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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피해복구 방해할라…현장 방문 늦추는 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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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상황대응 조치가 끝난 뒤에 방문 여부 판단할 것"

(사진=자료사진)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을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도착 직후 참모들과 긴급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피해 상황을 속속 보고받았다.

당초 문 대통령은 피해 상황보고가 어느 정도 끝나면 즉시 지진 현장을 방문해 피해주민들을 위로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낙연 국무총리나 김상곤 교육부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현장에 내려가 상황을 진두지휘하면서 혹시나 방해가 될까 금명중 포항행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현장에 가실 가능성은 항상 있지만 다만 지금은 총리 중심으로 현장 상황 대처가 이뤄지는 만큼, 상황 대응조치가 끝난 뒤에 방문 여부를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누구보다도 현장 상황에 관심이 많으시다"며 "오늘도 공식 보고 외에 긴급하게 티타임을 갖고 현장 상황 등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 보좌관 한 명만 대동한 채, 외부에 알리지 않고 당시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던 진도체육관을 찾아 피해 가족들을 위로하고 정부 차원의 수색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직 수행 전 국회의원 신분으로 방문한 진도에서 현장에 급파된 기자들이 뒤늦게 가족들과 얘기를 나누는 문 대통령을 발견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정부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라며 "국격이 땅에 떨어졌다"고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진이 발생한 포항 지역에 대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결정 등이 마무리되면 현장을 찾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에 따른 수험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원전과 석유산업단지, 대규모 시설 지하에 묻힌 낡은 파이프 라인 등에 대한 시설점검도 주문하는 등 교육부와 중대본에 적극 대응 지시를 내렸다.

특히 문 대통령은 "상황이 수습될 때까지 관련 공무원들은 피해 현장에서 잠을 자면서라도 피해복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현장 방문 계획을 원점으로 되돌린 데는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현장에서 이렇다할 피해복구와 대책 마련을 하지 못했다는 일각의 비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경주 황남동을 방문해 피해주민, 자원봉사자들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피해복구용 흙을 밟지 않으려다 흙이 옷에 묻는 게 우려돼 보여주기용 악수만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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