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7일 1박2일 국빈방문 형식으로 방한(訪韓)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에게 직접 말린 곶감을 대접하는 등 '내조외교'를 선보인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우리나라를 방문한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청와대 본관에서 환담을 나눈 뒤 녹지원에서 한미 양국 어린이들로 구성된 환영단과 만남을 가지고 상춘재에서 차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김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공식환영식 직후 정상회담이 시작되는 이날 오후 2시45분부터 약 20분 동안 본관 1층 영부인 접견실에서 별도로 진행된다.
환담을 마친 뒤 김 여사는 멜라니아 여사를 접견실 옆 무궁화실로 안내해 벽에 걸린 대한민국 역대 영부인들의 존영을 설명하며 한국의 역사에 대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본관에서 환담을 마친 두 정상 부인은 이날 오후 3시5분쯤 본관을 출발해 소정원을 함께 산책하며 가을 정취를 만끽한다. 김 여사는 소정원에 있는 '불로문(不老門)'의 유래와 다양한 야생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이후 녹지원에서 공식 환영식에 참가했던 어린이 환영단을 만나 이야기도 나눌 예정이다.
서울 남정초등학교 학생 32명과 미8군‧주한미군대사관 가족 어린이 20명으로 이뤄진 어린이 환영단은 두 여사에게 그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편지 등을 보여주며 즐거운 대화를 주고 받는다.
양국 정상 부인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두 정상 내외를 맞이한 양국 어린이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양국 국기의 색깔은 흰색과 빨간색, 파란색이 함께 들어간 목도리를 선물로 매어줄 예정이다.
이후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상춘재로 자리를 옮겨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류하기 전까지 차담시간을 가진다.
양국 정상 부인은 해외 정상을 접대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블렌딩차(茶)인 '평창의 고요한 아침'을 마시며 한옥의 미학과 모란도 병풍, 평창동계올림픽 등 다양한 소재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모란도 병풍은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하다)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조선 왕실의 궁중의례 때 사용돼온 역사를 의미하는데 국빈 방한에 걸맞은 예우와 정성을 갖추도 한반도 평화와 한미우호를 기원하는 의미로 선택됐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김 여사는 건축과 디자인을 전공한 멜라니아 여사에게 우리의 전통가옥인 한옥을 소개하며 우리 조상들의 건축 미학을 설명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저 처마의 곶감들. (사진=청와대 SNS 캡처)
김 여사는 특히 청와대의 감나무에서 직접 감을 따 말린 곶감을 넣은 '호두곶감쌈'을 초콜렛으로 코팅한 다과를 멜라니아 여사에게 대접하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특유의 '내조 외교'는 문 대통령의 '정상 외교'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첫 방미(訪美)때는 당시 자신이 입은 분홍빛 한복 장옥에 호감을 표한 참석자에게 흔쾌히 옷을 벗어 선물했고, 독일 순방때는 고(故) 윤이상 선생 묘소를 참배하고 '통영 동백나무'를 심어 역사적 사건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김 여사는 지난 8월 한중수교 25주년 맞아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부부와 '중국의 피카소'라 불리는 작가 치바이스의 특별전을 관람하고 한 달 뒤인 9월엔 청와대에서 추 대사 부부를 접견하고 치바이스 작품 전집 도록을 선물 받았다.
당시 김 여사는 추 대사에게 한메이린 작가가 '한 나라의 외교는 문화를 통해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문화를 통해 양국이 잘 되길 기대하는 마음"이라는 뜻을 중국 측에 전해줄 것을 당부했는데 이런 김 여사의 행보가 얼어붙은 한중관계의 전환점을 만드는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