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6일 오후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에 피자 350개가 도착했다. 보낸 이는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다.
한 중소업체의 세종시내 5개 매장에 주문된 피자 350개는 이날 기재부에서 근무하는 안내원과 용역업체 직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에게 배달됐다.
문 대통령이 이날 피자를 보낸 건 예산안 및 세법개정안 국회 처리 과정에서 연일 격무에 시달린 기재부 공무원들에 대한 고마움 표시 차원이다.
예산안 확정에 따른 향후 정부 경제정책 추진, 경기 호전과 부동산 가격 안정 등에도 더욱 매진해달라는 마음의 표현이 담겼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7월말 기업인들을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한 자리에서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제가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구본준 LG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피자를 돌려 '피자 CEO'란 별명이 붙은 걸 거론하면서 "직원 단합 사기 높이는 효과가 있겠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우리도 피자 한 번 돌리죠"라고 하자, 임 실장은 "어느 부서인지 찍어만 주시면 보내겠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 잡아 주면 제가,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했고, 곁에 있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네, 알겠습니다"라며 "세제실에 좀 머스트로(반드시) 보내주시고요"라고 화답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그건 안 된다. (대통령이) 말씀하셨잖아요, 부동산 잡으시면"이라고 농담을 건네자, 김 부총리는 "알겠습니다, 예"라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4개월여만에 기재부에 도착한 '문재인발(發) 피자'가 당초 약속대로 '집값 잡기'에 따른 인센티브였으면 물론 더욱 좋았을 것이다.
집값 안정화의 성패를 가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부과는 내년 4월, '끝판왕 대책'으로 불리는 보유세 개편 논의는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