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이 빨간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훼손돼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박정희 흉상에 스프레이 칠을 한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시민활동가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 남부지법 형사3단독 박종학 판사는 9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이 넘겨진 최황(33) 씨에 대해 벌금 100만 원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해 12월 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박정희 흉상에 빨간 스프레이칠을 하는 한편 '철거하라'는 메시지를 쓴 혐의로 기소됐다.
박 판사는 "해당 흉상은 육군 사령부에서 서울시, 영등포구로 순차적으로 이전됐으며 무인경보시스템을 설치해 관리해온 영등포구가 최종소유자로 보인다"며 "2000년대 초에 있었던 해당 흉상의 손상 건에 대해서도 동일한 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씨는 "2000년대 초 재판에선 공원 관리인의 부상에 대한 상해죄가 적용됐을 뿐, 특수재물손괴죄는 적용되지 않았다"며 "해당 흉상은 영등포구의 공유재산관리대장에 등록돼있지도 않은 무주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 씨는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으로 적시하고 있는 흉상이 초등학교와 청소년수련관 바로 옆에 있다"며 "박정희 흉상은 군부대의 유기물이고 방치물이며 악질적인 상징물"이라고 강조했다.
최 씨는 재판 직후 항소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