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우리 누드 퍼포먼스로 화제
- 낙타와 함께… 3년 사막여행기 출간
- 알카에다 피해 누드 촬영하기도
- 아버지 도올 첫 반응? "최고"
- 식용벌레 프로젝트, 이젠 정글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미루 (사진작가)
뉴욕에서 활동 중인 사진작가 겸 행위예술가죠. 김미루 씨. 2011년에 돼지와의 104시간이라는 독특하고 파격적인 행위예술로 굉장한 화제를 모았던 작가인데요. 그동안 이분 어떻게 지냈는가 했더니 사막여행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사막여행기하고 누드사진들을 모아서 책을 한 권 냈습니다. '김미루의 어드벤처' 사실은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막내딸이어서 더 관심을 받는 작가기도 하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김미루 작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김 작가님, 안녕하세요.
◆ 김미루>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한국이 아니신 거죠?
◆ 김미루> 지금 뉴욕에 있어요.
◇ 김현정> 뉴욕에서.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가입니다. 언제 사막여행 다녀오셨어요?
김미루 작가의 '김미루의 어드벤처 - 사막, 그 빈자리를 찾아서' (사진=김미루 작가 제공)
◆ 김미루> 본격적인 사막여행은 2012년 1월부터 했고요. 그때부터 3년 동안이나 거기 유목민들과 생활한 이야기랑 낙타와 촬영한 과정들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 김현정> 낙타와 촬영한 과정들… 중간 중간에 김미루 작가의 누드사진이 끼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냥 누드가 아니고 사막에서 낙타들과 함께 걸어가는 모습도 있고. 이건 어떤 얘기를 하고 싶으셨던 거예요?
◆ 김미루> 낙타를 처음 2011년 요르단에서 처음 보고 인상이 깊어서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는데요. 사람들이 원래 사막이라는 환경에서는 살기 힘든데 낙타를 길들임으로 인해서 그렇게 사막에도 인간 문명이 생겼다는 점을 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이 사진작업을 하게 됐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고 보면 김미루 작가는 돼지우리에서 104시간을 돼지와 함께 보내는 모습. '나는 돼지를 좋아하고 돼지는 나를 좋아한다.' 제목이었는데. 최근에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 보면서 저는 김미루 작가의 그 퍼포먼스가 겹쳐져서 보이더라고요. 떠오르더라고요?
◆ 김미루> 저도 재미있게 봤고요. 주변의 친구들이 보라고 보내줬어요. (웃음)
◇ 김현정> 보고 나니까 김 작가가 예전에 추구했던 것하고 어떻게 비슷하던가요? 통하던가요?
◆ 김미루> 네. (웃음) 혹시 감독님께서 제 작품을 보고 조금이라도 영감을 받은 거라면 저는 감사하죠.
◇ 김현정> 그거 진짜 궁금하네요. 봉준호 감독도 정말 김미루 작가 돼지우리 퍼포먼스 보고 영감 얻은 것 아닌가. 이거 한번 제가 질문드려봐야겠는데요? (웃음) 그래요. 사실은 돼지우리에서 그렇게 나체로 돼지들과 하나가 돼서 밀착돼서 지낸다는 게 더럽다 이런 생각은 안 드셨어요, 그때?
◆ 김미루> 네. 원래 제가 더러운 걸 굉장히 싫어하는데 어렸을 때는 결벽증 거의 그런 증세까지 있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 거를 극복하게 되기도 했고요.
◇ 김현정> 결벽증 있는 분이 어떻게 거기에 몸을 그냥 나체인 상태로 아무리 예술이라지만 그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 김미루> 자연에서는 돼지들이 더러운 동물이 아니에요, 절대로. 그런데 공장 같은 데서 인위적으로 사육이 되면서 오물들이 굉장히 더럽죠. 그래서 그걸 비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 김현정> 인간에 의해서 더러운 동물이 된 돼지. 원래는 그렇지 않은데... 이런 세계를 담는 활동을 해 가는 작가입니다, 김미루 작가. 사막에서 이렇게 여행하시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으셨어요?
