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한전이 최근 5년간 경부하 시간대 산업용 전기를 전력다소비 기업들에게 자신들의 전력구매 단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당진시)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2012~2016년 산업용 경부하 전력 매출손익'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산업용 경부하 요금으로 10대 다소비 기업에게는 1조 659억원, 50대 다소비 기업에게는 2조 2,735억원의 전기요금 할인혜택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전력은 계약전력 300㎾를 기준으로, 미만이면 '갑종', 이상이면 '을종'으로 구분하고 '을종' 시간대별 차등요금을 적용하는데 경부하시간은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전력다소비 기업들에 대한 경부하시간대 전력 판매로 인한 한전의 손실이 큰 것은 전력구매 단가보다 과도하게 낮게 책정된 판매가 때문이다.
최근 5년간 ㎾당 한전의 경부하시간대 산업용 을종 평균구매단가는 77.52원인 반면, 전력다소비 상위 10대 기업에 대한 판매가격은 69.31원에서 64.56원으로 단가차이는 8.21원에서 12.96원에 이른다. 즉, 전력 판매량이 많을수록 한전의 손실이 커지는 구조이다.
한편 산업용 경부하 전력에 대한 한전의 전체 손실액은 최근 5년간 1조 9,000억원 규모이다.
특히 산업용 을종을 사용하는 계약업체 4만4,000호 가운데 0.02%에 불과한 10개 전력 다소비기업이 전체 경부하 판매로 인한 한전 손실금의 56%를 차지함에 따라 합리적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최대부하와 경부하시간대 전력요금 차이가 너무 크면, 산업구조상 24시간 가동이 가능한 대기업일수록 특혜를 입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도 경부하와 최대부하 시간대의 전력요금 차이인 차등률 문제를 고심하고 있는데 계절별로 여름철은 우리나라가 3.4배, 미국 1.9배, 프랑스 1.8배, 일본 1.4배다. 겨울철에는 프랑스 3.1배, 한국 2.6배, 일본 1.4배, 미국 1.2배 등 국내 시간별 요금차 수준이 높은 편이다.
어기구 의원은 "우리나라의 산업용 경부하 요금이 해외사례에 비교해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에 속한다"면서 "전력수요 관리와 전기요금 제도의 합리적 개선을 위해 산업용 경부하 요금을 현실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