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지난 3월 15일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과 17일 서울 청담에 테슬라 본점 매장을 열고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지 벌써 7개월이 넘었습니다.
완충시 최대 500㎞를 주행할 수 있고, 최고시속 225㎞, 제로백 5.1초의 꿈의 전기차 모델3를 최소 4천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테슬라는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치렀는데요, 대기주문만 50만대가 넘어 국내 주문자들은 2019년에나 인도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테슬라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차종은 모델S 중형 세단 뿐입니다. SUV 모델X는 내년에 들어올 예정이고, 예약주문만 가능한 모델3는 아무리 빨라도 2018년 말 이후에나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일반 고객을 위한 일반 고객 관점의 시승 경험
25일 스타필드 하남 테슬라 쇼룸 매장을 찾았습니다. 한국 진출 발표 이후 진행된 국내 일반 시승을 신청한 것이 순서가 돼 연락을 받았는데요, 굳이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미디어 시승 대신 일반 시승을 선택한 이유는 전기차에 관심있는 일반 고객의 입장에서 테슬라 전기차를 시승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운전하는 차량은 2012년형(2011년식) 쉐보레 크루즈 디젤 2.0 LTZ 자동 변속기 모델입니다.
테슬라 전기차의 성능이야 뉴스만 찾아봐도 쉽게 알 수 있고, 미디어 시승도 별도로 준비돼 다양한 경험을 가져볼 수 있겠지만 일반 고객 입장에서 테슬라의 서비스와 시승을 경험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홈페이지에서 시승을 신청하고 무작정 기다렸습니다. 무려 반년이 흘렀군요.
스타필드 하남에는 테슬라 외에도 현대차의 제네시스, BMW, 벤츠, 할리 데이비슨 등의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쇼룸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몇 번 둘러봤는데 아무래도 매장이 많지 않고 아직 베일에 싸인 것이 많다보니 테슬라 쇼룸에 방문하는 분들이 평일임에도 많았습니다.
쇼룸에는 2대의 모델S 90D와 모델S의 배터리와 서스펜션 등의 구조를 알 수 있는 구조물이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벽면에는 색상과 옵션을 확인 할 수 있고, 매니저분들이 자세히 설명도 해줍니다. 지난해 개인적으로 하와이에 갈 일이 있었을 때 테슬라 매장을 방문한적이 있는데요, 쇼룸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차량만 당시 모델S 75D와 모델X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현재 모델S 90D만 전시되어 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를 경쟁 차종을 두고 있는 모델S 90D는 길이 4979mm, 너비 1964mm, 높이 1435mm, 휠베이스 2960mm로, 기본형의 경우 후륜에 전기 모터 한 개가 장착되는데, 국내 판매되는 90D는 전륜에도 전기 모터가 장착되고 90kWh 배터리에 듀얼 모터를 장착한 AWD 방식으로 주행거리는 국내기준 378㎞에 달합니다. 제로백은 4.4초이죠.
테슬라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주문이 가능하며 미국 공장에서 고객에 인도되기까지 3개월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모델S 90D의 기본 트림 가격은 1억2100만원으로 반자동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과 생화학 무기 방어, 썬루프, 휠 인치업 옵션 등을 추가하면 최대 1억6천만원입니다만,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받으면 최대 8천만원 대까지 떨어집니다.
차량에 대한 사양이나 구매 옵션은 시승 할 때는 따로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시승 전이나 후에 매장 매니저를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구입하고자 한다면 테슬라 홈페이지 온라인 구매를 통해 1천만원의 예약금을 예치해야 합니다. 일주일 안에 취소하면 100% 돌려준다고 하는군요.
◇ 스타필드 하남 테슬라 매장…친절한 시승 도우미, 강렬한 인상의 전기차
아무튼, 시승 예약이 된 시간에 맞춰 매장을 방문하자 쇼룸 뒷편에 고객 응접실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새하얀 책상에 대형 맥 컴퓨터만 덩그러니 있고, 끊임없이 테슬라의 홍보 영상이 영어 자막으로 나왔습니다. 벽면에는 테슬라 자동차 그림이 걸려 있었는데, 시승을 도울 담당 매니저를 기다리는 동안 사과음료를 가져다 줍니다. 카페에서만 봤던 사과 음료와 얼음까지 담은 언더락 잔이 함께 왔습니다. 친절하십니다.
음료를 반쯤 마시자 담당 매니저 분이 오셔서 운전면허증 확인과 책임 서약서에 싸인을 받은 뒤 본격 시승에 나섰습니다. 매장 바로 옆의 지상 주차장 통로로 이동하자 흰색과 빨간색 두 대의 모델S 90D가 주차장에서 저를 기다립니다.