◆ 김미루> 제가 1년 이상을 베두인족들이랑 살았어요. 거기는 전기도 없고 흐르는 물도 없고 그런 곳이라서 저는 당연히 배두인들은 손빨래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저도 열심히 손빨래를 항상 했는데, 어느 날 젊은 배두인 여자가 제가 빨래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 집에 세탁기가 있는데 왜 힘들게 손빨래를 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저도 어이가 없었어요.
◇ 김현정> 당연히 이분들은 자연과 함께 사는 사람들인데 손빨래를 하겠거니 했는데? (웃음)
◆ 김미루> 네. 그런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어요. 거기 요르단에서 살면서는.
◇ 김현정> 오해받는 일도 있지 않아요? 좀 위험한 순간들.
◆ 김미루> 많이 있었어요.
◇ 김현정> 어떤 일 있었어요?
김미루 작가의 '김미루의 어드벤처 - 사막, 그 빈자리를 찾아서' (사진=김미루 작가 제공)
◆ 김미루> 특히 이집트나 말리 같은 데는 알카에다 조직에 의한 유괴사건들도 있고 그래서 굉장히 무서웠고요. 그래서 사실 그냥 가는 것도 위험한데 혼자 가서 누드사진 작업까지 하다보니… 그래서 막 빨리빨리 숨어서 얼른 옷 입고 그런 적도 몇 번 있었어요.
◇ 김현정> 보통 일이 아니네요. 그런 위험을 감수해 가면서 찍은 사진들이 여기 담겨 있는 겁니다. 책을 본 아버지, 도올 선생님 반응은 어때요?
◆ 김미루> 굉장히 흐뭇해하셨어요.
◇ 김현정> 딱 첫 마디가 뭐였습니까?
◆ 김미루> 최고라고 칭찬 많이 해 주셨어요.
◇ 김현정> 최고라고. 아버지도 물론 범상치 않은 분이십니다마는 그래도 딸이 다른 것도 아니고 자유분방한 예술을 하니까, 튀는 예술을 하니까 조금은 내심 꺼리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김미루> 처음에는 좀 그랬는데 금방 또 뉴욕타임스에도 나오고 테드 강연에도.
◇ 김현정> 그 유명한 프로그램.
◆ 김미루> 거기서 토크도 그래서, 그걸 들으시고는 사상이 깊게 있구나 그렇게 이해해 주시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인정을 하기 시작하셨군요. 딸이 바라보는 도올 선생님은, 아버지는 어떤 분이에요?
◆ 김미루> 저한테는 자식들을 정말로 많이 사랑하시는 아버님, 그렇죠.
◇ 김현정> 그냥 도올이란 분도 자식들 앞에서는 그냥 자식 걱정하는 아버지? (웃음)
◆ 김미루> 그래요.
◇ 김현정> 앞으로의 계획은 뭡니까?
◆ 김미루> 앞으로는 정글 쪽에.
◇ 김현정> 이번에는 사막, 다음에는 정글입니까?
김미루 작가의 '김미루의 어드벤처 - 사막, 그 빈자리를 찾아서' (사진=김미루 작가 제공)
◆ 김미루> 새로 하는 프로젝트가 식용벌레에 관한 건데요. 제가 원래 애벌레 공포증이 있었는데, 어려서부터. 그거를 없애려고 한번 먹어보자해서요.
◇ 김현정> 결벽증이 있어서 돼지우리 작업을 하고 애벌레 공포증이 있어서 식용벌레를 찾아다니고. 독특한 분입니다. 제가 이 책 서문을 봤거든요. 그랬더니 도올 선생님이, 아버지가 ‘지금이라도 안정적인 직장 확보를 바란다.’ 굉장히 솔직하게 쓰셨더라고요. 지금이라도 안정적인 직장을 확보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 김미루> 별로… (웃음)
◇ 김현정> 없으시군요.
◆ 김미루> 저는 여행을 많이 하는 게 마음의 안정이 돼서.
◇ 김현정> 김미루 작가님, 앞으로도 좋은 활동 부탁드리고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이런 작품들 많이많이 기대하겠습니다.
◆ 김미루>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뉴욕 연결했습니다. 도올 선생님의 딸이어서 더 유명해진 작가죠. 행위예술가 김미루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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