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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들이 원전공사 재개권고에 안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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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했던 공사중단 결정에 상당한 부담…당청관계 중요성 확인하는 또 하나의 계기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모 의원은 원전공론화위원회가 신고리 5·6호기의 공사재개를 권고하자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10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이 의원뿐만 아니라 상당수 의원들의 심정도 마찬가지였다. 공론화 위원회의 공사 재개 권고와 청와대의 수용 방침 이후 '신의 한 수', 절묘한 결정'이라는 등의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솔직한 심경은 '환영'보다는 '안도'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이 여당 의원들에게 안도로 다가오는 것은 건설 중이던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공사중단 결정이 여권 내부에서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가 이뤄진 속에서 결정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 대선 공약이었다.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의 즉각 폐쇄, 신규 원전 공사 중단,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중단이 세부 항목으로 대선공약집에 포함됐다.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을 금지하기 위해 월성 1호기를 폐쇄한 것까지는 좋았고 원전 찬성 쪽의 반발도 그닥 크지 않았다. 그러나 5·6호기 공사현장의 포크레인 소리가 멎자 탈원전 정책에 깊은 이해를 갖고 있지 않았던 여당 의원들 상당수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참여정부 당시의 당청갈등 트라우마 때문에 공개적인 불만을 표출하지 못했을 뿐 속으로는 부글부글 끌었다. 사석에서 만난 의원들은 건설중인 공사 중단 결정에 대한 불만에도 여당 의원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가슴앓이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어쩌다 대화 주제가 원전으로 향해도 스치듯 지나갔다.

한 재선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은 성급했고, 이후에 공론화 작업에 들어간 것은 대단히 불필요하고 소모적 논쟁이었다고 본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탈원전 정책은 계속하되 신고리 5·6호기는 공사를 재개하는 쪽으로 결론나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나왔다"며 "결과가 이렇게 나이스하게 날 줄은 예상 못했다"고 후련해했다.

광역단체 예비후보군에 속하는 전직 의원도 최근 CBS 노컷뉴스와 만났을 때 문 대통령의 공사중단 결정이 성급했다면서 공론화위원회에서 공사재개쪽으로 결론을 내주는 게 맞다는 생각을 표출한 바 있다. 공론화 과정과 결과에 대한 찬사와 존중과는 별개로 건설 중인 원전에 대한 공사중지를 결정한 청와대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다는 뜻인 셈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결정과 발표가 직접적 이해 당사자들의 환영에도 불구하고 수반하는 여러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한 연후에 나온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비정규직 문제와 최저임금 문제 등으로 이어진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파격인상된 시급 7530원으로 결정됐을 때의 감격과 흥분이 지나자 영세자영업자나 중소상공인의 한숨 소리가 들렸고, 이들에 대한 지원책 등 물밀듯 몰려오는 여러 과제가 버거운 것은 사실이다.

9년 만에 복원된 진보정부에서 적도도 이 두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 없고 나와서도 안 되지만 치밀하게 고려해야 할 여러 세부 사항들을 당청이 사전에 조율한 결과로써 발표되지 못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공사중단발표-공론화위 활동-공사재개 권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청와대와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완벽히 결합된 형태의 당청관계, 그러나 종속-피종속의 관계가 아닌 공동운명체로서 모든 현안을 터놓고 논의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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