모델S 90D에 탑승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운전석과 보조석 가운데 놓인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인데요, 기계식 조향장치와 시트 조절 버튼 등을 빼고는 차량의 거의 모든 기능을 이 디스플레이를 통해해 제어 할 수 있습니다. 시트 조절도 다른 고급차들처럼 한 번 세팅해놓으면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맞춰줍니다. 이것만 봐도 사실 테슬라의 전기차가 완전히 다른 차, 아니 달리는 전자장치라는 인상을 줍니다. 내연기관이 아니니 일반적인 차와는 설계구조가 완전히 다르죠.
시스템 설정은 제가 하나씩 만져보며 조작하고싶었지만, 출발 전에 매니저분이 시간 관계상 설명해주면서 직접 조작하거나 제가 복기하느라 출발 전 한 두번 눌러본 것 빼면 운전하면서 만질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시스템에 설정이 되어있는대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테슬라의 내비게이션 지도 맵은 17인치 디스플레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데요, 테슬라가 만든 지도와 실시간 네트워크는 KT와 연동이 됩니다. 경로검색을 할 경우에는 디스플레이가 아닌 운전석 계기반에 디지털 지도가 나타나 내비게이션을 보다 쉽게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도와 교통정보의 경우 업데이트가 자주 되지 않고 테슬라가 정기, 혹은 부정기적으로 무선 업데이트(OTA) 방식으로 차체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 등을 업데이트 할때만 적용되다 보니 이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요즘 출시되는 웬만한 내비게이션 수준을 생각하면 보완이 필요할 듯 합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경우 즉시 수정이 어려울 수 있고, 안전운전 문제로 즉시 수리가 필요한 전자 시스템이나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면 지난 6월 오픈한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테슬라 강서 서비스센터나 서울 청담동 본점 지하 센터를 찾아야 합니다.
지도는 서울시를 중심으로 시내 곳곳에 '번개표시'를 확인 할 수 있는데요, 테슬라가 직접 구축한 전용 충전소 네트워크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번개표시를 누르면 화면 왼쪽 내비게이션에 ABCD... 순서로 가까운 충전소 리스트가 나타납니다. 참고로 테슬라 전용 충전소만 표시가 됩니다. 충전소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 스마트폰 처럼 소프트웨어로 모두 제어…KT와 연동 무료 LTE 지원테슬라 차량은 KT와 LTE 데이터 연동이 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를 17인치 태블릿처럼 사용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되기 때문에 웹 검색 등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온라인 기능도 사용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데이터 통신 비용은 무료라고 합니다.
공조장치도 기계식과 달리 디지털식이어서 디스플레이 하단 메뉴를 선택해 설정이 가능합니다. 공조기에 헤파필터가 장착되어 있어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데요, 생화학 방어 모드라고 하는데, 생화학 공격 방어 수준의 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옵션이기 때문에 비용을 추가해야 이 기능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차는 처음에 탑승하면 계기반에 '차량 OFF'라는 표시가 떠서 바로 주행이 되지 않습니다. 전기차다 보니 전원을 켜줘야 하는거죠. 먼저 브레이크를 꾹 밟습니다. 그러면 계기반 디스플레이 화면이 활성화 되면서 주행을 위한 상태로 활성화됩니다. 아직까지는 주차 모드입니다.
차량 핸들(스티어링) 오른쪽에 기어 레버가 있습니다. 조작 방식은 벤츠와 같습니다.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로 레버를 아래로 내리면 D 드라이브 모드에 불이 들어옵니다. 쭉 올리면 R 후진 모드에 불이 들어오면서 지도가 표시됐던 화면 크기만큼 후방카메라 화면이 뜹니다. 이 때 주변 80㎝ 이내까지는 가장 가까운 물체 등의 거리까지 센티미터로 표시해줍니다. 센서 성능이 좋다는 거죠. 다시 주차를 원하면 레버를 조작할 필요 없이 레버 끝에 있는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바로 주차 모드로 바뀌게됩니다.
자 대략적인 설명도 들었겠다. 본격적으로 출발 해볼까요.
함께 탑승한 매니저의 설명은 출발 전 5~7분 정도 주행을 위한 기본적인 내용이어서 자세한 기능 복기와 만져보기는 시승이 끝난 뒤 매장 전시차량에서 추가로 진행해봤습니다.
시승 구간은 팔당댐 인근으로 거리는 왕복 16㎞로 정도 됩니다. 소요시간은 15~20분 정도의 비교적 짧은 구간이었습니다. 편도 2차선, 중간 과속단속 카메라 구간, 유턴, 평지 및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국도로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 시승하기는 편했습니다. 그래도 너무 짧아서 아쉬웠습니다. 시승, 못해도 1시간은 타봐야 느낌 아는 것 아니겠어요?
