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사진=유튜브 캡처)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의 신임 금융감독원장 임명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가 흐르면서 금감원 안팎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금감원 내부 직원들이 지지 성명을 내놓은 데 이어 최종구 금융위원장까지 사실상 지원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는 등 '김조원 원장 만들기'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금감원 노조는 4일 오전 '10년-무너진 금감원' 제목의 성명서에서 "김조원 내정자는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감사원에서 보냈는데, 이런 경력이 금감원이 watch-dog(감시견)으로 다시 태어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재무관료나 금융업계 출신은 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금감원이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철옹성 같이 견고한 재무관료에 대항해 소신을 말할 수 있는 원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참여연대 등에서 김 내정자의 금융 관련 경험 부족을 문제 삼고 있으나 금감원 직원들은 열린 게시판과 블라인드를 통해 우려보다는 기대를 더 많이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노조는 금감원의 현실적인 한계를 언급하며 "조직쇄신과 세대교체를 위해서는 금융위의 압력을 견뎌내고 소신인사를 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전 총장이 적임자라는 의미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특히 "그동안 금융위 출신 원장은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은행, 보험, 증권권역 간 갈등을 교묘히 이용하고 승진, 연수를 미끼로 직원들끼리 반목하게 했다"며 "그 결과 금융위 출신 원장과 금융위 사무국에 적극 협조하는 인사들이 승진하는 참사가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현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폭증하는 가계부채와 북핵위기 등 여러 암초들이 도사리고 있는 엄중한 시기"라고 진단한 뒤 "하루 빨리 금감원장 인사를 확정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진=자료사진)
금감원장과 호흡을 맞춰 일할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김 전 총장에 대해 '비전문가'라는 세간의 평가를 일축하며 힘을 보탰다.
최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계 경험이 없는 김 전 총장이 금감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등 금융을 홀대한다는 시각과 관련한 생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금융홀대론과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거론되는 분들도 전혀 (금융) 문외한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김 전 총장이 금융감독 업무에 경험이 없어 금감원장으로 부적절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총장에 대한 청와대의 인사검증은 최근 마무리됐으며 조만간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전 신임 금감원장 인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업계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력설이 도는 김 전 총장이 실제 임명 수순을 밟게 될 지 주목된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 입장에서는 김 전 총장이 임명되는 게 나쁘지 않은 카드"라며 "현재로서는 금융 전문가 그룹 혹은 금융위 출신이 아닌 정권의 개혁 기조에 발 맞춰 금감원을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가 원장이 돼야 한다는 게 대다수 직원들의 바람"이라고 말했다.