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코나 (사진=현대차 제공)
국내 신차 시장에서 '생애 첫 차(엔트리카)'의 무게중심이 경차에서 소형SUV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국내 소비자들은 생애 첫 차로 프라이드, 마티즈, 모닝, 스파크 등 경차를 주로 선택해 왔다.
그러나 최근 소형SUV 신차가 잇따라 출시되고, 자동차 소비 유형이 빠르게 바뀌면서 이같은 추세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생애 첫 차로 높은 판매율을 보여왔던 경차는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코나, 티볼리, 스토닉 등 소형SUV의 인기는 상승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스파크의 경우 올해 3/4분기까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6%나 감소한 3만 5592대를 기록했다.
국내 대표 경차인 기아차 모닝은 올해 초 완전 변경 모델이 출시됐지만, 올해 3/4분기까지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한 5만3588대에 그쳤다.
기아차 레이 역시 올해 3/4분기까지 판매량이 1만4206대에 그치는 등 실적이 부진하다.
경차에서 소형SUV로 '생애 첫 차' 구매층이 옮겨가는 것이 경차 판매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 소형SUV '강세'…젊은층 만족도 충족, 하반기 시장 규모 2배 커져실제로 최근 국내 시장에 잇따라 출시된 소형SUV는 수요가 경차 이상으로 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6월 출시한 소형SUV 코나는 지난달 5386대가 판매되며, 경차인 모닝(5595대)과 대등한 실적을 기록했다.
또 소형SUV의 '지존'으로 군림해온 쌍용차 티볼리는 지난달 5097대, 지난 3/4분기까지 누적 4만2387대가 팔리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차가 지난 7월 내놓은 스토닉은 지난달까지 누적 4929대가 판매되며 선전하고 있다. 스토닉은 출시 첫달 1342대로 판매량 3위를 기록한 뒤 8월 1655대, 9월 1932대 등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앞서 코나와 스토닉이 출시되기 전인 지난 5월 소형SUV 시장은 티볼리 4724대, QM3 1531대, 트랙스 1166대 등 총 7421대가 판매됐다.
코나와 스토닉이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7월에는 소형SUV 총 판매량이 1만1627대로 1만대를 돌파했고, 8월 1만2345대, 9월에는 1만4352대가 팔리며 코나와 스토닉 출시 이전보다 소형SUV 시장 규모가 2배 커졌다.
경차의 부진과 소형SUV의 선전은 소형SUV의 다목적성이나 공간활용성, 디자인, 가격 등이 생애 첫 차 구매층인 20~30대를 만족시키면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소형SUV는 가격 경쟁력면에서도 경차에 뒤지지 않아 젊은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산 소형SUV 신차의 최하위 트림은 경차의 풀옵션 모델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인 반면 소형SUV는 고급옵션이 하향 평준화되면서 품질 완성도를 높여 생애 첫 차로 호평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젊은층들은 여행을 즐기는데다 차량의 연비와 가성비를 많이 따진다"면서 "소형SUV는 엔트리카로서의 전체적인 만족도가 상당히 좋기 때문에 생애 첫차로 소형SUV를 선택하는 경향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