아무튼, 시스템 설정이 되어 있는대로 주행 구간을 달리고, 과속단속 카메라가 있으니 속도를 줄이라 해서 줄이고, 유턴하라고 해서 유턴하고, 제로백 테스트를 해보라해서 밟아보고, 제가 관심을 보인 오토파일럿을 사용해보라 해서 사용해봤습니다.
◇ 확실한 장점: 쾌적한 주행 성능…당황스러운 몇가지 기능들주행 영상을 담고싶었지만 스틸 사진 외에는 영상촬영은 불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개인 시승자분들 후기 중에 영상을 찍으신 분들도 계시기는 한데, 매니저의 설명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사진 외 시승 영상 촬영은 불가능하답니다. 몰래 찍을 수도 없어서 이렇게 글로 설명 드리는 점 이해해주세요.
주차장을 빠져나가 쭉 뻗은 도로로 진입합니다. 엔진이 없다보니 차는 무척 조용했습니다. 그렇다고 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닌데요, 일부 플러그인 전기차(PEV)에는 운전자가 시동이 걸렸는지 안걸렸는지 구분이 어려워 인공소음을 적용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테슬라 전기차는 별도의 인공소음은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D 모드에서 액셀레이터를 밟으면 쭉 나갑니다. 신기하기도 하면서 어색하기도 했죠.
그러고보니 테슬라 차에는 수동모드가 없습니다. 오직 D 자동변속 모드만 존재하는데, 제로백과 연비를 생각하면 굳이 수동모드는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밟으면 밟는대로 그냥 쭉 나갑니다. 일반 차량이나 고급 스포츠 세단의 경우도 고속주행시 쭉 치고 나가면서 중간중간 자동변속 되는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즉, 변속으로 인해 속도가 일시적으로 감소되는 경향이 테슬라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액셀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마치 엔진브레이크와 비슷한 '꿀렁임'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미션이 문제인가, 어디 브레이크가 걸렸나 싶었는데, 이는 속도를 줄일 때 자동으로 에너지를 축전하는 기능 때문이라고 합니다. 시스템 설정에서 이 기능을 '낮음'으로 바꿀 수 있는데요, 좀 더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적응하는데 조금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테슬라 차를 처음 타는 분들이라면 크게 당황스러운 부분입니다. 뭐 자동차 브랜드와 차종마다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 반응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알아서 부드럽게 패들 조작을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더이상 새롭지 않지만 더 세밀하고 매력적인 오토파일럿 필수테슬라에는 스마트 주행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이 옵션으로 탑재됩니다. 차량 구입시 대부분 선택하는 옵션입니다만, 오토파일럿이 없다면 '깡통차'라고 할 수 있겠죠. 차량 구입 후 나중에 따로 구입할 수 있지만, 비용이 더 비싸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조향보조장치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오토스티어 및 트래픽어웨어 크루즈 컨트롤), 자동 차선변경(오토 레인 체인지), 자동주차(오토파크), 차량 호출 등으로 구성됐으며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합니다. 요즘 많은 신형차에 스마트 주행 시스템이 옵션으로 구성되지만, 스마트 주행 시스템 모듈의 스펙과 구성은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비싼 값을 톡톡히 합니다.
4m 이내의 사물을 감지하는 12개의 울트라소닉 센서, 1개의 레이더와 보행자를 인식하는 8대의 서라운드 카메라, GPS와 실시간 교통정보를 아우르는 데이터 통합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자동 차로변경 기능과 자동 속도조절 기능, 자동 평행주차 기능, 자동 긴급정지 기능은 물론 전자 보조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돼 운전자의 안전을 최상으로 설계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옵션 가격은 좀 비쌉니다.
오토파일럿 기능은 핸들 왼쪽에 방향지시 레버 아래에 있는 오토파일럿 레버를 두번 운전자쪽으로 당기면 활성화됩니다.
