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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전문가 "혈액에서 시트로박터, 결국 수액오염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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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생아 3명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발견
- 일상 속 세균, 혈액 유입시 패혈증 유발
- 동시다발 사망 발생…수액오염 가능성 높아
- 수액 생산·제조·투약 과정 모두 살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불과 81분 사이에 잇따라 숨진 4명의 신생아들. 대체 신생아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국과수에서는 어제 부검을 실시했는데 '아직 사망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 검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렵다' 이런 입장입니다만. 질병관리본부에서 실마리가 나왔죠. 사망한 신생아 4명 중 3명의 혈액에서 '시트로박터 푸룬디균'이라는 게 검출이 됐다는 겁니다. 이 혈액검사는 아이들이 숨지기 전에 조금 이상한 증상을 보이자 병원 측에서 혈액샘플을 채취해놨던 거죠. 시트로박터 푸룬디균. 도대체 이 균이 나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이재갑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재갑>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제까지만 해도 '그람 음성균'이라고 넓게 지칭이 됐었는데 밤사이에 균 이름이 특정이 된 거네요?

◆ 이재갑> 그렇네요. 보통 한 반나절, 하루 정도 걸리면 균 이름이 나오기는 나오거든요. 그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시트로박터 푸룬디균. 생소합니다. 이게 무슨 균입니까?

◆ 이재갑> 대장균 속에 속하는 균이어서 보통 얘기하는 대장균 사촌쯤 된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 김현정> 대장균의 사촌.

◆ 이재갑> 보통 대장, 대변 안에 균이 발견될 수 있는 아주 일반적인 세균이기는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일반적인 우리 생활 주변에도 있는 균이라는 얘기네요?

◆ 이재갑> 흙이라든지 물이나 이런 데도 오염을 잘 일으킬 수 있다고 돼 있어서요. 환경오염에 의해 발생했다는 보고들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균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거예요?

◆ 이재갑> 대변 안에 있는 균이 대변 안에 있으면 별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데요. 요로감염이나 복막염도 일으킬 수 있고 패혈증을 일으키게 되면 상당히 위험한 균으로 돌변하는 겁니다. 그래서 패혈증을 일으켰기 때문에 문제가 된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우리 같은 건강한 성인들이 이 균에 감염된다고 해서 바로 사망을 하지는 않지만, 이 아이들은 중환자실에 있었던 신생아이기 때문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까?

◆ 이재갑> 그럴 수도 있고 사실 성인들도 이런 균에 의해서 요로감염 같은 것에 걸리면 열도 나고 패혈증이 동반되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이다 보니 경과가 훨씬 더 빠르게 진행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저는 이 균이 검출된 곳에 주목을 해요. 무슨 말이냐 하면 위도 아니고 장도 아니고 식도도 아니고. 지금 혈액검사를 했는데 혈액에서 이 시트로박터 푸룬디균이 나왔다는 거거든요. 교수님, 혈액에서 이 균이 나왔다는 건, 우리가 흔하게 생각하는 감염... 그러니까 입이나 코로 옮는 감염하고는 다르다는 얘기 아닙니까?

◆ 이재갑> 혈액에서 나왔다는 건 패혈증이 되었다는 얘기고요. 패혈증이 보통 오는 코스들은 대부분 국소감염이 심해져서 혈액까지 균이 침범하면 오는 그런 과정을 밟을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아이들마다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나빠지는 시기가 상당히 시간을 두고 시차를 발생하고 나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 사망한 신생아들은 4명이 거의 동시에 나빠졌잖아요. 거의 동시에 세균이 아주 침습적인 형태로 패혈증을 일으켰다는 걸 반증하는 결과거든요. 이런 경우에는 공통된 어떤 것들에 의해서 혈액 내로 균이 침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바로 그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일반적인 감염. 입이나 코 이런 걸 통해서 균이 감염됐을 경우에는 아이들마다, 사람마다 다 다르게 증상이 나타나고 사망에 이르더라도 다 차이가 있어야 되는데. 이 아이들은 지금 동시다발적으로 사망에 이르렀고, 공통점은 혈액에 그 균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면 결국 이게 수액 같은 걸 통해서 혈액으로 바로 그 균이 침투한 것은 아니냐는 의심을 해 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17일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이 발행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9시부터 11시 사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 중이던 신생아 4명이 순차적으로 응급조치를 받다가 잇따라 숨졌다. (사진=황진환 기자)

