직임이 없으니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해서 남북 대화를 먼저 시작한 뒤에 남북 대화라는 다리를 통해서 미북 대화 또는 미국 땅으로 건너가지 않을까. 서울을 들려서 워싱턴을 가고 싶다는 그런 계산에서.
◇ 김현정> 서울을 들러서. 그러니까 우리가 다리를 조금 놔 다오. 말하자면 가교 역할을 해 다오. 이렇게 되는 거군요. 그러면 그게 우리 입장에서도 나쁠 거 없는 거죠? 이니셔티브를 쥔다는 어떤 운전대를 쥔다는 느낌, 날 수 있는 겁니까?
◆ 정세현> 그렇죠. 앞으로 지금 남북 대화가 잘 돼서 좋기로는 정상회담까지 돼서 우리가 미북 대화를 주선해 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게 제일 좋은데 그렇게 해서 미북 대화가 성사된 뒤에 그러면 남북 대화는 북한이 버리고 가느냐. 그렇게는 못 할 겁니다. 왜냐하면 남북 대화가 계속돼야만 미북 대화도 동력을 유지할 수 있어요. 북한이 그건 알고 있어요. 왜냐하면 남북 관계 개선과 미북 관계 개선 내지는.
◇ 김현정> 같이 간다는 거.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사진 제공= 청와대)
◆ 정세현> 남북 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해결, 여기서 항상 투트랙. 말하자면 두 갈래로 병행적으로 진행돼야 된다는 것은 그 사람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때 가서 코리아 패싱이니 이런 것은 걱정 안 해도 됩니다.
◇ 김현정> 그럼 미국이 북미 대화 나설까. 이제 남북 정상회담은 있을 거다. 우리도 이거 손잡아야 된다 말씀하셨어요. 그러면 미국도 손을 잡을 것인가. 북한, 사실 미국의 입장은 뭐였냐면 북한 당신네가 비핵화를 먼저 선언하지 않으면 우리는 대화 테이블에 앉지 않겠어. 이거 아니었습니까? 북한은 비핵화 먼저 선언할 리는 없다라는 거였고. 이 상황에서 북미 대화가 이루어질까요? 미국이 테이블에 앉을까요.
◆ 정세현> 그건 크게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왜냐하면 비핵화라는게 긴 시간 동안 대화를 해서 마지막에 받아낼 수 있는.
◇ 김현정> 산물.
◆ 정세현> 성과죠. 그걸 대화 시작도 하기 전에 비핵화를 먼저 약속하지 않으면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건 그건 좀 비현실적인 얘기예요. 말하자면 출구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을 입구에 내놓고 이거 약속해야만 들어갈 수 있어.
◇ 김현정> 그런데 지금까지는 계속 그렇게 요구해 왔잖아요, 미국이.
◆ 정세현> 글쎄요. 그러니까. 그러나 그건 회담이 전혀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높이 불러놓지만 막상 흥정이 붙기 시작하면 내려갈 수 있죠. 그러니까 가령 뭐 100만 원에 팔 수 있지만 원가가 100만원이지만 한 300만 원 받고 싶다면 처음부터 1000만 원 부르거나 1억을 부르거나 해 놓고 중간에 흥정 붙이는 사람이 잘하면 자꾸 내려가죠.
◇ 김현정> 협상 전략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 정세현> 협상 전략이죠.
◇ 김현정> 협상 전략이다. 알겠습니다.
◆ 정세현> 미국도 앞으로 바뀔 겁니다.
◇ 김현정> 미국도 결국은 북미 대화에 나설 것이다 이 말씀. 그런데 어제요.
◆ 정세현> 우리가 판을 깔아주면 못 이기는 척하고 나와야지 계속 압박과 제재 타령만 하면서 밖에 있으면 북핵 능력은 더 고도화 될 텐데 그때 가서 책임은 누가 질 거예요.
◇ 김현정> 못 이기는 척.
◆ 정세현> 지금까지 대화 안 했기 때문에 북핵 능력이 고도화됐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제 펜스 부통령하고 문재인 대통령 만났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아주 직접적으로 북미 대화 나서십시오. 이렇게 얘기하지는 않았다지만 뉘앙스를 풍겼답니다. 만나면 좋겠다라는. 그런데 펜스 부통령은 아직까지 여기에 대해서 동선도 같이 짜지 말아달라 이 정도로 강경한 거 아닙니까?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그거는 지금 김여정과 김영남이 어떤 메시지를 가져오는지도 잘 모르면서 대개 우리가 희망적 관측을 하고 있지만 그 내용도 모르는 상황에서.
◇ 김현정> 보따리를 완전히 풀지 않은 상태에서.
◆ 정세현> 미국이 처음부터 우리가 당신이 판만 깔아주면 얼마든지 미북 대화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성급하게 나갈 수가 없죠. 그러니까 남북 대화 해 보고 또 그 다음에 좋기로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확실한 의지를 확인해가지고 그 다음에 우리가 그걸 디딤돌로 해서 미북 대화를 주선해 주면 그때 나와도 늦지 않는데 이거 뭐 김영남 얼굴도 보기도 전에 우리 대화하고 싶어 그럴 수는 없죠. 펜스 부통령이.
◇ 김현정> 이것도 협상전략.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거군요.. 치열하게.
◆ 정세현> 그럼요. 자존심 싸움도 있고.
◇ 김현정> 판이 읽히네요. 정세현 장관을 통해서 판을 읽어봤습니다. 이게 지금 어떤 협상 전략을 가지고 각각 임하고 있는 건지. 우리는 거기서 어떤 스탠스, 어떤 위치를 선점해야 되는 건지 이게 읽힙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개막식 잘 다녀오시고요.
◆ 정세현> 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정세현> 예.
◇ 김현정> 정세현 전 장관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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