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의혹과 관련해 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박근혜정권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의혹과 관련해 이병호(77) 전 국정원장이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10일 오전 9시 30분 이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매달 1억원 씩 4년 동안 40억 원가량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아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이 전 국정원장이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원장은 2015년 3월부터 약 2년 동안 국정원장직을 맡았다. 2013년부터 이듬해 5월까지 국정원장이었던 남재준(73) 전 원장도 같은 의혹으로 지난 8일 검찰에 소환돼 19시간 밤샘조사를 받았다.
이날 서초동 검찰청사에 출석한 이 전 원장은 "우리나라 안보정세가 나날이 위중해지고 있다. 국정원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국정원이 큰 상처를 입고 흔들리고 약화되고 있다. 크게 걱정된다. 위태로운 상황"이라면서 국민적 성원을 호소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검찰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실상 수수자이자 피의자로 적시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