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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에서 연설한 듯…35분에 걸친 트럼프의 원맨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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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연설처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같이 박수치고 '엄지척' 제스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4년만에 국회를 방문해 약 30분 걸쳐 대한민국의 발전을 칭송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미국 의회를 옮겨놓은 듯 시종 유머와 웃음, 제스쳐, 여유가 어우러진 부드럽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이틀째인 8일 국회를 찾아 연설을 마친 뒤 여야의원들의 박수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화답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그는 최고라는 의미로 '엄지척'을 해보이고 의원들이 박수를 치자 같이 박수치며 연단에 한동안 머무는 등 우리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의 연설과는 사뭇다른 모습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은 예정보다 20분 가량 늦은 11시 20분에 이뤄졌다. 그는 김교흥 사무총장의 안내로 중앙 통로를 통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입장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여야 의원들과 초대를 받은 주한외교 사절 등 550여명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와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 국회연설을 위해서 입장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정세균 국회의장의 환영사에 이어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고전적이면서도 근대적인 모습에 경의를 느꼈다"며 "따뜻한 환대에 큰 감명을 받았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동맹국 의회에서의 연설에 상당히 신경을 쓴듯 프롬프터까지 준비했지만 여기에는 시선을 거의 두지 않고 여야 의원을 번갈아 바라보며 유창하게 연설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자 여야 의원들도 신기한 듯 휴대전화로 연설 모습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고, 일부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사진을 SNS 메신저에 올리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이틀째인 8일 국회를 찾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는 노련한 사업가이자 정치가로서의 면모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한 팔을 흔들어 보이는 등 움직임 큰 제스처가 자주 눈에 들어왔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훌륭한 국가로 발돋움했다. 이에 축하 말씀을 드린다"며 양손을 앞으로 펼치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골프 마니아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간에 골프 이야기를 꺼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는데, 박성현 선수 이름을 직접 언급하는가하면 "세계 4대 골프 (여성)선수들이 모두 한국 출신"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골프광인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US여자 오픈이 열린 곳이 자신의 소유이고, 우승자가 박성현 선수여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인 모두를 기분좋게 만들기에 적당한 소재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 실태와 중국의 북한 제재 동참, 한반도 비핵화 등을 강조하며 연설을 마쳤다. 연설 직후 터져 나오는 박수에 트럼프 대통령도 엄지를 치켜들며 박수를 친 뒤 정세균 국회의장과 악수를 한 뒤에도 한동안 퇴장하지 않고 같이 박수치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퇴장하는 길에도 좌우에 기립해 있던 의원들과 악수를 하거나 어깨를 치며 인사를 했다.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동안 모두 22번의 박수를 쳤다. 대부분 여야 모두 같은 지점에서 박수를 쳤지만,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늘 강력해야 한다" 등 한국의 군비확충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박수소리가 작아졌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이 예정된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미동맹 강화, 박근혜 전 대통령 즉각석방'이라고 적힌 피켓을 펼치다 방호원들의 제지를 받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있기 전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Release Innocent President Park Guen-Hye'(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소란을 벌이다가 경호원들에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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