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제주도청 건녀편 천막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사진=문준영 기자)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가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적폐'로 규정,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촛불집회까지 예고하면서 갈등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24일 오전 제주도청 건너편 천막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희룡 도지사는 적폐세력이며 청산의 대상"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들은 "원희룡은 피해주민과 소통방식에 있어서 기본이 안 되는 사람"이라며 "24시간 무한 소통에 나서겠다던 원희룡은 단식 농성 13일째에 기습 방문해 자는 사람을 깨워서 고작 3분만 있다 갔다"고 말했다.
이어 "기습 방문 당시 김경배 부위원장이 계속 항의하자 비웃으면서 '아유, 기운이 많이 있구나 아직'이라는 발언을 하고 황급히 가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10월 27일 촛불 1주년에 앞서 우리 반대위 소속 마을회는 도청에서 제주 제2공항 재검토 및 원희룡 도정 청산을 위해 촛불집회를 열 것"이라며 "기만적이고 위선적인 원희룡 도정을 제주를 위해 내쫓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천막에서는 김경배 성산읍대책위 부위원장이 15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탑동 365 의원 고병수 원장은 "15일째부터는 단식이 한계상황에 온다. 근육을 녹여내며 에너지를 써 힘든 상황"이라며 "20일부터는 많이 쇠약해 위험한 상태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15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경배 성산읍대책위 부위원장. (사진=문준영 기자)
김 부위원장은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절차를 진행 중이고, 제주도는 마치 제2공항이 확정된 것처럼 하고 있다"며 "이대로 추진되면 제주는 평화의 섬이 아니라 저항의 섬이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일방적 절차를 중단하고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성산읍 대책위는 문재인 정부와 국토교통부에 "용역이 부실이 아니라면 당당히 우리가 주장하는 공개 검증을 받아들이고, 정의롭게 제주 제2공항을 원전 재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성산읍대책위는 지난 10일부터 제주 제2공항 재검토와 절차적 투명성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제2공항 추진과정에서 부지선정 부실 용역을 비롯해 주민 협의가 없었던 점, 안개·풍속 등 기상조건 적합성 논란, 오름 절취 문제 등을 제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