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병원 화재참사 사망자의 첫 발인이 28일 밀양농협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사진=이상록 기자)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첫 번째 발인일인 28일 오전 밀양은 낮고 무거운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화마를 피하지 못해 유명을 달리한 고(故) 박이선(95·여) 씨와 고(故) 현수금(87·여) 씨의 발인이 진행된 밀양농협장례식장도 마찬가지.
날카로운 오열은 없었지만 유족들이 슬픔을 억누르며 내뱉는 신음은 공기를 더욱 무겁게 했다.
첫 번째 발인은 박 씨의 빈소에서 시작됐다.
오전 7시20분쯤 발인이 시작되자 유족들은 연신 “엄마~엄마~”라고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장례식장 바로 옆 화장장으로 이동한 유족들은 관이 불길 속으로 들어가자 참았던 울음을 한꺼번에 토해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2층에 입원해 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박씨는 사고 당일 퇴원이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유족 김모(76)씨는 “50여년을 함께 지내온 8촌 ‘아지매’가 이렇게 세상을 떠날 줄은 몰랐다”면서 “부디 좋은 곳에서 행복하기를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화장장을 빠져나온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이상록 기자)
비슷한 시각 엄수된 현수금 씨의 발인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20여명의 유족들은 운구차에 실려 화장장으로 향하는 현 씨를 뒤따르며 명복을 빌었다.
화장장을 빠져나온 일부 유족들은 북받치는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부축을 받아 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이날 화재 참사 피해자 38명 중 7명이 밀양과 김해지역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엄수했다.
29일 17명, 30일에는 2명의 발인이 예정돼 있다.
현재까지 빈소를 차리지 못했거나 발인 일정을 정하지 못한 12명도 31일쯤에는 장례 절차를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