 

◆ 이재갑> 맞습니다. 사실 신생아 중환자실 안에서 수액 관련해서 패혈증이 발생해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례들이 국내외로 보고가 꽤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논문 같은 경우에는 전 세계적으로 12건 정도의 보고가 되어있다고 얘기하는데요. 그 균이 오염돼 있는 경로를 파악하는 게 앞으로는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각각의 신생아가 우연히 서로 다른 경로로 감염이 됐는데, 우연히 동시다발적으로 81분 안에 사망했을 가능성... 아주 희박하다고 보세요?

◆ 이재갑> 일반적인 감염병에 의해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많다고 볼 수는 없고요. 게다가 사망한 아이들이 신생아 중환자실 안에 같은 섹터 안에 있었거든요.

◇ 김현정> 같은 구역에.

◆ 이재갑> 같은 공간 안에 있는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더 어떤 공통 감염원에 의해 노출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바가 큰 겁니다.

◇ 김현정> 공통감염원에 의해서 노출이 됐다는 말이 무슨 말씀이세요?

◆ 이재갑> 그러니까 수액이 오염되어 있었거나... 지금 외국 사례들 보더라도 수액이 오염돼서 패혈증을 일으키는 경우에 수액 자체가 오염되어 있는 경우들도 있고요. 수액을 조제해서 투여하는 과정 중에 오염돼서 발생한 경우들도 있고. 심지어 제약회사에서 수액을 만드는 과정 중에서 오염돼서 문제됐던 적들도 있었거든요. 어쨌든 간에 수액을 공급하는 과정 중 일부분이 문제가 돼서 수액이 오염되고, 그래서 그 오염된 수액을 투여 받아서 아이들에게 본격적으로 패혈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제조과정에서 오염이 됐든 아니면 투여과정에서 오염이 됐든, 수액이 오염이 된 채 아이들에게 동시다발적으로 맞춰졌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사망까지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시는 거예요. 결국은 수액 오염사고 의심하시는 거네요?

◆ 이재갑> 네, 그렇습니다. 외국에서도 이런 비슷한 사례가 많이 보고가 되고 있었기 때문에요.

◇ 김현정> 그런데 여기가 중환자실이잖아요, 신생아 중환자실. 어떻게 중환자실에서 쓰는 수액이 세균에 오염이 될 수가 있습니까?

◆ 이재갑> 사실 저희들이 중환자실에서 제일 걱정하는 감염 중에 하나가 '카테터' 관련 감염들입니다. 왜냐하면 중환자실 환자들 상태가 많이 나쁘잖아요. 그러니까 중심정맥관으로 바로바로 약이 들어가야 될 상황이 되니까, 혈관 안에 관을 하나 아예 집어넣은 상태로 지내게 되거든요. 그런 것 때문에 산발적으로 이런 혈류감염들은 많이 발생을 하고 있어요. 중환자 치료를 위해서 카테터를 넣게 되는데, 카테터의 조작 과정 중에서 균이 밀려들어가는 경우들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카테터'가 뭔가요?

◆ 이재갑> 카테터는 혈관 안에다가 수액이나 이런 것들을 공급하기 위해서 관을 하나 넣어놓는 건데요. 특히 신생아들은 팔이나 다리에 있는 혈관들이 별로 발달을 안 해 있기 때문에 심장 근처에 가는 혈관들을 잡아놓고 치료를 하거든요.

◇ 김현정> 항상 꽂아놓죠, 그 아이들한테는.

◆ 이재갑> 성인도 중환자실로 들어가면 다 꽂고 있어요. 그런데 카테터가 혈관 안에 들어가 있는 상태고 거기로 수액이 공급되다 보니까, 수액을 투여하는 과정 중에서 균이 들어가서 패혈증 일으키는 경우들이 꽤 보고가 돼요.

