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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급 XX, 공산당"…서울교통공사 비정규직, 인권위에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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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전환 앞두고 노사.노노갈등 폭발…도 넘은 인신공격

무기계약직 직원들은 자신들에 대한 정규직 직원의 인신공격이 도를 넘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사진=송영훈 기자)

 


서울교통공사 소속 무기계약직들이 정규직 직원들로부터 원색적 비난과 인신공격에 시달린 끝에 급기야 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서울시가 약속한 정규직 전환 정책이 구체적 계획없이 표류하면서 지난 달 무기계약직 한 명이 목숨을 끊는 등 극단적인 노노갈등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 "폐급 XX, 불순한 공산당"… 정규직 전환 앞두고 갈등↑

무기계약직으로 구성된 서울교통공사 업무직협의체는 7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정규직전환을 앞둔 무기계약직에 대한 정규직들의 원색적인 비난과 인신공격을 막아달라며 진정을 낸다고 밝혔다.

인권위 진정은 '인권침해가 계속되는 것을 막음과 동시에 인권침해, 차별행위에 대한 조사와 시정을 요구하는 조치다. 갈등 속에 지난 달 16일 한 무기계약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하자 긴급구제를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숨진 고인의 동료들은 "고인이 평소 욕설과 모욕에 힘들어했다"고 경찰조사에서 진술 했다.

교통공사 내부게시망에서부터 무기계약직을 향한 정규직의 온갖 욕설 글과 비하발언을 쉽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정의구현, 무임승차놈들아', '무임승차 무기업무직들은 XX야 된다'는 등의 격한 발언은 양호한 편이다. 무기계약직을 '빨갱이'나 '통합진보당 잔존세력'으로 지칭하면서 '평양교통공사로 꺼지라'며 뜬금 없는 이념 공세를 펼치는 글도 보인다. '수십 년간 메트로와 함께한 노숙자랑 잡상인은 편입 안 시키느냐'라거나 '폐급을 폐급이라고 부르지 못하느냐' 등의 인신공격성 표현도 상당하다.

◇ "정책만 발표하고 방법은 직원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격"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무기계약직을 향해 '공산당'이라는 이념공격은 물론김일성 초성화 등 북한을 연상케하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송영훈 기자)

 


앞서 무기계약직과 정규직과의 갈등은 지난 7월 서울시가 '구의역사고' 후속대책으로 서울교통공사 내 무기계약직 1300여 명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공사 내 정규직들이 '역차별'이라며 반대하고 서울시 방침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노노갈등이 이처럼 극단적 상황에 이르게 된 배경으로 서울시와 교통공사의 역할이 입길에 오른다. 당장 지난 몇 달 동안 이어졌던 무기계약직에 대한 원색적 비난과 무시, 개선 방안 요구에도 서울시와 공사 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책추진 예산과 기준을 당초 명확히 했다면 내홍을 최소화했을 것이라는 게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을 막론하고 직원들 대부분의 생각이다.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정규직들도 정규직 전환 자체가 아니라 방식과 의견수렴 과정의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다. '공정사회를 염원하는 서울교통공사 청년모임' 등 정규직으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기한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목표 지향성' 정규직 전환을 중단하라"며 "구체적 예산 지원은 물론 충분한 검토와 다양한 의견수렴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기계약직도 시와 공사에 불만을 가지기는 마찬가지다. 한 무기계약 직원은 "예산이든 기준이든 애초에 명확했다면 직원끼리 갈등을 빚을 필요도 없었다"며 "정책은 발표하고선 이후 방법은 너희끼리 알아서 하라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약속한 정규직 전환 시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노사는 전환방법과 시기를 두고 논의 중이다. 지난 4일 재개된 교섭이 30분 만에 결렬될 정도로, 논의 과정은 서로에 대한 불신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공사는 대부분 의견이 접근된 상태라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사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노사 간 별도 협의체를 구성하고서 논의해 대부분 이견을 좁혔다"며 "내부직원 간 갈등도 최소화하기 위해 이해 당사자를 차례로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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