미국교통부(NHTSA) 기준 현재 자율주행 레벨 2~3 수준인 오토파일럿은 사실 자율주행이 아닌 자동 혹은 반자동 주행입니다. 최근 고급차량에 탑재되는 스마트 주행 시스템과 거의 같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테슬라가 조금 다른건 이러한 자동주행 기능을 체계화 하고,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기술을 상당부분 축적해 상용차 적용을 앞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오토파일럿은 고속도로 주행시 10초마다 핸들을 잡아야 하고, 일반 도로 주행시에는 살짝 손에 감아쥐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저도 시승 중에 이 기능을 사용할 때 손을 완전히 떼려다가 매니저의 지적에 얼른 핸들을 쥐었습니다. 10초 이상 핸들에서 손을 떼면 경고음이 발생하고, 재차 경고 뒤에는 이 모드가 해제됩니다. 일반 도로에서는 돌발 상황이 많아 권장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거의 정지가 없는 고속도로 주행시에만 오토파일럿이나 다른 스마트 주행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자율주행 레벨4 이상의 운전자 개입이 없는 수준이 오는 날을 기다립니다만 기술 속도나 제도 마련을 생각하면 10~15년은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승 도로가 깨끗하고 차량도 많지 않아 조건이 좋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복잡한 고속도로에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테슬라의 전장 시스템과 오토파일럿의 완전한 경험이 시승을 신청한 당초 목적이었으니까요. 시승을 앞두고 계신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제로백 4.4초…놀라운 가속력 vs 느낌이 없어마지막으로 제로백 테스트를 했습니다. 사실 시속 60~70㎞로 달리는 중에 평지도 아닌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도로에서 제로백을 테스트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지만 제한된 조건에서 시승하다보니 매니저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네요.
가속 페달을 힘껏 밟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시속 60㎞로 달리던 모델S는 약 1초만에 시속 100㎞를 돌파합니다. 짧은 구간이라 맛만 보고 브레이크를 밟아줍니다. 제로백 4.4초의 위상을 보여주기는 했습니다만, 일반 스포츠 세단의 통렬한 엔진음과 변속 느낌이 없어 가속되는 '참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덕분에 고속주행시 운전자가 과속상태를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조용히 거리낌 없이 쭉 나아가니까요. 하지만 어느 전기차도 아직 보여주지 못한 충분히 매력적인 가속력이었습니다.
짧은 시승이 끝났습니다. 매니저는 얼른 주차장으로 들어가라고 재촉하는 듯 합니다. 이제 느낌 잡았는데 말이죠.
주차장에는 테슬라 슈퍼차저 대신 차를 구입하면 무상제공하는 가정용 충전기(Wall Charger)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운전석쪽 뒷자석 문 뒤와 테일램프 사이에 충전 포트가 있는데요, 잘 모르는 사람은 여기가 충전구인가 할 정도로 깜쪽같이 숨어 있었습니다. 충전기를 꺼내들고 손잡이 버튼을 누르면 차체 충전구가 자동으로 열리는 식입니다. 너무 멀리 있으면 안돼요. 충전기를 삽입하면 녹색불이 깜빡이며 충전중 표시가 뜨고, 빼려면 충전기 버튼을 다시 누른 상태에서 충전구의 LED 램프가 흰색으로 바뀌면 빠집니다.
테슬라는 전용 슈퍼차저(급속충전) 시설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그랑서울, 여의도 IFC몰, 충남 천안 테딘 패밀리 리조트, 강원 원주 한솔 오크밸리 리조트 등 국내 6곳에 설치했습니다. 가정형으로 무상제공되기도 하는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충전기)는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주요 호텔과 쇼핑몰 61곳에 설치돼 운영중이며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30분 급속충전으로 270km 주행이 가능하고, 완전충전에는 75분이 소요됩니다.
테슬라 차량은 국내 AC3상 충전 방식과도 호환되서 한국전력과 환경공단 등이 운영하는 전국 550여 개의 공공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만, 급속충전기임에도 테슬라는 완속으로 충전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은 현재 무료로 제공하는 슈퍼차저를 유료화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에서는 아직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국내의 경우 프로모션 성격이 강해 언제 유료화가 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전기차 이용자의 대부분이 가정에서 충전을 하는데다 충전비용도 유가에 비하면 높지 않아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 모델3
◇ 15분의 짧은 일반 시승 총평
미래형 차의 새로운 디자인과 개념을 만든 테슬라 전기차는 확실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첨단 사양과 탁월한 성능을 가진 테슬라는 지금 가질 수 있는 차를 선택하라면 개인적으로 꼭 갖고싶은 차이기도 합니다.
아쉬운 점은 비싼 가격대비 내부 마감재가 다소 '미국차답게' 투박하다는 점입니다. 유럽 스포츠 세단의 감성이 부족한 것은 좋은 차를 사고도 조금 찝찝한 느낌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을 테슬라가 알아줬으면 하네요. 한국 소비자들은 감성적이고 세심하니까요.
최대 1억이 넘고, 적어도 8천만 원대에 여러 제약을 감안하고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다행히도 약 1년 뒤에 거의 절반가격인 3천~4천만원대에 모델3가 출시됩니다. 최종 모델이 한창 양산 중입니다만 아직 더 기다려야합니다.
제품에 리스크가 있다면 역시 '가성비'로 극복하는 것이 진리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전기차가 바로 모델3인데요, 국내 모델3 사전주문 고객도 꽤 된다고 합니다.
시승 한마디: 1억짜리 모델S 타봤으니 3천만원짜리 동급 성능의 모델3 주문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