◇ 김현정> 중환자실은 무균실처럼 운영되어야 되는 곳 아닌가요?

◆ 이재갑> 그런데 중환자실 자체가 상태가 나쁜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 병동이나 외부 지역사회에서 나오는 균보다는 내성균도 많이 있고요. 균에 노출될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할 수 있어요. 중환자실을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 하더라도 취약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오히려 취약한 곳이 중환자실일 수 있다는 얘기군요. 내성균도 많은 곳이고. 지금 발견된 것도 내성균이라는 얘기죠?

◆ 이재갑> 항생제 내성균으로 확인이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점점 말씀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건 수액사고였구나, 수액 오염에 의한 감염사고였구나 심증이 굳어지는데요, 그렇다면 다른 아이들이 걱정입니다. 그쪽에 같이 있던 아이들. 12명이 더 있었던 거죠?

◆ 이재갑> 사망한 아이들 4명에 다른 병원으로 전원한 아이들 12명, 총 16명 있었는데요. 그중에 수액 치료. 그러니까 정맥영양치료를 했던 아이들이 5명이었던 걸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4명이 사망했거든요. 그래서 역학적인 연관관계로 보더라도 수액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요. 남은 1명은 상태가 괜찮은 것으로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삽입관을 꽂고 수액을 맞던 아이들은 5명인데. 5명 중 4명이 사망하고 1명은 상태가 괜찮다... 그렇군요. 그러면 나머지 아이들, 수액 삽입관을 꽂고 있지 않던 아이들은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시는 거예요?

◆ 이재갑> 그럴 가능성은 떨어질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카테터를 꽂았던 1명의 경우에는 일단 검사를 한 걸로 알고 있고요. 지금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참 걱정입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국 신생아 중환자실에 대해서 전수조사하라 지시했습니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둬야 될까요?

◆ 이재갑> 일단은 정맥영양수액을 만드는 공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제하는 시설이 있는데 멸균 형태로 되어 있고 다 장갑도 끼고 보호구도 하게 되어 있거든요. 조제하는 시설에 이상이 없는지 여부 체크를 반드시 해야 하고요. 그다음에 수액이 병동에 중환자실에 올라오면 중환자실에 수액 처치실, 수액을 만드는 조제실, 조제해서 약을 만드는 공간, 투여할 수 있게 해서 아이한테 가져갈 수 있는 공간들이 있습니다. 수액을 준비하는 그 장소에 특별히 오염이나 이런 문제가 없는지 이런 부분들도 살펴봐야 할 것 같고요.

◇ 김현정> 그런데 교수님,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중환자실이란 곳은 아주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해도 내성균이 있기 좋은 곳인데요. 지금 들리는 증언에 의하면 기저귀 만진 손으로 주사기를 만지는 것도 봤다. 이런 증언들이 나와요. 이래서는 안되는 거죠?

◆ 이재갑> 의료기관에서의 손씻기를 상당히 강조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손을 통해서 대변 안에 있는 균들이 카테터나 이런 데 묻을 수도 있고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손씻기를 계속 강조를 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게 만약 정말 증언한 분의 말처럼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게 사실이라면 이건 있을 수도 없는 치명적인 이야기네요.

◆ 이재갑> 네, 그런데 사실 이런 사고들이 여러 국가에 사실 선진국가에서도 발생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철저하게 관리하기 위해 병원들이 다 열심히 노력하고 긴장하면서 환자들을 보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게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이 계신 강남성심병원에도 지금 5명 아이들 가 있잖아요. 전원해서 옮겨간 아이들.

◆ 이재갑> 저희 병원이 가깝다 보니까 저희 병원으로 많이 전원이 됐더라고요.

◇ 김현정> 그 아이들은 괜찮습니까?

◆ 이재갑>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어제까지는 아이들 상태 많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얘기를 중환자실 실장에게 들었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이재갑 교수님, 고맙습니다.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에 이재갑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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