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호영 기자)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당시 정전으로 비상발전기가 가동되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치훈 경남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28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에서 3차 합동 감식을 끝낸 뒤 "비상발전기 가동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병원의 비상발전기는 정전이 됐을 때 자동으로 가동되는 시스템이 아닌 수동으로 가동된다"고 덧붙였다.
비상발전기 위치가 발화 지점으로 확인된 1층 응급실 내 환복·탈의실 뒤편에 있어서 누군가 수동 작동을 하기에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비상발전기 '먹통'이 인명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화재 당시 이 병원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모두 6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정전으로 정지되는 바람에 공간에 갇혀 질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환자실에는 일부 환자들이 산소호흡기를 의지한 채 있었다. 산소호흡기 작동이 멈추면 그대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치명적이다.
실제 사망자 38명 가운데 치료 도중 숨진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목에 그을음이 발견돼 질식사로 확인됐지만, 4명의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4명 가운데 3명은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 전체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산소호흡기 중단으로 연기 흡입 전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이날 이들 4명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가운데 부검 결과가 병원 측의 과실 여부를 밝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